열정을 받아들이지 못한 업계, 진로를 포기한 요리사, 재기의 다짐

마스터셰프코리아. 2년 만에 돌아온 이번 시즌에는 요리에 인생을 걸어 도전하는 9,000명의 지원자가 모였다. 자신을 ‘요리하는 돌아이’로 소개한 윤남노 지원자. 예선전 요리를 준비하며 “다 죽이러 왔어요”라고 말하는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이목을 집중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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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자 중에 잘난 척한다는 소문이 자자해서, 혼낼 준비를 단단히 했는데, 먹어보니 너무 맛있는 거예요. 칭찬 한마디 했더니 펑펑 울어요. 알고 보니 선생을 잘못 만나서 칭찬 한마디 못 듣고 맘고생을 많이 했더라고요.”
– <‘마셰코’ 심사위원 김소희, 김훈이, 송훈 셰프> 조선일보 인터뷰 중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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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하기 어려운 오리가슴살 스테이크를 먹어본 심사위원은 “TOP5로 봅니다” “키워주고 싶다”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단순히 칭찬을 처음 들어 그토록 서럽게 울었던 것일까? 악덕업주를 만나 심적으로 힘들어져 요리까지 그만두게 되었다는 고백이 거짓일 리 없다는 생각이 들어 그를 만났다.

“그 일이 있고 난 뒤로 1년 동안 요리를 쉬었어요. 쉰 게 아니라 포기했던 거죠. 제가 너무 순진했어요. 순수하게 요리만 사랑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독을 조금 품어야 하더라고요.” 그는 자신이 너무 바보처럼 요리했고 앞으로는 독하게 살겠다는 다짐과 함께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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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씨는 중학생 때 요리 자격증을 다섯 개 땄다. 요리대회만 나가면 상을 탔다.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도 공부를 너무 안 해 부모님과 선생님 속을 썩였지만, 전문대학교에서 주최하는 요리대회에서 우승해 전액 장학금을 받고 조리과로 진학할 수 있었다. 학교에서도 실력을 좋게 평가받아 국내 최고급인 S호텔 외식조리부에 들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그가 기대했던 요리사의 업무와는 많이 달랐다. “일이나 진로에 관한 충고는 없이 자신을 따르길 강요하는 선배들이 많았어요. 처음엔 그 분들을 따르는 것이 일을 잘하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하루 종일 양파와 과일만 썰고 있다 보니까 제가 배우고 싶은 요리를 할 수 없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배움의 열망이 너무 컸던 그 때, 더 큰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으로 가고 싶었다. 마침 친분이 있던 선배로부터 새로 준비하는 레스토랑의 오픈팀에 들어오라는 러브콜을 받았다.

하루 최대 18시간 근무, 받기로 한 급여보다 적게 지급되는 일은 이 업계에 만연한 문제라 생각했기 때문에 감안했다. 폭언이나 가벼운 체벌도 주방에서는 자주 있는 일이기 때문에 그에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요리사 중 요리할 때 완전히 딴사람이 된다고 무서워하는 후배요리사들도 있어요. 그런데 바뀌는 건 당연해요. 저도 그래요. 어떤 직업인이든 자기 일에 엄격해지고 완벽을 추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거잖아요. 그리고 일이 끝나면 다시 일상적인 관계로 돌아오는 거죠.”

윤씨가 요리를 그만두게 된 계기는 이 기간, 주방이 아닌 다른 곳에서 발생했다.

“고용주가 수면제를 타오라고 시켰어요. 혼자 살 수 있는 양이 적으니 직원을 시키는 거죠. 나중에는 제가 데려온 동생한테 다이어트 약을 먹였어요. 동생이 어지러워하면서 눈을 억지로 치켜뜨고 버티니 집에 보내야 했어요. 의사 처방이 필요한 약을 싫다고 하는 애한테 장난으로 먹여놓고 재밌어 하는 거예요. 술 마시고 여직원을 성추행하기도 했어요. 한 번은 교통사고를 냈는데 유리한 쪽으로 증언하라고 목격자로 동원돼서 거짓증언도 해야 했어요.”

(윤씨의 이야기만 들어서는 사실판단이 어려워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지난 고용주와는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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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씨는 합류한 지 6개월 만에 자신의 발로 레스토랑을 걸어 나와야 했다. 그만둔 후 못 받은 두 달 치 월급을 달라고 연락했을 땐 “어디 가서 요리한다고 하지 마라. 내가 한국에서 너 발 못 붙이게 하겠다”라고 되려 협박받았다.

요리나 주방의 일로 문제가 생겼으면 어떻게든 이겨내고 싶었으나 자신이 손 쓸 수 없는 문제가 계속 발생하니 낙담이 컸다.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로 힘든 상황이 계속되었는데 어째서 6개월 동안이나 그만두지 못했냐는 기자의 질문에 “무조건 잘하고 싶었어요. 저도 진짜 요리를 배우고 싶었거든요. 그 사람이 저에게 희망을 심어준 것도 있고요. 내 밑에서 3년만 일하면 잘 클 수 있다는 말을 순진하게 믿었어요. 업계에서 계속 일할 각오를 해서 누구에게도 밉보이기 싫었거든요.”라 답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지금껏 만난 최고의 스승은 그 6개월 동안 같이 일했던 헤드셰프였다.

요리사가 일하고 싶은 환경, 요리사가 더 이상 일할 수 없는 환경이 공존했던 모순적인 상황. 윤 씨의 경험을 단순히 고용인과 피고용인의 분쟁으로 여겨야 할까?

좋은 고용주, 좋은 스승을 만나지 못해 좌절했던 요리사는 마셰코에 지원하는 것을 계기로 마음을 다잡았다. “좋은 멘토를 만나서 열정적으로 일하고 싶어요. 적어도 5년 동안 한 스승 아래에서 일하며 배우는 게 지금의 목표에요.”

가스를 많이 마셔서 폐병에 걸리기 쉽다거나, 무거운 조리기구를 다루느라 어깨와 손목에 염증이 생긴다거나, 근로기준법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직업 고유의 고단함은 많이 알려졌다. 수많은 사람이 이를 이미 알고 도전하기에, 요리사가 진로를 포기하는 이유가 열악한 처우 때문만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더 성숙한 외식업계가 되기 위해, 요리사의 열정과 재능이 올바르게 쓰일 수 있는 건강한 근무 환경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생각해볼 시점이다.

“고객의 심리를 이용하면 더 많은 이윤을 얻을 수 있다” 레스토랑 메뉴판에 숨겨진 전략 15가지

다른 비즈니스 분야처럼 레스토랑도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상품을 팔 수 있을지 고민한다. 이윤 없이는 레스토랑도 운영할 수 없기 때문이고, 자연히 사람들이 쉽게 속을만한 전략을 동원할 수 밖에 없다. 물론 다른 비즈니스 분야에서도 통할 방법을 동원해서 말이다. 오늘은 영악한 방법으로 고객의 돈을 더 쓰게 만드는 레스토랑의 비법을 소개한다. 반대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입장인 독자에게는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간단한 전략이 될 수도 있다.

 

레스토랑 메뉴판에는 화폐 모양($)을 볼 수 없다.

간혹 몇몇의 레스토랑을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의 레스토랑에서는 화폐 단위를 표시하지 않고 있다. 고객이 화폐 단위를 보는 순간 비용을 인식하게 되기 때문이다. 레스토랑은 고객이 돈을 신경쓰게 만들지 않는다. 오로지 음식에만 관심을 갖게 한다. 화폐 표시를 보이지 않는 사소한 심리적 트릭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꽤 높은 수준의 지출을 유도할 수 있다. 고객은 아마 이전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출했음에도 더 사고 싶다는 충동을 얻을 것이다.

 

그들은 숫자로 눈속임을 잘한다.

사실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내용이다. 1000원짜리를 990원에 팔면 사람들은 훨씬 더 경제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고 믿는다. 어떤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에서는 아예 985원으로 더 싸게 판매하는 것처럼 포장할 때도 있다. 사람들이 더욱 싼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바쁠수록 사소 차이에 지갑을 연다. 그러나 최고급 레스토랑에서는 이런 수준의 눈속임을 사용하지 않는다. 어차피 비싼 레스토랑에 찾아오는 사람들은 많은 돈을 쓸 각오를 하고 찾아오기 때문이다.

 

‘가족’이라는 정서적 공감대를 사용한다.

사실 그냥 ‘초콜릿 쿠키’ 보다 ‘추운 겨울 할머니가 직접 구워준 따듯한 초콜릿 쿠키’라고 설명하면 더 맛있을 것 같지 않은가? 많은 사람들이 할머니와의 추억을 갖고 있을 것이고,구매한 사람들은 그 쿠키가 실제로 할머니가 만들었는지 중요하지 않다. ‘할머니’와의 추억을 매개로 손님의 구매 의도를 유도할 수 있는 것이다. 추억과 감성이 구매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케이스다. 실제로 패밀리 레스토랑일수록 이런 수법을 잘 사용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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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onyourmarkresearch.wordpress.com

해외 음식을 파는 레스토랑은 각 해당 국가의 언어로 메뉴를 설명한다.

이탈리아 음식점을 방문하게 되면 반드시 보게 되는 언어가 바로 이탈리어다. 해당 국가 언어로 메뉴를 표시하게 되면 음식점의 전문성을 의심하지 않게되는 효과가 있다. 예를 들어 ‘쉬림프 스파게티’를 ‘쉬림프 스캄피 탈리아탈레 Shrimp scampi tagliatelle’로 표시하는 식이다. 당신이라도 일반적인 스파게티보다 이탈리아에서 직접 공수했을 법한 ‘탈리아탈레’를 먹고 싶어하지 않겠는가? 탈리아탈레는 이탈리아어로 ‘국수’ 정도에 지나지 않지만 말이다.(요즘에는 ‘구글’에서 다 알아볼 수 있다.) 이런 현지 언어로 표현하는 것은 음식점의 전문성을 광고하는 데에 있어 굉장히 효과적이다

 

때로는 메뉴에 유명 브랜드를 노출하기도 한다.

티지아이 프라이데이 TGI Fridays에서는 잭 다니엘 BBQ소스를 사용한다. 위스키를 즐겨 마시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브랜드를 자사 메뉴에 그대로 노출시킨 것이다. 브랜드를 노출시키면, 그 메뉴는 순간적으로 ‘쿨’하고 ‘힙’한 메뉴로 둔갑된다. 고객의 클레임도 급격히 줄어든다. 사람들은 이전에 들어봤던 브랜드에서 갖게 된 신뢰를 자신이 시킨 메뉴에도 그대로 대입한다. 그리고 브랜드가 노출된 이유만으로 구매를 하게 된다

 

그들은 터무니 없이 비싼 메뉴를 일부러 만든다.

레스토랑은 일명 ‘미끼 아이템Anchor item’라고 불리는 비싼 음식을 일부러 만든다. 두번째로 비싼 음식을 주문하도록 유도하기 위함이다. 좀 더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속일 수 있기 때문이다. 1만원 짜리 스테이크와 2만원짜리 스테이크 중 어떤 것이 더 나은 선택일까? 또 2만원과 3만원짜리 스테이크를 생각해보자. 어떤가? 3만원짜리 스테이크가 더 나은 선택일까? 헷갈린다. 이럴때 엄청나게 비싼 6만원짜리 스테이크가 존재한다면, 3만원짜리 스테이크는 대부분의 고객에게 합리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이런 속임수는 레스토랑에 비일비재하다. 그리고 제일 비싼 음식은 중간 가격의 메뉴 근처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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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lifehack.org

특별한 메뉴가 있음을 따로 구분해 알린다.

이런 작업은 보통 중간 가격대의 레스토랑에서 많이 한다. 메뉴를 보면 사진과 맛있어 보이도록 또는 특별한 메뉴인 것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치장한다. 대표적인 예로 ‘셰프 스페셜’ 메뉴가 있다.메뉴 한 구석을 따로 떼어 셰프 특별 메뉴가 있음을 알려주고, 더 비싼 가격을 책정한다. 그러나 비싼 메뉴를 파는 곳에서는 잘하지 않는 방법이다. 뭔가를 더 비싸게 팔려는 억지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레스토랑은 두 번째로 비싼 와인을 주력으로 판매한다.

대부분의 고객은 비록 자신에게 많은 돈은 없지만, ‘없어보이는 것’을 싫어한다. 그래서인지 레스토랑에서 두 번째로 비싼 와인을 가장 많이 주문한다. 결국 레스토랑은 두번재 와인의 가격을 올리게 되고, 사람들은 더 비싼 가격의 ‘두 번째로 비싼’ 와인을 사게 된다. 그러나 이런 와인 선택은 결코 좋은 선택이 될 수 없다. 여전히 두 번째로 비싼 와인일 테지만.

 

레스토랑은 가격을 비교하기 어렵도록 메뉴를 구성한다.

대부분의 저가 레스토랑에서는 메뉴를 구성하는 일에 복잡한 과정이 존재하지 않지만, 여전히 메뉴 구성에 심혈을 기울이는 레스토랑이 존재한다. 대부분의 설명 오른쪽에 가격이 적혀있다. 이런 방식은 가격을 비교하기가 쉽다. 하지만 비싼 음식을 파는 레스토랑에서는 가격 보기가 그리 간편하지 않다. 가격의 폰트도 다르고, 위치도 메뉴마다 다르다. 한눈에 알아보기 힘들게 될수록 가격을 비교하기도 힘이 든다. 비싼 레스토랑에서는 보통 메뉴의 설명을 가운데로 줄맞춤을 하고, 가격은 모든 메뉴의 설명을 읽은 뒤에야 발견할 수 있도록 꾸민다. 메뉴를 차근차근 읽은 손님일수록 비싼 음식를 고른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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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pastemagazine.com

레스토랑은 불필요한 미사어구를 자주 사용한다.

메뉴에 적힌 글귀를 천천히 읽어 본적이 있는가? 아이스크림에는 항상 “달콤하고 부드러운”이라는 수식어가 붙고, 버팔로 윙에는 “연한 살과 육즙이 가득한 또는 맛있고 강렬한 소스” 따위의 형용사가 존재한다.
레스토랑은 어떻게하면 고객이 통큰 결제를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한다. 당연히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능력을 동원할 것이다. 이런 노력의 결과는 극명하게 갈린다. 레스토랑은 당신이 원하는 이상적인 모습의 아이스크림을 적나라하게 메뉴에 그려 놓을 것이고, 당신은 메뉴의 설명을 읽자마자 아이스크림이 얼마나 맛있을지 상상하게 될 것이다. 입에 침이 고이면 고일수록 고객의 지갑은 얇아질 테니까.

 

제일 비싼 메뉴 근처에 가장 마진이 많이 남는 메뉴를 보여준다.

위에서 ‘미끼’메뉴에 대해 설명했다. 레스토랑에서 가장 비싼 메뉴를 적어 놓고선 차안으로 가장 많은 이윤을 남기는 메뉴를 근처에 적어 놓는다. 이런 눈속임은 의외로 쉽게 통한다. 고객들은 값비싼 메뉴에 놀라게 되고, 그 사이 훌륭한 대안이라고 속을 만한 음식을 재빨리 발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리고 레스토랑은 가장 많은 이윤을 남기게 된다.

 

레스토랑은 쓸데없는 단어를 더 넣어 설명함으로써 이국적인 느낌을 받도록 한다.

레스토랑에서 메뉴에 거품을 끼게 하는 가장 흔한 방법 중의 하나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비트 뿌리Beet Roots로 만든 어쩌고 저쩌고 스테이크~” 비트는 원래 뿌리채소다. 의미가 중복된 쓸모없는 단어지만, 사람들은 ‘이 레스토랑의 비트는 내가 지금까지 먹던 비트와 다를 것’이라고 착각한다. (비트는 비름과의 식물이며, 보통 음식점에서 먹는 아삭한 식감의 비트는 뿌리에 해당한다.)

 

레스토랑은 당신이 메뉴판의 어느 부분을 가장 먼저 보는지 알고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메뉴판의 오른쪽 상단부터 보는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왼쪽 하단은 가장 마지막에 살피는 구석이다. 그래서 레스토랑의 메뉴판에는 오른쪽 상단에 대부분 비싼 음식이, 왼쪽 하단에는 가장 싼 음식이 적혀있다. 게다가 싼 음식은 글씨도 작게 적는다. 그리고 어김없이 오른쪽 상단에는 ‘미끼 메뉴’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략’을 사용한다.

레스토랑은 고객이 원하는 메뉴(다른 말로 팔고 싶은 메뉴)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여러가지 노력을 한다. 가장 이윤을 많이 남기는 메뉴에 특별한 구분칸Boxes을 그리는 방식이 가장 흔하다. 이런 방법은 간단하지만, 강력한 효과가 있다.

 

절반 사이즈의 음식은 절대 절반 가격이 아니다.

이 방법도 흔하게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당신이 만약 레스토랑에서 일반 사이즈의 샐러드와 절반 크기의 샐러드를 고를 수 있다면, 아마도 절반 사이즈를 선택하는 게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사실 원래 한 개의 사이즈와 절반 사이즈의 양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합리적일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레스토랑은 이런 점에 착안해서 절반사이즈의 가격을 높게 책정한다. 결국 더 비싼 값을 내게 만드는 것이다. 더 합리적인 선택이 무엇인지는 고객이 스스로 선택한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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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washingtonpo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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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해당 콘텐츠는 해외 매체 Lifehack.com 의 콘텐츠를 번역, 편집했음을 밝힙니다.

썸네일 사진 Source : therestaurantexpert.com

[글로벌 리더스 포럼2015] 한국을 찾은 3명의 천재 셰프, 그들이 생각하는 미식의 혁명은 무엇인가?

어쩌면 우리 모두는 미식가일 수 있다. 시어머니의 “국이 짜다”는 나무람부터 점심시간 된장찌개를 먹고 나오며 하는 “이 집은 생각보다 별로네”라는 이야기까지. 모두가 미식을 논하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신이 인간을 먹어야만 살 수 있게 만들어 놓는 순간부터 이런 행동은 당연한 이치였을 것이다. 인류는 그래서 지금까지 미식을 욕망해왔다.

미식에 대한 관심은 근래 한국에서 급팽창했다. 맛집 앞에 줄을 서는 일은 물론이고 아직 정복하지 못한 음식을 보기 위해 그렇게도 뚫어져라 화면을 보는 일이 자연스럽다. 문득 18세기 사바랭의 “새로운 요리의 발견은 새로운 천체의 발견보다 인류의 행복에 더 큰 기여를 한다”는 문장이 생각나는 요즘이다.

한국의 이러한 사회적 변화에 맞춰 천재적인 요리사 3명이 한국을 방문해 맛의 혁명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했다. 그들 각자는 자신의 요리 철학과 앞으로의 프로젝트 등을 설명하고 한식의 성장에 관한 견해를 패널 토의를 통해 밝혔다.

지난 18~19일 양일간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3회 글로벌 리더스 포럼2015’에는 맛의 혁명이라는 순서를 마련, 총 5명의 유명 미식 관련인이 초청돼 강연을 진행했다. 5명의 연사 중 3명의 셰프는 코리 리 Corey LEE, 상훈 드장브르Degeimbre, 알버트 아드리아Albert Adria다. 이들 모두는 세계적인 명성을 보유한 셰프들로서 각자 미국과 유럽에 자신의 레스토랑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각 레스토랑은 미슐랭 가이드에서 별 2개 이상을 받았다.
셰프 외의 연사로는 이탈리아 명품 커피 브랜드 일리커피Illy caffe의 부회장 프란체스코 일리Francesco Illy와 스텔라 디 캄팔토Stella Di Campalto 와이너리가 있다. 세션의 전체 진행은 유명 칼럼리스트 장 피에르 가브리엘Jean-Pierre Gabriel 씨가 맡았다.

 

| 셰프 3인의 키노트 스피치

이날 세션 5의 패널은 총 5명이었다. 이 중 셰프 3명의 키노트를 소개한다. 세계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레스토랑 평가서 미슐랭 가이드가 선정한 셰프가 맛은 온몸으로 느끼고 감각 속에 기억으로 간직된다는 것을 이야기 했다. 이어 그들이 어떻게 세계 최고의 맛을 만들어 냈는지 비결을 공개했다.

 코리 리Corey Lee – Benu(☆☆☆)

한국계로는 처음으로 미슐랭 가이드 3스타를 획득한 코리 리 셰프. 그는 2010년 자신의 레스토랑 베누Benu를 개점했고, 개점 4년만에 3스타를 받았다. 그는 대학을 나오지도, 정규 요리학교를 졸업하지도 않았지만, 끈질긴 노력으로 요리 실력을 인정받았다. 그는 베누를 열기 전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셰프 중의 한명인 토마스 캘러와 함께 일했으며 프렌치 론더리The French Laundry, 퍼셰Per Se에서 수석 셰프로서 명성을 쌓았다.

오늘 키노트 스피치에서는 자신의 레스토랑 소개와 샌프란시스코라는 도시의 특징,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과의 협업 소식 등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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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는 다양한 인종 특히 아시아 지역을 제외한 차이나 타운 중 가장 큰 규모의 아시아인이 살고 있는 곳이다.”

“오늘날 모든 사람이 스마트 폰을 통해 음식과 친해지고 소식을 쉽게 접하고 있다. 셰프도 더 많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이다. 음식을 통해 즐기는 것은 쉽고 재미있다. 하지만 실제로 음식을 즐기고 레스토랑을 찾는 것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 음식 자체를 경험하는 중요한 것을 놓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음식은 보는 것보다 먹고 경험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민자의 도시이자 거대 농업 지역인 캘리포니아의 샌프란시스코는 지구상 가장 혁신적인 도시 중의 하나이다. 실리콘밸리에는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탄생하고 있다. 음식 관련 많은 앱들이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들어졌다”

“게다가 이 도시는 음식점의 밀도가 미국에서 가장 높은 도시다. 매일 다른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먹으면서 도시 전체 음식점을 다 다니려면 50년이 걸릴 정도다.”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기관이며, 예술을 좀 더 많은 사람에게 전파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 이번 협업은 세계 여러 도시에 있는 요리사의 음식을 전시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음식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계획 중이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셰프에게도 연락하고 있다. 각 지역의 특징과 음식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전시할 계획이다.”

 

상훈 드장브르Sanghoon Degeimbre – L’Air du Temps(☆☆)

시간의 향기라는 뜻의 레스토랑 ‘레르 뒤 탕’의 한국계 셰프 상훈 드장브르. 그는 실험실을 방불케 하는 주방에서 정확한 데이터와 치밀한 계산의 의한 레시피를 선보인다. 1997년 처음 문을 연 레르 뒤 탕은 2000년 첫 미슐랭 가이드의 별을 받았고, 2009년 별 두개를 받은 이후 지금까지 별을 유지하고 있다.
다섯 살에 벨기에로 입양된 상훈 셰프는 18세에 독립, 대도시에서 소믈리에로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벨기에 최고 소믈리에를 뽑는 경연대회에서 두 차례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독학으로 요리를 배우고 지금의 레스토랑을 열었다.

자신만의 요리 철학과 주변 동료 요리사들과 함께 일하면서 사람의 중요성 그리고 토지를 개간해 직접 농장을 꾸리며 알게 된 식재료의 중요성 등을 키노트 발표에서 확인했다. 또한 한식을 사랑하고 한식의 중요한 부분인 발효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음을 밝혔다. 한식에 대한 관심 덕분에 그는 2010년 한식홍보대사로 위촉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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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잠재력이 있다. 창의력, 지식, 공유에 대한 것이다. (잠재된 능력을 개발하기 위해서는)내가 누구인지 분석을 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를 분석하는 과정을 가졌다. 나는 관심, 흥미, 경청, 흡수, 배움, 이해, 창의 이런 단어를 좋아하고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런 것들은 모두 마음heart에서 시작하고 마음은 결국 모든 것들의 동력이 된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꿈이 많았다. 실제로 많은 일을 했다. 정육점에서 일하기도 했고, 약사로 일해보기도 했다. 요리를 하게 된 것은 내가 웨이터로 일하면서부터다. 셰프가 되고 싶었지만, 누구도 내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와인을 마시는 일은 미각을 훈련하기 위한 굉장히 좋은 수단이 됐다.”

“1997년 처음 레스토랑을 열던 순간이 내 인생 최고로 행복했던 시간이다. 당시 나는 전혀 (요리)경험이 없는 상태였다. 하지만 와인을 잘 알고 있어서 페어링하는 것을 기초로 음식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와인과 어울리는 음식을 만들기 시작했다.”

“18년간 요리를 해보니 요리는 의외로 간단했다. 요리에는 3가지가 중요한데, 첫번째가 테크닉. 두번째가 제품(재료)이다. 세번째가 감성인데, 감성은 사람이기 때문에 감성을 줄 수도 있고 받을 수 있다. 앞으로 요리의 트렌드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것이 사람이 될 것이다. 당신 스스로가 트렌드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앨버트 아드리아Albert Adria – Ticket(☆☆)

앨버트 아드리아는 레스토랑 ‘티켓Ticket’의 셰프이자 세계 미식의 혁명을 이끈 페란 아드리아의 친동생이다. 1985년 15살의 아드리아는 당시 ‘엘 불리 el Bulli’의 셰프였던 친형 페란 아드리아의 영향으로 요리계에 입문했다. 엘 불리에서는 페이스트리 부분을 담당했고 엘불리를 떠난 뒤에는 엘불리의 쿡북 제작과 실험실 ‘엘 탈레’의 일원이었다.
2006년 아드리아는 ‘엘 탈레’와 ‘엘불리’를 떠나 친구와 함께 바르셀로나에 레스토랑을 오픈, 스페인 전통 음식을 만들었고 2011년 엘 불리의 폐업 후 페란과 지금의 타파스 바인 ‘티켓’을 오픈했다. 현재 이 타파스 바는 바르셀로나의 유명 식당이 됐다.

그는 오늘 스피치를 통해 자신이 현재 하고 있는 프로젝트와 어떤 생각으로 일을 진행하고 있는지 등을 알려줬다. 현재 그는 6개의 레스토랑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으며, 한번에 여려 개의 음식점을 운영할 수 있는 비결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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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불리가 세계 정상에 올라있던 시기인 2011년 폐업을 결정하게 된 이유는 우리가 나중에 권위를 잃고나서 폐업하는 것보다 훨씬 나은 결정이었기 대문이다. 그리고 이후의 일을 결정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점을 정했다. 바로 우리가 행복할 수 있는 일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행복하지 않으면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누군가의 이목에 집중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만족을 위해 일을 해야 하고, 인지도는 차후에 생각해도 된다.”

“6개의 레스토랑을 운영할 수 있었던 이유는 10명의 자문위원이 각 레스토랑에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모든 비용은 내가 지불하고, 각각의 레스토랑은 자문서비스를 받으면 된다. 이렇게 한꺼번에 여럿 레스토랑을 운영하다보면 경쟁력을 활용해 시너지 효과도 창출할 수도 있다.”

 

| 패널토의

5명의 패널이 각자 스피치를 마친 뒤에는 강민구 셰프와 주식회사 샘표 소속의 최정윤 과장이 참여한 패널 토의가 진행됐다. 토의는 초청 패널에게 질문을 하는 식으로 진행했다. 사회는 장 피에르 가브리엘 칼럼리스트가 맡았다. TV조선은 패널 토의 영상을 제공하지 않는다.

Q 보통 레스토랑 운영하다가 성공하게 되면 안주하게 되는데, 끊임없이 도전하는 것이 인상깊었다. 그리고 이탈리아의 경우에는 음식과 와인 산업이 거대한데, 가족경영으로 사업을 진행하면서도 높은 품질을 유지하는 점이 인상 깊었다. 비결은 무엇인가?
A 프란치스코 일리 – 무엇보다 호기심을 갖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전통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누군가 ‘혁신은 전통이 없다면 존재할 수 없다’고 말했던 것을 기억한다.
스텔라 디 캄팔토– 제가 생각했을 때는 중요한 것은 압박감을 느끼지 않는 것입니다.
코리 리 – 사실 창의력은 어려운 과정이고 외로움으로 오는 고통이 뒤따르는 작업입니다. 이런 과정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저는 미국에서 다른 이야기라고 생각하는데, 다양성과 문화의 융합을 중요시 하는 나라인데, 그 부분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 레스토랑에서도 다른 문화를 존중하는 분위기입니다.

 

Q 앨버트 아드리아 셰프가 봤을 때 한국 음식이 다른 나라와 다른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다양한 음식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고유한 음식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고 생각한다. 국가 이미지를 음식으로 대변하고 있다고도 본다. 그러나 한국만의 미식 정보를 얻기는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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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한국 음식 문화가 다른 나라에서는 어느정도로 알려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A 코리 리 – 미국에서는 5개 도시에 한국인이 몰려 있다. 로스앤젤레스, 워싱턴, 뉴욕, 샌프란시스코, 남쪽에도 많아지고 있다. 미국인들은 아직까지 한식을 잘 모른다.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는 당연히 모른다. 그래서 뉴욕에 한인 음식점이 많기는 하지만, 한식을 모르는 사람은 의도하지 않은 경험을 할 수 밖에 없다. 결국에 한국 음식을 인정하고 좋아하는데에는 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상훈 드장브르 – 벨기에는 한국인이 5000명 정도 밖에 없다. (한식은)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다. 독일에는 한국인들이 많이 있다. 한국 식품기업과의 협업으로 유럽에 한국 제품을 많이 제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보다 먼저 한국 음식에 대한 교육을 할 필요가 있다. 이런 부분이 빨리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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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피에르 – 페루에 갔을 때 놀랐던 점은 다른 음식 문화가 많이 들어와 새롭게 해석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한식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A 강민구 – 여러 시도가 진행되고 있는 중인데, 이미 길게는 10년 짧게는 5년 전부터 한식의 변화가 시작됐다. 그래서 많은 젊은 요리사가 해외에 나가서 요리를 배우고 돌아왔다. 이전에는 요리사가 단순히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직업이었다면 이제는 자신의 평생 업으로 삼고 지내는 젊은 요리사들이 많아지고 있다.
젊은 셰프가 배워온 경험과 한국적인 것을 감안해서 만들어낸 음식은 지금까지의 한식과 다른 맛을 보여주고 있다. 이미 미식으로 앞서갔던 나라에서 있었던 과정이고 그런 절차를 우리도 밟고 있다고 생각한다. 제대로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정윤 –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가 누구고, 누리고 있는 식문화가 어떤 것인지’ 아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모든 것은 전통에서 비롯되기에 그렇다. 하지만 그 전통도 단순히 오래되었기 때문에 또는 향수 때문에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비판적으로 더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강민구 – 동감한다. 이 일은 요리사뿐만 아니라 생산자, 그리고 특히 대한민국에만 있는 전통 식재료를 발견하는 분들의 발전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역사학자에서 요리사로, 한국식 지중해 요리의 새로운 전통을 쓰다. – 7PM의 김태윤 오너셰프 인터뷰

‘역사를 알면 미래가 보인다.’ 라는 말이 있다. 학자는 과거를 들여다보고 철저한 계획을 세워 미래를 내다본다. 김태윤 셰프가 그렇다. 사학을 전공한 그는 요리사의 길을 걷기 전에 ‘맛’ 탐구의 길을 떠났다. 맨몸으로 실크로드를 거쳐 동남아시아, 북아프리카를 가로질러 지중해를 돌아 유럽까지 여행했다.

그의 발길을 머물게 한 지중해는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의 세 대륙에 둘러싸인 바다로 고대로부터 에게 문명과 그리스, 로마 문명의 발상지다. 유구한 문화와 역사를 간직한 문화권들과 수많은 나라가 생성되고 소멸하여 갔던 곳이고, 현재에도 수많은 나라의 물자가 오고 가는 세계적인 무역지대다.

| 한국 제철재료에 지중해 조리법을 녹여내다

그의 여행 일정에는 반드시 시장이 포함되어 있었다. 시장 입구부터 풍겨온 강렬한 향신료의 내음, 진귀한 요리가 그를 사로잡았다. 지중해 요리는 남유럽과 레반트(근동)지역, 북아프리카를 아우르는 광범위의 지중해 연안 지역의 음식을 뜻한다. 대표적으로 그리스, 레바논, 모로코에서는 올리브유, 발효 식품, 신선한 채소를 주재료로 삼아 요리한다. 스페인, 이탈리아 요리에는 허브와 마늘 등이 어우러진 요리가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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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제가 배웠던 것들과 전혀 달랐어요. 지중해 요리는 음식에 대한 접근법이 다른 거죠. 그게 굉장히 매력적이었고 우리나라 음식과 닮아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풍부한 일조량과 연중 따뜻한 기후를 가진 지중해에서는 재료 본연의 맛을 지키는 것이 최고의 기술이다. 김태윤 셰프는 지중해에서 앞으로 자신이 해야 할 요리의 정체성을 찾았다. 그는 한국에 돌아와 재료의 큰 변화를 주지 않는 지중해 조리법을 한국 제철 재료에 녹여내는 ‘현지화’ 작업에 돌입하게 된다.

먹물 라바쉬 위에 올린 영광 굴비 브란다드

먹물 라바쉬 위에 올린 영광 굴비 브란다드
브란다드는 염장한 대구를 이용해서 감자와 생크림을 섞어 으깬 프랑스 전통 음식이다. 한국에서는 염장한 대구를 구할 수 없어 굴비로 대체했다. 이란에서 먹는 무발효 빵인 라바쉬는 먹물을 넣어 만들었다.

울릉도 전호나물과 모레스카 올리브오일로 맛을 낸 통영 비단가리비 와인찜

울릉도 전호나물과 모레스카 올리브오일로 맛을 낸 통영 비단가리비 와인찜
통영에서 나는 비단 가리비와 울릉도에서만 자생하는 전호나물을 이용한 요리다. 두 가지 재료를 최상급의 올리브 오일과 화이트 와인만 넣고 찐다.

판나코타 스타일의 쪽파 비쉬소와즈와 강릉 성게알

판나코타 스타일의 쪽파 비쉬소와즈와 강릉 성게알
비쉬소와즈는 리크leak로 만드는 차가운 스프지만 쪽파로 대체했다. 이탈리아의 판나코타 스타일로 만들어 성게알을 올렸다.

까넬리니빈 샐러드를 곁들인 낙지그릴구이

까넬리니빈 샐러드를 곁들인 낙지 그릴구이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낙지와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토종콩을 사용해 화려한 색감과 맛을 구현한 요리다.

| 전통주와 국내산 치즈의 재발견

김태윤 셰프는 요리뿐만 아니라 전통주 페어링에도 영역을 넓혔다. 한국 술에는 인공감미료 aspartame가 들어가 달짝지근한 맛을 내는 술이 많다. 그는 음식의 맛보다 더 강한 맛을 내는 단술을 제외한 전통주를 연결하기로 했다. 전통주 페어링은 정보가 거의 없어 맞는 짝을 찾기 어렵다. 작업은 오래 걸리지만 지름길은 없다. 그의 작업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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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지역적인 유럽 음식을 먹었을 때 전통주가 너무 잘 어울리면 손님들도 깜짝 놀라거든요. 그런 의외성을 주는 게 좋아요. 식사에 재미를 더 주잖아요. 페어링이라는 작업에서 한계나 규정은 없다고 봐요” 많은 사람에게 다이닝의 새로운 경험을 주고 싶은 그는 국내산 치즈를 발굴하는 작업도 손을 댔다. 한국에는 깊은 맛이 나는 생유로 만든 수입 치즈가 들어올 수 없다. 유통에 대해 고민을 한 김태윤 셰프는 국내산 치즈의 맛을 재발굴했다. 현재 국내산 치즈를 이용한 레시피를 연구 중이다.

“아무리 날고 기는 사람들이 최고의 시설에서 수입재료를 가지고 이탈리아 피자를 만들어도 나폴리에서 먹는 맛이 절대 안 나와요” 김태윤 셰프가 자신의 요리를 줄곧 ‘현지화’라고 말하는 이유다. 어느 요리사나 마찬가지로 맛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그도 역시 제일 먼저 생각하는 것이 ‘한국 사람들이 어떻게 먹으면 지중해 요리를 제일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이다. 하나의 재료를 두고 지중해의 다양한 조리법을 시도한다. 그 중에 한두 개가 맞을 수도 있고 재료의 특징이 너무 강할 경우엔 하나도 맞지 않을 때도 있다.

“좀 지루하면서도 도전적이기도 하지만 어울리는 맛을 찾았을 때 희열이 되게 커요. 좋은 거는 저만 찾을 수 있는 거잖아요. 제가 찾는 게 1번이에요.” 그는 유일무이한 이 작업을 즐기고 있다. 경우의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요리사로서 기쁨은 배가 되어 돌아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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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맛으로 기억되는 요리사가 되고 싶다

김태윤 셰프가 운영하는 7PM 레스토랑은 서촌에 자리 잡은 지 4년이 됐다. 7PM의 메뉴는 지금까지 8번 바뀌었다. 재료가 철이 지나면서 6개월에 한 번, 1년에 두 번씩 메뉴가 크게 바뀐다. 주방 안에서는 메뉴로 팔기 전까진 테스트가 계속된다. 외국 음식을 어려워하는 손님들에게 최대한 쉽게 풀어내기 위해서다.

“내가 즐겁지 못하고 너무 많은 고민이 들어가 있는 요리는 이제는 하고 싶지 않았어요. 힘주지 않고 만들어야 음식을 먹는 사람들도 편하거든요. 음식이 고급 기술에 묻히기보다는 맛으로 기억되는 것이 더 좋습니다.” 김태윤 셰프는 본토에 가까운 레시피를 있는 그대로 선보이고자 한다. 그가 이토록 맛에 대해 집착하게 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그가 일본 동경 핫토리 영양전문학교와 두바이 버즈 알 아랍 호텔에서 배웠던 요리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비교적 손이 많이 가는 요리들이었다.
그는 뼈와 살이 되는 요리 경험을 한 동시에 본질적인 맛에 대한 괴리감을 느꼈다. 겉만 화려한 음식은 요리사에게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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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의 레스토랑에서 만드는 음식과 가정에서 만드는 음식의 경계가 명료하지 않다. 그만큼 장소에 구분 없이 편안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일부 손님들은 7PM의 음식을 유럽식 가정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7PM과 멀지 않은 곳에 가게를 확장한다. 9월 말에 오픈할 예정인 ‘주반(酒飯)’은 이름 그대로 밥과 술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김태윤 셰프가 여행을 다니면서 미각의 폭을 넓혔던 스파이스 푸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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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e_slide] 7PM 내부 rt-IMG_3225 [/tie_slide]

[tie_slide] 기장멸치엔쵸비 크기변환_2015년 기장멸치엔쵸비 [/tie_slide]

[tie_slide] 달래와 리코타치즈로 속을 채운 프로피테롤과 봄나물 샐러드  크기변환_달래와 리코타치즈로 속을 채운 프로피테롤과 봄나물 샐러드1 [/tie_slide]

[tie_slide] 동해복어 카르토치오  크기변환_동해복어 카르토치오 [/tie_slide]

[tie_slide] 말린 삼치와 톳, 세이지로 맛을 낸 시칠리아풍 뽈빼띠네 크기변환_말린 삼치와 톳, 세이지로 맛을 낸 시칠리아풍 뽈빼띠네 [/tie_slide]

[tie_slide] 모로칸 살사를 곁들인 통영 석화 크기변환_모로칸 살사를 곁들인 통영 석화 [/tie_slide]

[tie_slide] 상주식 닭발편육의 프랑스식 테린버젼 크기변환_상주식 닭발편육의 프랑스식 테린버젼 [/tie_slide]

[tie_slide] 스파이스 믹스를 바른 민어찜과 따블레샐러드 크기변환_스파이스 믹스를 바른 민어찜과 따블레샐러드 [/tie_slide]

[tie_slide] 어간장 아이올리와 데친 삼채를 곁들인 참치붉은살 타르타르 크기변환_어간장 아이올리와 데친 삼채를 곁들인 참치붉은살 타르타르  [/tie_slide]

[tie_slide] 완도-깔라브리아=한국의 쌈채소를 곁들인 지중해풍의 광어 카르파치오 크기변환_완도-깔라브리아=한국의 쌈채소를 곁들인 지중해풍의 광어 카르파치오 [/tie_slide]

[tie_slide] 쪽파-뵈르누와제트 소스의 갈치필렛구이 크기변환_쪽파-뵈르누와제트 소스의 갈치필렛구이 [/tie_slide]

[tie_slide] 팬 소테한 굴과 매생이 크림스프 크기변환_팬 소테한 굴과 매생이 크림스프 [/tie_slide]

[tie_slide] 허브빵가루를 입혀 오븐에 구운 고성 도루묵 크기변환_허브빵가루를 입혀 오븐에 구운 고성 도루묵[/tie_sl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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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프렌치 런더리에서 근무한 15명의 요리사가 토마스 캘러에게 배운 것

Editor’s Note : 본 콘텐츠는 2014년 6월 FOOD&WINE에 실린 내용을 번역,재구성하였음을 밝힙니다. <원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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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나파밸리Napa valley지역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레스토랑이 있다. 토마스 캘러Thomas Keller셰프가 운영하는 레스토랑 중 하나인 더 프렌치 런더리The french laundry이다. 2014년은 이 레스토랑이 문을 연 지 20주년이 되던 해였다. 20년 동안 이 레스토랑에서 토마스 캘러 셰프와 함께 일한 요리사는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았고, 헤드 셰프에게 영향을 받은 요리사는 세계 각지에서 아직도 그의 교훈을 기억하고 있다. 후배 요리사들이 전하는 토마스 셰프와의 기억과 프렌치 런더리에서 배운 요리 팁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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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pixgood.com
직접 만든 식초 맛보기 Tasting vinegar

프렌치 런더리는 초창기 시절부터 셰프가 직접 만든 레드와인 식초를 사용했다. 어느 날인가 그가 만든 비네거가 잘 만들어졌는지 확인하기 위해 각설탕을 식초에 담근 뒤 직접 입으로 빨아먹는 것을 보았다. 왜 그렇게 하는지 그에게 물었다.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이렇게 해야만 식초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설탕의 단맛이 식초의 자극적인 신맛을 덜어준다는 설명도 함께. 이전까지 설탕으로 식초의 맛을 보는 사람을 본 적은 없었지만, 이후 내가 직접 해보니 왜 그가 그렇게 했는지 단박에 이해할 수 있었다.
– 에릭 지볼드Eric Ziebold

 

생선 굽기 Searing Fish

생선을 어떻게 구워야 하는지 배웠다. 특히 팬에 굽는 생선요리에는 조금 과할 정도로 뜨겁게 달궈진 팬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뜨겁게 두른 팬에 오일을 두른 후 생선 비늘부분을 바닥에 닿도록 구우면 금세 표면이 황금색으로 변한다. 보기만 해도 바삭한 식감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이 테크닉은 새로 들어온 모든 요리사에게 셰프가 직접 알려주는 요리 팁이다. 나는 이 기술을 찬 음식을 다루는 역할garde manger에 있을 때 어깨너머로 배웠다. 셰프가 당신에게 직접 알려주지 않더라도, 항상 주의에 신경을 쓰면서 배울 것을 추천한다.
– 티모시 홀링워스Timothy Hollingsworth

Timothy Hollingsworth
source : www.oregonlive.com
언제나 신선한 허브를 사용할 것 Using Fresh Herbs

프렌치 런더리에서 일하려면 직접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해봐야 한다는 규칙이 있다. 이 규칙과 그곳에서 일하게 된 아내 덕분에 나는 토마스 캘러 셰프의 음식을 경험할 수 있었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 요리는 롭스터를 곁들인 오르소 파스타였다. 크림과 마스카포네 치즈, 차이브의 향이 기가 막히게 어울렸다. 후에 나는 이 요리에 착안해서 송로버섯-마카로니 치즈라는 메뉴를 만들기도 했다. 아무튼, 당시에 느꼈던 크림의 향과 차이브 향의 조화처럼 향긋한 허브의 존재감을 살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매 요리 직전에 허브를 잘라와야 한다는 것을 경험해 본 결과 알게 됐다. 아마 요리에 사용하기 직전 손질을 하거나 잘라오는 작업은 토마스 캘러 셰프가 최초로 하지 않았을까?
– 스티브 코리Steve Corry

 

주방 설계 Organizing the kitchen

내가 프렌치 런더리에서 배운 점 중에 하나는 바로 정리정돈이다. 엉망진창이던 우리 집 주방도 내가 일했던 주방처럼 바꿀 정도였다. 시리얼 박스는 작을 것에서부터 큰 것으로 정렬하고, 개봉한 날짜를 적어 놓기 시작했다. 실제 프렌치 런더리 주방에서는 마스킹 테이프를 사용하는데, 이 테이프는 물이 묻어도 잘 떨어지지 않았고, 잉크가 번지지도 않았다. 나는 이 테이프를 집에서도 잘 써먹었다. 이미 조리된 음식 통에 붙여 놓으면 마치 배달 중국 음식점이 사용하는 것처럼 수많은 통을 획기적으로 정돈할 수 있다.
– 리차드 블레이스Richard Blais

 

효율적으로 일하기Working Efficiently

프렌치 런더리의 주방은 매우 협소하다. 그렇기에 모든 일은 효율적으로 해야 했다. 그리고 그 과정은 매우 중요한 일과 중의 하나였다. 나는 채소의 껍질을 제거할 때 종이 호일이나 키친 타올을 도마 위에 깔고서 작업을 하곤 했다. 작은 습관이 도마를 두 번 닦지 않아도 되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게 했다.
– 맷 루이스Matt Louis

 

낙담할 상황에도 여유를 가질 것 Making Stock

송아지 뼈로 우려낸 블랑켓 드보Blanquette de veau를 만들 기회가 있었다. 토마스 셰프는 육수 만드는 작업을 도왔다. 육수에 사용할 송아지 뼈를 골라내고, 송아지를 어떻게 손질하는지 직접 시범을 보여주며 알려줬다. 세 마리째 다듬는 중에 그는 잠시 자리를 비웠고, 나는 실수로 3일간 우려낸 육수를 바닥에 엎어버렸다.
그가 다시 작업장에 나타났을 때 그는 분명 화가 난 표정이었지만, 절대 소리 지르지 않았다. 그저 내 어깨 위로 팔을 얹고선 고개를 끄덕여 줄 뿐이었다. 직접 말은 안 했지만, 그의 제스처에는 ‘우리 모두 실수를 하니 낙담하지 말라’는 위로가 담겨 있었다.
– 그랜트 애커츠Grant Achatz

Grant Achatz
source : 1080plus.com
토끼 고기 손질하기 Butchering rabbit

어느 날 토마스는 행사에 쓸 토끼 100마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이미 서비스를 하는 주방에서 100마리 토끼를 손질할 공간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주방에 다른 사람이 없는 시간인 밤에 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퇴근 후 집에서 쪽잠을 자고 새벽에 다시 주방에 나왔다. 그리고 밤새도록 토끼 100마리를 준비해뒀다.
아침에 출근한 토마스 캘러 셰프는 나에게 고마움의 미소를 보여주었다. 그 날의 경험 이후로 토끼 손질하는 법을 잊을 수가 없다.
– 조나단 베노Jonathan Benno

 

진정한 레스토랑 서비스가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것 Understanding Hospitality

스타지를 하는 마지막 날이었다. 토마스 켈러는 나에게 앞치마를 달라고 했고, 나는 무슨 잘못을 했는가 싶어 지레 겁을 먹었다. 그는 내 앞치마를 고이 접더니 그의 사무실로 오라고 이야기했다. 잔뜩 긴장한 채로 사무실 문을 열었을 때 나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가 만든 음식이 차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서 표현할 수 있는 말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맛있는 식사였지만, 그 음식보다 더 감동을 준 건 그의 진심 어린 따뜻함과 배려였다. 이후에 다시 그의 레스토랑을 다시 방문했고, 매번 경험한 식사는 내 인생에서 지우기 어려운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 마이클 볼타지오Michael Voltaggio

 

양파를 씻어서 사용하는 방법 Mellow onion

내가 프렌치 런더리 카나페 섹션에서 일할 때의 일이다. 셰프와 함께 작업하고 있었는데, 그가 갑자기 “양파를 씻어서 쓸 거지?”라고 물었다. 난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아듣지를 못했고, 당연히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어서 “왜 씻어서 써야 하죠?”라고 되물었다.
그러자 나보다 큰 키의 그가 자신의 어깨 사이에 날 감싸 안은 채로 양파를 씻기 시작했다. 그리고 작은 목소리로 “양파를 미리 물로 씻으면 매운맛이 빠지거든”이라고 설명해줬다. 난 그저 작은 아이처럼 같이 양파를 씻을 수밖에 없었다.
– 코리 리Corey Lee

Corey Lee
source : greensandbeans.wordpress.com
완벽한 가스파쵸를 만드는 비결 Perfecting gaspacho

프렌치 런더리 바깥에는 텃밭이 하나 있다. 아마 그 텃밭에서 나는 채소는 그 지역 최고의 품질일 것이다. 가스파쵸를 만들 때면 그 텃밭에서 자란 채소를 썼는데, 잘 익은 토마토와 오이, 양파, 마늘, 피망을 잘 손질해서 사용했다. 향긋한 올리브유와 식초, 그리고 약간의 밑간을 해놓고 절여두면 가스파쵸의 풍미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풍부해진다.
– 아리 바이스바서Ari Weiswasser

 

완두콩을 데칠 때 소량의 설탕을 써라 Sweetening peas

내가 프렌치 런더리에서 일하기 전에는 완두콩을 데칠 때 설탕을 사용하지 않았다. 끓는 소금물에 설탕을 더하면 완두콩의 본영의 맛이 살아난다는 것을 셰프의 조언 덕분에 알게 됐다. 이 테크닉은 완두콩에만 사용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수프나 주요리에 사용할 가니쉬용 채소를 만들 때도 좋다. 카나페를 만들 때도 좋은 요리 팁이다.
– 라클랜 마키논-패터슨Lachlan Mackinnon-Patterson

 

테이스팅 메뉴에 가장 좋은 스타터, 샴페인 Drinking Champagne

지금은 어느 레스토랑이건 테이스팅 메뉴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 테이스팅 메뉴를 가장 먼저 시작한 레스토랑 중에 하나가 바로 프렌치 런더리다.
그곳에서 내가 배운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코스 전 음료로 샴페인의 우수함이다. 코스를 시작하기 전에 입맛을 돋우기 위해서는 약간의 산미가 있는 가벼운 술이 좋다는 것도 일하면서 알게 됐고, 지금도 수많은 식전 술 중에 최고는 샴페인이라고 생각한다.
– 바비 스터키Bobby Stuckey

 

함께 복숭아씨를 발라냈던 경험 Cracking peach pits

나는 아직도 프렌치 런더리에서의 마지막 날을 잊지 못한다. 그때 우리는 푸아그라에 쓸 소스에 쓴맛이 나는 복숭아 속씨를 빼낸 겉 씨를 사용했다. 망치를 들고 속씨를 빼는 작업은 모든 사람이 귀찮아했다. 그날 토마스 셰프는 굴러다니는 작은 겉씨 때문에 끙끙대는 나를 텃밭으로 데리고 나왔다. 우리는 벽돌로 시원하게 겉씨를 내리폈다. 덕분에 우리는 한 시간 동안 수다를 나눴다. 그는 자신의 레스토랑을 떠나는 후배 요리사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물했다.
– 에릭 앤더슨Erik Anderson

Erik Anderson
source : www.foodrepublic.com/ 사진을 찍고 있는 에릭 엔더슨 셰프

맛을 내기 위한 소금 간 맞추기 Seasoning to taste

내가 토마스 캘러에게 배운 것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소금의 꽃이라 불리는 플뢰르 드 셀Fleur de sel을 뿌리는 것이다. 요리의 모자란 간을 맞추기도 할 수 있지만, 특유의 소금의 식감을 표현할 수도 있다. 토마스 셰프는 이 소금의 바삭한 식감을 좋아했으며, 실제로 주머니에 항상 소금 상자를 가지고 다닌다. 내가 뉴욕의 레스토랑에서 일했을 때 우연히 그에게 요리를 대접할 수 있었다. 그는 여전히 소금을 음식 위에 뿌렸으며, 난 그걸 본 이후로 그가 다시 방문했을 때 사용할 플뢰르 드 셀을 준비해 두었다
– 가빈 케이센Gavin Kaysen

 

냉동고의 공간 절약하는 방법 Saving freezer space

내가 일하던 당시에는 생각보다 작은 규모의 냉동고를 사용했다. 당연히 정리정돈이 필요했고, 우리는 소스와 육수를 진공 포장해서 지퍼백에 넣은 채 냉동 보관했다. 하지만 지퍼백 사이에 있는 수분이 함께 얼어버리면서 여러 지퍼백이 서로 들러붙어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고민 끝에 우리는 지퍼백 사이마다 종이 호일을 깔면서 좀 더 쉽게 육수나 소스를 꺼낼 수 있게 됐다.
– 라이언 폴리Ryan Po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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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네일 사진 출처 – http://www.latimes.com/

“문신, 요리사 전용은 따로 있다” 셰프 타투 국내 요리사편

문신은 왜 하는 걸까? 정답이랄 것도 없는 게 “당신은 머리 스타일를 왜 그렇게 했느냐”라는 질문과 별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심심하기에 했을 수도 있고, 소중한 기억을 잊지 않기 위해서일 수도 있고, 겁을 주려고 했을 수도 있다.

이유야 어찌 됐건 이미 많은 사람이 타투를 하고 있고 더 많은 사람이 타투는 패션 감각을 극대화 시킨다는 점에 동의하고 있는 것 같다. 시장전문조사기업 트렌드모니터에서 1,000명을 대상으로 문신에 대한 인식 변화 추이를 조사했다. 설문조사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최근 타투에 대한 인식이 과거보다 많이 좋아졌다고 응답한 사람이 전체 68.9%에 달한다고 한다. 또한, 조사에 참여한 사람 중 54%는 ‘타투는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이라고 응답했다.
<조사결과 바로 가기>

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에서 타투는 불법 시술에 포함된다. 의료법에는 바늘로 피부를 뚫는 행위를 의료행위로 간주, 의사 면허가 없는 곳에서는 불법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의사 면허가 없는 국내 타투이스트들은 그 활동 폭을 해외로 넓혀 가고 있다. 미국 유명가수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의 팔에 하회탈과 한글 문신을 새겨 넣은 사람도 한국인 타투이스트 조승현 씨다.

이렇듯 문신에 대한 욕구와 시선이 대중화되면서 요리사들의 개성 표현에도 타투가 자주 사용되고 있다. 이미 영어권에서는 문신의 한 종류로 셰프 타투Chef’s Tattoo가 자리 잡았고 아기자기하고 탐나는 타투가 즐비하다.
<해외 셰프 타투 바로가기>

그렇다면 한국에서 활동하는 셰프 타투를 한 요리사는 없을까? 궁금했다. 타투에 남다른 애정을 가진 이들이 말하는 ‘문신을 한 소탈한 이유’를 들어보자.

 

| 에릭 킴

에릭킴

에릭킴1

①나이 36 ②소속 메종 드 라 카테고리 헤드셰프 ③타투는 언제 했나? 2011년 ④타투를 한 이유는? 나만의 색을 표현하기 위해 ⑤어떤 의미인가? 수술 자국이 남아있었는데, 이왕 하는 김에 내 케릭터를 좀 더 부드럽게 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⑥문신을 해서 불이익은 없었나? 지금까지 별다른 불이익은 없었다.

스페인에서 일할 때 타투를 처음 하게 됐다. 마드리드 외곽에 있는 타투 샵에서 직접 도안을 챙겨가서 새겼다. 당시 ‘니모’라는 애니매이션이 유행이었기 때문에 자칫 지금 이 상어 타투가 열대어가 될 뻔 했다. “니모는 왠지 나이 먹고 나서 후회할 것 같았어요. 다행이에요”

스페인어를 잘 못 하는 자신을 위해 동료 3명이 함께 타투 샵에 같이 가줬고, 친절하게 알아서 설명도 대신해주고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다고 밝혔다. “타투 자체도 좋지만, 당시의 친구들과 함께 했던 추억이 더 좋게 남아있어요.” 귀여운 타투 덕에 모르는 사람과도 쉽게 친해질 수 있고, 요리도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한다는 에릭 셰프다.

 

| 박영호

박영호

박영호1

①나이 34 ②소속③타투는 언제 했나? 2011년 ④타투를 한 이유는? 소금이 좋아서 ⑤어떤 의미인가? 그냥 좋아서 새겼다 ⑥문신을 해서 불이익은 없었나? 취직 못 하고 그런 건 없었는데, 자고 있을 때 엄마가 침을 발라 지우고 계시더라

유쾌한 요리사. 지인인 현직 서예가가 직접 도안을 만들었다. 자세히 보면 ‘소금’이라는 단어가 겹쳐서 보인다. 처음 본 타투이면서 위치가 특이해 분명 깊은 뜻이 있을 것으로 생각해 물었다. 돌아온 답은 “그냥요. 뭐 별거 없어요. 소금이 좋아서 했어요.” 이 문신은 요리사라는 직업과 잘 어울리는 것 같고, 해외에서 일할 때 모르던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되기도 했다며 좋은 점이 더 많이 이야기 했다. “지금은 여자친구가 말려서 못하고 있지만 나중에 오른손 바닥에 버터나 후추, 설탕 중에 하나를 마저 넣고 싶다”

 

| 로이든 킴

로이든킴

로이든킴1

①나이 36 ②소속 – ③타투는 언제 했나? 2010년 ④타투를 한 이유는? 요리사를 상징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싶었다 ⑤어떤 의미인가? 처음으로 선물받은 셰프나이프를 크기와 모양대로 새겼다 ⑥문신을 해서 불이익은 없었나? 유명 호텔에 이력서 넣었다가 탈락 된 경험은 있다

나만의 개성을 표현하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게 타투라고 말하는 로이든 킴. 사진에 나온 칼 모양 말고도 목 뒤에 물과 불을 작게 그렸는데, 색을 더 입혀야 하는 상태라서 사진 촬영은 불가. 몸에 8개의 문신이 더 있다는 그는 호주에서 3개 우리나라에서 2개 뉴질랜드와 프랑스에서 각 1개씩을 그렸다고 밝혔다. 앞으로는 지금까지 다녀온 나라를 상징하는 문신을 더 새길 예정이다. “아무리 문신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나아지고 있다고 해도 부정적인 시선이 남아있어요. 되도록 문신은 내 길이 어느 정도 정해졌다고 판단될 때 해야 후회 안 할 것 같아요.”

 

| 곽승식

곽승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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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나이 31 ②소속 더스프링스 탭하우스 ③타투는 언제 했나? 2014년 8월 ④타투를 한 이유는? 요리사라는 걸 잘 보일 수 있어서 ⑤어떤 의미인가? 요리사가 가장 많이 다루는 도구는 역시 칼이니까 ⑥문신을 해서 불이익은 없었나? 별다른 불이익은 기억나지 않는다

집에서 반대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아버지가 남자가 쪼끄마한 게 그게 뭐냐고. 등에다 큰 칼을 새기라고 하셔서 되려 제가 더 놀랐어요”라고 말하는 곽승식 셰프. 그의 동료들은 문신 정도는 자연스럽게 여기고 대부분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일에 서슴없기 때문에 편하게 일하고 있단다. 손님과도 문신 때문에 쉽게 이야기를 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 안재희

안재희

안재희1

①나이 31 ②소속 3에타쥬 ③타투는 언제 했나? 올해 5월 ④타투를 한 이유는? 내 가게를 열면서 의미를 남기고 싶었다 ⑤어떤 의미인가? 요리사들이 칼만큼이나 스푼을 많이 쓴다 그만큼 소중하다 ⑥문신을 해서 불이익은 없었나? 기독교 신자이신 부모님에게 실망을 드릴까 걱정을 많이 했다. 천천히 말씀드릴 예정이다.

안 셰프는 압구정동에 직접 레스토랑을 오픈하면서 남다른 각오가 필요했다고 말한다. 사실 2년 전에 도안까지 그렸었는데 부모님 생각에 타투를 못했었다. 그러다 해외에서 요리사는 문신해도 전혀 문제없는 직업 중에 하나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마음이 열렸다고 한다. 손님에게는 직업 정신이 강한 요리사라는 이미지를 선사하고 싶었고 또 그런 의미로 문신했다고도 밝혔다. “한마디로 내 식당에 들르는 손님에게 최고의 식사 경험을 선사하고 싶다”

 

| 이광희

이광희

이광희

①나이 34 ②소속 셰플로 ③타투는 언제 했나? 2004년 ④타투를 한 이유는? 원래 타투를 좋아했다 ⑤어떤 의미인가? 요리사니까 나에게 어울리는 타투가 필요했다 ⑥문신을 해서 불이익은 없었나? 부모님이 싫어하셨다. 더 이상은 하지 말라고만 당부하셔서 안하고 있다.

이광희 요리사는 토목학을 전공했다가 9년 전부터 서울로 올라와 요리를 시작했다. 서울에서 타투 이외에도 피어싱과 스트릿 문화에 빠졌었다고도 밝혔다. “다른 타투도 할 수 있었는데, 나와는 어울린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타투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었지만, 막상 하려고 하니 나한테 제일 어울리는 게 뭔지 생각하게 되더라.” 타투는 한번 하고 나면 또 하고 싶어지는 중독성이 있다며 앞으로도 여유가 생길 때마다 더 해볼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 경동현

경동현

경동현1

①나이 21 ②소속 현대조리사관학교 ③타투는 언제 했나? 2015년 4월 ④타투를 한 이유는? 내가 요리사를 정한 것을 후회하지 말자 ⑤어떤 의미인가? 이 요리사는 이름없는 요리사다. 이름 없는 요리사로 남게 되더라도 사랑하는 요리를 끝까지 하자 ⑥문신을 해서 불이익은 없었나? 아직은 없다

경동현 학생은 현업에 발을 딛기 전 마음을 다잡기 위해 문신을 했다고 말한다. 중학교 때까지 프로 야구 선수를 꿈꾸었던 그는 팔 부상으로 진로를 요리사로 바꾸게 됐다. 지금은 서양식을 잘하기 위해 캐나다에 요리 유학을 다녀올 계획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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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은 왜 하는 것일까?’ 취재 중심에 있던 질문이다. 그러나 이 의문의 대답은 허무하게 나왔다. ‘요리사가 음식만 잘하면 됐지’라는 기준에 못지않게 요리사 본인의 만족도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원래 요리사는 자기 만족도가 높지 않으면 견뎌낼 수 없는 직업이 아니던가? 타투는 요리사의 자기 만족도를 높이는 좋은 도구가 된다.

요리사라면 꼭 봐야할 TED강연 12선

2011년, 대한민국에 지식강연 열풍이 불었다. 바로 TED 열풍이다. TED는 퍼뜨릴만한 가치가 있는 생각Ideas Worth Spreading이란 모토로 지식을 공유하기 위해 1984년 설립된 미국의 비영리 재단이다. TED는 기술Technology,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 디자인Design, 세 분야의 앞글자를 땄다. 이 이외에도 심리학, 철학, 과학, 음악, 미술, 운동, 교육 등 다양하게 분야를 넓혀나갔다.

TED 콘퍼런스에 참여하는 비용은 아주 비싸다. 입장권이 한국 돈으로 600만 원을 호가한다. 돈만 있다고 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초대를 받아야만 구매할 수 있단다. 비싼 입장료, 비공개 진행이라는 방식이 ‘퍼뜨릴만한’이라는 본래의 취지와 어긋났다. 그래서 2007년도부터는 운영 방식을 조금 비틀기 시작한다.

TED위원위는 전 세계인이 지난 TED 강연을 무료로 볼 수 있도록 번역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TEDxOOO’의 이름으로 주최를 원하는 세계 각국의 사람들에게 라이선스를 배포했다. 한국은 지금까지 30개 이상의 TEDx 이벤트를 개최함으로 인도 다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TEDx 프로그램을 진행한 국가가 됐다.

그 뜨겁던 강연 열풍이 이내 식어버린 것일까? 그것도 아니다. ‘세상을 바꾸는 15분’, KBS의 ‘강연 100도씨’, tvN ‘스타 특강쇼’와 같은 유명 프로그램이 TED 열풍 이후에 정착된 한국형 강연프로그램들로 TED의 지식공유에 대한 비전을 이어 나가고 있다.

지식강연 열풍으로 인해 이전엔 강연에 초대받지 못하던 더욱 다양한 사람이 연사로 초청되고, 더욱 다양한 분야의 전문지식이 공유되면서 지식융합의 시대가 열렸다. 열정적인 에너지를 가진 사람들의 개방적인 태도, 전문적인 지식이 상호 연결되면서 본격적인 지식 공유의 시대가 열렸다.

TED는 음식과 요리라는 분야 또한 놓치지 않았다. 하루에 세끼 밥을 먹어야 하는 인류에게 이만큼 중요한 이슈거리가 또 있으랴. TED.com에서 찾아볼 수 있는 영상 중 요리사가 꼭 봐야 할 강연으로 12개 선별했다.

Editor’s Note : PC에서는 한글 자막이 보이지만 모바일에서는 자막이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모바일 이용자는 TED 앱을 설치 후 이용하시면 한글 자막과 함께 보실 수 있습니다.

네이슨 미어볼드 – 요리와 생각의 전환 | Nathan Myhrvold – Cooking as never seen before (10’05”)

네이슨 미어볼드는 1999년 마이크로소프트를 퇴사한 뒤, 세계 바비큐 챔피언 자리를 차지했고 야생동물 사진작가, 화산 탐험가로도 활동한 요리사이기도 하면서 책 저자인 척척 만물박사다.

음식을 조리하는 과정을 과학적으로 설명해 낸 최초의 서적으로 요리, 과학, 예술을 한 곳에 집대성했다는 극찬을 받는 모더니스트 퀴진Modernist Cuisine. 요리가 진행되는 그 찰나의 순간을 횡단면으로 잘라 보여준다. 요리를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시각적으로 완벽히 표현하기 위해 시도한 사진 작업 과정을 공유한다.

 

호마로 칸투와 벤 로셰 – 요리 연금술 | Ben Roche and Homaro Cantu – Cooking as alchemy (09’34”)

분자요리의 최전선에서 다양한 화학적 실험과 미식 분야를 접목함으로 주목받은 시카고의 모토Moto 레스토랑. 오너 셰프와 페스트리 셰프가 함께 나와 주거니 받거니 자신들의 작업물을 소개한다. 완전히 새로운 방법의 요리법 또는 먹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수박으로 참치를 만든다거나, 음식 맛이 똑같이 나며 음식 모습이 프린트된 식용 사진이라거나. 과학기술은 먹거리에 얼마나 큰 혁신을 가져다 줄 수 있는지 가능성을 짐작해볼 수 있게 만드는 영상이다. 호마로 칸투는 15년 4월 14일 스스로 목숨을 끊어 안타까운 소식을 전했다. <관련 기사 보기>

 

마르셀 디키 – 곤충을 먹지 말아야 할 이유는 없잖아? | Marcel Dicke – Why not eat insects? (16’31”)

마르셸 디키는 더욱 많은 사람들의 식단에 곤충을 올려지길 기대한다. 그 전에, 이름만 들어도 구역질나는 곤충요리를 입맛이 당기도록 만드는 게 우선이겠다. 비위가 약한 요리사와 식도락가들에게 ‘메뚜기나 애벌레도 고기와 견주어 부족할 것 없는 맛, 영양, 친환경성을 갖추고 있다.’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곤충요리는 세계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안으로 이미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캐롤라인 스틸 – 식품은 도시를 어떻게 바꾸는가 | Carolyn Steel – How food shapes our cities (15’40”)

런던 정도 규모의 도시에서는 매일 3천만 명분의 음식이 소비된다. 어디서 그 많은 양의 음식이 오는 걸까? 건축가 캐롤라인 스틸은 ‘도시 먹여 살리기’라는 일상적인 기적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고대 식량 수송로의 형성 과정을 통해 식품이 오늘날의 도시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설명한다.

 

피터 레인하르트 – 빵에 대해 | Peter Reinhart – The art and craft of bread (15’34”)

제빵사인 피터 레인하르트는 매번 빵을 구울 때마다 감동을 금치 못한다. 빵 부스러기 하나하나 안에 그의 진심을 담는다. 밀, 이스트, 녹말 그리고 열이 합쳐져 만들어지는 가장 사랑받는 주식 중 하나인 빵. 그는 이 과정을 찬양한다. 강연을 듣고 나면 한 조각의 빵이라도 평범하게 보이진 않을 것이다.

 

제이미 올리버 – 아이들에게 음식에 대해 가르쳐야 하는 이유 | Jamie Oliver – Teach every child about food (21’53”)

TED Prize 수상자인 제이미 올리버가 웨스트 버지니아 헌팅턴에서 추진한 비만 퇴치 프로젝트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음식에 대해 무지한 사람들에게 맹공을 퍼붓는다.

 

마크 비트맨 – 우리의 잘못된 식생활 | Mark Bittman – What’s wrong with what we eat (20’08”)

뉴욕타임즈의 음식작가Food Writer인 마크 비트맨은 우리의 잘못된 식생활을 익살스럽고 열정적으로 지적한다. 과도한 육식, 적은 양의 채소, 너무 많은 패스트푸드와 갈수록 멀어지는 가정 요리. 그리고 이런 현상은 왜 위험한 것인지에 대해 논의한다.

 

버크  베어 – 우리의 음식 시스템은 어떤 문제가 있는가? | Birke Baehr – What’s wrong with our food system (05’14”)

11살 버크 베어는 우리가 먹는 음식들의 주요 공급원에 대해 말한다. 도시와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그림 같은 풍경과는 거리가 먼 산업화된 농장이다. 이 꼬마 아이는 낙관적이고 비현실적인 산업화 농업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친환경적이고 지역화된 농업이라는 대안을 제시한다.

 

댄 바버 – 푸아그라 이야기 | Dan Barber – A foie gras parable (20’24”)

Taste3 콘퍼런스에서 셰프 댄 바버가 연사로 올라왔다. 그는 스페인의 작은 농장에 대해 소개한다. 푸아그라, 기름진 거위의 간을 얻기 위해 강제로 사료를 주입해 살을 찌우는 비인간적인 사육 방식을 선택하지 않고도 양질의 푸아그라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 셰프뉴스에서 이미 소개한 바 있다. <기사로 읽기>

 

댄 바버 – 내가 생선을 사랑하게 된 과정 | Dan Barber – How I fell in love with a fish (19’02”)

셰프 댄 바버는 오늘날 수많은 요리사가 직면한 딜레마에 정면승부를 건다. 어떻게 하면 생선을 계속해서 메뉴에 올려놓을까? 철저한 자료 조사에 기반한 지식과 능청스러운 유머감각을 섞어가면서도 ‘지속가능한’ 생선을 찾아 나선 여정으로 우리를 이끈다. 그리고 마침내 스페인에서 혁신적인 양식법으로 길러진, 또 너무나도 맛있는 생선을 발견한 미식가의 황홀경을 이야기한다.

 

트리스트람 스튜어트 – 전세계적인 식량낭비 스캔들 | Tristram Stuart – The global food waste scandal (14’12”)

서구 사회에서는 사람들이 먹는 음식의 거의 절반을 버리고 있다. 먹을 수 없기 때문이 아니라 예쁘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트리스트람 스튜어트는 식량 자원의 책임 있는 사용을 호소하기 위해 식량 낭비에 대한 충격적인 데이터를 폭로한다.

 

루이스 프레스코 – 어떻게 전 세계인을 먹여살릴까? | Louise Fresco – We need to feed the whole world (18’00”)

루이스 프레스코는 우리가 왜 대량 생산된 슈퍼마켓 식빵을 높이 평가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그녀는 환경적인 측면에서 해를 끼치지 않는 대량 생산이 세계를 먹여 살릴 것이라고 말함과 동시에 작은 빵집과 전통적인 식량 생산 방식에 아직 그 역할이 남아 있다고 말한다.

맛은 주방장이 아닌 시스템이 만든다 – 한국 피에프 창(P.F. Chang’s) 최형진 총괄 셰프

중국집 맛이 변했다? 탓은 주방장이 뒤집어 쓴다. 손님들은 당연하다는 듯이 묻는다. “여기 주방장 바꼈어요?” 재료 탓도 아니고, 조리방법의 문제도 아니다. 당연히 주방장이 변했으리라 으레 짐작하는 거다. 당연하지 않아야 할 이유가 유독 중식 레스토랑에서는 당연해진다. 그렇기에 주방장의 맛에 대한 권위는 독보적이다. 결국 중국집의 운명은 주방장의 혀와 국자에 좌우된다.

하지만 누가 만들어도 똑같은 맛을 낼 수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과연 될까? 많은 중식 프랜차이즈들이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창업 컨설팅 전문업체와 설문조사 전문기업인 코리아리서치에서 공동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외식 프랜차이즈 중 중식 프랜차이즈 인지도가 10% 내외였다는 결과도 있었다. 한국에서 중식 프랜차이즈의 인지도가 높아진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는 말이다. 프랜차이즈 대국인 미국에서나 제대로 된 프랜차이즈 중식을 논할 수 있을 정도다.
프랜차이즈의 핵심은 균일화된 맛과 시스템이다. 그러나 중식은 앞서 말한대로, 주방장의 요리실력에 따라 그 점포의 정체성이 정해진다. 그리고 이미 수십년간 중식은 프랜차이즈화에 어려움을 느껴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피에프 창(P.F. Chang’s)이 한국에 문을 열면서 그 흐름을 바꾸고 있다.피에프 창은 연매출 1조 5000억 원의 대형 중식 브랜드다. 미국에만 240개의 매장이 있으며, 전세계 40여개국에 분점이 퍼져있기도 하다. 그리고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 문을 열었다.한국에 처음으로 오픈한 롯데월드몰점에서는 오픈 초반, 일 매출 2500만원이라는 놀라운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입장을 기다리는 손님이 30분을 넘게 기다리는 일도 비재했다. 중식 프랜차이즈로서는 실로 오랜만에 느끼는 흥행인 것이다.
“한국은 아시아 진출의 교두보이자, 사업 가능성을 점칠 수 있는 중요한 국가에요” 한국 운영 총괄을 맡은 최형진 셰프는 한국의 피에프 창이 왜 중요한지, 또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말하기 시작했다.

| 젊은 중식 요리사의 도전

최형진 셰프는 이미 29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유명 중식 레스토랑인 홍보석의 주방장을 맡았다. 중식 요리사 모임인 ‘한마음회’에서도 왕성하게 활동한다. 그는 대만, 싱가폴, 중국 등 내로라는 중식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 국내 최연소 중식 명사로 지정될 정도의 실력파 요리사이다.

이렇게 중식 주방장으로는 앞길이 창창했던 그가 3년간 고생을 자청했다. 피에프 창을 국내에 들여오기 위함이었다. 우리 중식 문화와는 달라도 너무 다른 미국 주방에서 허드렛일을 시작해야 했고, 기존에 알던 모든 요리 방식에 의문을 품을 수 밖에 없었다. 왜 그랬을까?
“중식을 기반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게 말처럼 쉽지는 않아요. 비결이 궁금했죠.” 이런 단순한 호기심이 결국 한국에 피에프 창을 들여오게 만들었다. 그리고 지금은 한국에서도 글로벌 중식 프랜차이즈가 성공할 수 있음을 미국 본사 및 한국 외식 시장에 증명하는 중이다.
2010년 후반, 그는 미국 애리조나 피에프 창 주방에서주방 청소부터 다시 시작했다. 주방장까지 했던 요리사라면 쉽게 할 수없는 일이다. 더 고되게 느껴짐은 어쩌면 당연했을지도 모른다. 더군다나 한국과는 완전히 다른 시스템화된 업무 방식에 적응하기 힘들었다.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업무 방식에 반감도 있었다. 하지만 일을 하면서 점점 시스템의 효율적인 면을 발견했으며, 맛을 잡는 세세한 부분까지 매뉴얼대로 지키고 있다는 점에 충격을 느꼈다.

우리 외식산업에 종사하는 인구 중 특히 중식 요리사들의 고단함은 소문으로도 익히 알 수 있을 정도다. 주방에서 면을 다루고, 칼을 사용하고 나서야 불 앞에서 웍(중국식 팬)을 잡을 수 있다. 업장에 따라서는 10여년이 걸릴 수도 있다. 최 셰프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며, 젊은 요리사들이 실제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그는 피에프 창의 한국 입점을 준비하는 중 그들의 인사시스템에서 작은 희망을 발견했다.

| 피에프 창, 글로벌화에 성공한 이유

현재 피에프 창은 세계 각국의 트레이너 급의 요리사들이 오픈 준비에 함께 참여한다. 실제로 한국 오픈을 준비하는 40일간 두바이, 필리핀, 멕시코, 캐나다 등에서 선발된 트레이너들이 국내 요리사들을 교육했다. 앞으로 한국 요리사가 해외 오픈 트레이너로 참여할 수 있음은 당연하다. 피에프 창에는 젊은 요리사도 요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지금 주방에서 일하는 요리사들의 평균 나이가 24, 25 정도에요. 다른 한국 중식당이었으면 웍을 잡을 수 없을텐데, 교육을 받고 일하다 보니 이제는 선수들이 다 됐습니다.”


현재 롯데월드몰 점의 규모는 오픈 바를 포함해서 270석 정도다. 롯데월드 단일 층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그러나 주방은 의외로 외소했다. 요리에 필요한 최소인원으로도 80여가지의 단일 메뉴를 완성할 수 있는 비결이 여기에 숨어있다. 불 앞에 서서 한발짝도 움직이지 않아도 모든 재료와 양념을 다룰 수 있다. 또한 모든 식재료는 매뉴얼대로 있어야 할 공간에 자리잡고 있다. 식재료를 다루는 요리사들도 모든 매뉴얼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몇 온스의 재료가 사용되고, 몇 cm로 딤섬을 접어야 할지도 당연히 숙지한다. 운영 총괄을 맡은 최 셰프는 팀원들의 요리방법이나 관리에 집중한다. 메뉴가 나올 때 플레이팅에 관여하는 정도가 요리의 전부다. 주방장에 좌우되던 한국 중식과 다른 점이 이것이다.

| 한국 현지화에는 성공할 수 있는가?

앞서 아시아 최초로 문을 열었다는 설명은 본사가 한국, 특히 서울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단편적으로 알 수 있는 기회다. 창업자인 필립 치앙(Philip Chiang)은 서울을 매력적인 도시, 훌륭한 테스트 마켓이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복병이 한국 피에프 창의 발목을 잡았다.
거대한 건물로 이슈를 만들었던 제2롯데월드 프로젝트는 안전문제라는 암초를 만나 난항을 겪고 있다. 투자되는 자본과 기술이 어마어마했고, 기대하는 이들의 시선도 비례했다. 하지만 흥행과 직결되는 안전문제가 거론되자, 기대는 풍선 효과처럼 줄어들었고, 의심과 불안은 상대적으로 더 많아졌다. 매출에 악영향을 끼친것은 당연하다. 처음 투입됐던 직원들 중 50%에 해당하는 40여명도 휴가 중이다.
아시아 교두보로 삼은 경영전략에 누수가 생긴것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연달아 오픈한 코엑스 점이 선방하고 있다. 그렇다쳐도, 최 셰프는 고민이 깊다. 한번 가라앉은 소비심리가 언제 다시 회복세로 돌아설지 단정지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형진 셰프는 특유의 환한 미소를 보인다.

“피에프 창이 갖고 있는 맛과 서비스, 시스템은 쉽게 무너지지 않아요”

[셰프뉴스 좌담회] 대한민국의 디저트 문화는 어떻게 발전할 것인가? 페스트리 셰프를 준비하는 4명의 청춘에게 묻다.

지난 16일 발행된 박찬일 셰프의 칼럼 ‘해외유학 가야하나, 말아야하나(바로가기의 마지막 문장은 이것이었다.

“이왕 요리 유학을 가겠다면 디저트를 전공하라. 한국의 양식당 사회에서 빵과 과자는 저평가되어있다.  빵과 과자도 고급식당의 시스템에 맞게 실력을 갖춘 이는 아주 드물다. 즉, 테이블로 서빙하는 디저트는 봉지에 넣어 판매하는 빵 과자와는 다르다. 서양의 최고급 식당은 이 분야의 실력자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다. 식당의 품격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과연 한국의 디저트문화는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 것인가? 세프뉴스는 페스트리 셰프로 활동하고 있거나 경력을 준비하고 있는 네 명의 젊은이를 불러 모아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은호(이하 ) 반갑습니다. 바쁜 와중에도 참여해 주신 점 매우 고맙게 생각합니다. 이번에 여러분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눌 셰프뉴스의 이은호입니다.

오늘 여러분과 나눠볼 이야기는 페스트리 셰프에 대한 전체적인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현재 하는 일에 대한 부분과 앞으로 전문적인 요리사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내용, 한국에서 페스트리 셰프로 남기 위한 이야기 등을 솔직하게 나눠보길 바랍니다. 우선, 자기소개 부탁하겠습니다.

박준완 (이하 ) 현재 페이스북에서 ‘도와줘요 달쉐프’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고요, 아프리카티비(Afreeca Tv)에서도 디저트 방송을 하는 중이에요. 나이는 27세이고요. 요리를 한 지는 6년이 되었고, 페스트리를 시작한 지는 3년 정도 된 거 같네요. 호주에서 일하다가 올해 7월에 들어왔어요. 원래 건축과 학생이었는데 웨이터로 일하다가 주방에 자리가 비어서 일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요리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서승덕 (이하 ) 24살입니다. ‘화수목’이라는 업장에서 장진모 셰프와 일했었습니다. 현재는 내년에 오픈할 레스토랑 작업에 참여하고 있어요. 저도 건축을 전공했다가 1년 뒤 요리학과로 넘어왔습니다.

윤아영 (이하 ) 요리를 시작한 지는 1년 정도 된 것 같아요. 물론 처음에는 요리할 생각이 없었는데, 요리학원에 다니고, 이태원 업장에 나가면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미술을 전공했는데, 입시를 준비하면서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하던 미술을 접고, 조리학과로 입학하게 됐습니다.

류영희 (이하 ) 요리를 시작한 지는 3년 정도 됐어요. 예전에 일하던 업장에서는 다이닝 코스도 길고 페스트리 파트도 따로 두는 곳이었는데 당시 자리가 비어서 일을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디저트 분야를 맡고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후 지금 일하는 TocToc에서도 디저트를 주로 맡아서 일하게 됐습니다.

 

우선 용어정리가 필요할 것 같아요. 디저트 셰프, 파티셰, 페스트리 셰프 등 여러 가지로 쓰이는 데 어떤 것이 가장 적절할까요?

보통 같은 의미로 사용됩니다. 파티셰로 이야기하자면 빵을 만드는 블랑제(boulage), 초콜릿을 다루면 쇼콜라티에(chocolatier), 아이스크림 등 차가운 음식은 글라시에(glacier) 등으로 나눠서 볼 수 있습니다. 결국 파티셰들이 다 하는 일이죠. 저 같은 경우에는 빵은 잘 못 해요(웃음).

 

| 디저트를 다루게 된 계기

다들 어떤 계기로 지금의 일을 하게 됐나요?

건축을 전공했지만, 양식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업장에 웨이터로 일하다가 주방에 자리가 생기자 요리에 흥미를 느꼈고, 돈을 모아 호주로 가서 배울 생각을 했습니다. 호주에 르 꼬르동 블르(Le Cordon Bleu)가 있다는 걸 알고 갔습니다. 뭐 영어도 안되는 상황이니, 주방 청소부터 했죠. 근데 처음에 간 업장에서 페스트리 셰프를 한국분이 하고 있더라고요. 그분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자연히 관심도 생기고 자리가 생겨서 이 일을 하게 됐습니다. 원래 단것도 좋아했고요. (웃음)

건축학과를 전공했었어요. 사실 지금 일을 하기 전에 마술도 했었고, 여러 가지 했었는데 재미를 못 느끼면서 학교만 다니다가 2년 동안 파스타 집에서 일했던 경험도 있네요. 2년 후에 학교에 복학했는데, 그때 학교에 강사로 오신 분이 지금 롯데호텔의 제과장으로 계신 분이셨어요. 그때 존경하던 셰프님들을 봤을 때 느껴지는 아우라를 처음으로 경험했죠. 아시잖아요? (웃음) 이후 2년 반 동안 마카롱을 만들면서 여러 가지 디저트를 공부했어요. 그러던 차에 우연히 ‘화수목’이라는 업장에서 페스트리 파트를 맡게 됐습니다.

저도 처음부터 요리를 한 건 아니었어요. 중학교 때부터 미술을 했었는데, 입시를 준비하면서 흥미를 잃었어요. 마침 집 근처에 요리학원이 딱 생기더라고요. 예전부터 만드는 걸 좋아하다가 한번 다녀볼까 해서, 다녔는데 조리학과로 진학하게 됐어요. 업장에서의 경험이 많은 건 아니에요. 이태원 레스토랑에서도 일해보고 했지만, 제과제빵에 더 흥미를 느껴서 지금 업장(Dessertree)에서 1년 가까이 일하고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고2 때까지 공부를 엄청나게 열심히 했어요. (웃음) 근데 열심히 했지만, 공부만 하기는 싫었어요. 대학을 남들과 똑같이 다니고 졸업하는 게 싫었던 것 같아요. 아빠가 원래 식당과 레스토랑을 운영하셨고, 주방에서 일하는 모습을 많이 봤어요. 그래서 조리 과를 가기로 마음을 먹고 전문학교에서 서양조리 과를 전공했어요. 2년 다니다가 취업을 해서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처음으로 일하게 됐습니다. 원래 디저트에는 관심이 없었는데, 컬리나리아(culinaria 12538)에 자리가 생겨 콜드파트에서 일하게 됐어요. 이후에 톡톡(TocToc)이라는 레스토랑이 오픈한 지 2주 정도 됐을 때 셰프님의 블로그를 통해서 열정을 봤고, 바로 자리 있는지 물어보고 면접을 통해 일하게 됐습니다.

 

| 페스트리 셰프만의 차별성

그렇군요. 다들 나름의 계기가 있었고, 현재 일하는 모습이 보기 좋네요. 그렇다면 지금 여러분들이 일하는 다이닝에서 만들어지는 디저트와 디저트 전문점에서 만들어지는 제품과의 차별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음… 플레이팅 된 케이크도 원래 단품에서 시작된 거잖아요? 다이닝에서 나오는 케이크이나 카페에서 파는 케이크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봐요. 다이닝에서는 ‘케이크를 플레이트 위에 해체한다’고 말하면 이해가 쉬울 것 같네요. 어울리는 소스와 같이 나가느냐의 차이로 볼 수 있는데, 예를 들어서 케이크에 들어가는 재료가 많이 있는데 보통 디저트 플레이팅을 할 때는 그것을 다 분해해서 먹기 좋고 예쁘게 하는 방식으로 나가는 게 다르다고 생각해요.

 페스트리셰프의 포지션을 따로 두는 곳이 한국에서는 많이 없다고 들었어요. 코스로 제공되는 다이닝 레스토랑에서는 디저트가 식사의 한 부분으로 들어가야 해서 어느 정도의 디저트 물량이 정해져 있잖아요? 하지만 단품으로 판매하는 레스토랑에서는 판매되는 양을 예측하기가 어려워서 디저트 종류도 많이 늘리지 못해요. 그런 상황에서 빵하고 디저트만 만든다면 오픈 전에 물량을 맞추긴 쉽거든요, 다른 포지션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일의 양이 적은 거죠. 그러면 남는 시간에 주방에서 다른 파트의 일을 도와 주워야 하는 게 한국 레스토랑의 현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른 포지션보다 멀티 플레이가 요구되는 것 같아요. 나중에 경력을 쌓아 다른 업장에서 일하게 될 때에도 페스트리 파트만 두는 곳은 없어서, 다른 파트의 일도 할 줄 알아야 할 텐데 일을 계속 할 수 있게 되겠죠.

외국도 사실 비슷해요. 알라카르트(à la carte) 같은 경우도 주문이 들어오는 경우 바로 내줘야 해서 포지션이 있어야 하지만, 디저트 셰프들은 준비시간 이후에는 할 게 없어요. 그래서 가운데 비는 시간에는 주방으로 나가서 도와줘야 합니다. 실제로 다른 주방일도 할 줄 아느냐고 물어보는 보스들도 많고요.

멀티가 돼야 하는구나(웃음)

 

| 우리나라에서의 페스트리 셰프

이전에 박찬일 셰프님이 셰프뉴스에 기고하신 글이 있는데, 말미에 조언을 하셨어요. 그중에 ‘한식을 하라’, 그리고 ‘디저트를 하라’는 이야기가 있어요. 연계해서 우리나라 실정에 대해 더 얘기해볼까요.

제가 일하는 디저트리는 디저트 레스토랑이고 할 수 있어요. 명함에도 ‘Gastronomic Dessert’라고 적혀 있어요. 손님들 중에는 디저트 카페인줄로 오해하고 찾아오는 분들이 많아요. 일반적인 카페는 음료가 주가 되고 머핀이나 빵이 곁들어지는 형태잖아요? 근데 우리는 디저트를 전문적으로 하는 샵이라서 음료는 주된 메뉴가 아니에요. 그리고 예전과 달리 디저트가 각광을 받으면서 디저트 자체가 주목되고 있는 느낌이에요. 남자분들이 혼자서 찾아오는 경우도 늘고 있어요. 레스토랑 같은 곳에서 식사하고 나서도 따로 디저트를 위해 찾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어요. 정말 많이 변하고 있는 것 같아요.

네, 많이 변하고 있는 것 같아요. 확실히 3년 전이랑 다르게 변하고 있어요.

업장이 많이 변하지 않고 있는 점에 공감이 되는 것 같아요. 디저트리(Dessertree) 같은 경우는 디저트를 주로 하니까 잘 갖춰진 면이 많자나요? 파코젯라는 장비도 있고, 오븐도 많고. 근데 아직 오븐이나 장비가 갖춰지지 않은 업장이 많은 것 같아요. 페스트리만을 위한 주방이나 구조가 준비되어 있지 않은 거죠. 전에는 이런 일도 있었어요. 제가 머랭을 말리려고 오븐을 쓰던 중에 메인 요리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 머랭을 빼고 오븐을 양보해야 했었어요.

근데 이제 조금씩 업장에서도 변하는 것 같아 다행이에요. 정식당도 이번에 리뉴얼하면서 그 구조를 갖췄다고 하더라고요. 박찬일 셰프님의 말처럼 디저트 셰프들이 전문화된 분야로 인정받고 더 확장되는 분위기는 느낍니다.

근데 우리 디저트 시장이 작을 뿐이지 일하는 사람들의 실력은 뛰어나거든요? 해외에서 대회를 열면 항상 상위권에 랭크되더라고요. 그래서인지 다들 외국으로 나가서 일하고 있어요.

맞아요. 우리나라에 잘하는 분들이 진짜 많은 것 같아요. 근데 사실 그런 분들이 와서 일할 곳이 많지는 않아요. 그래서 외국 나가서 일하고 그러더라고요. 좋고 안 좋기의 문제라기보다는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아무래도 문화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아직 우리는 한 상 문화이다 보니 그렇게 되는 것같아요. 근데 우리는 한번 커지기 시작하면 빨리 크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보거든요. 마카롱 같은 경우도 그랬고, 에클레어(Eclair)도 최근에 유행이 잘되고 있잖아요.

 

| 페스트리 셰프의 허와 실

아무래도 외국 문화다 보니 국내에 정착되면서 변하는 게 있겠죠? 실제 파티셰 모습과 비치는 모습과의 차이가 좀 있나요?

친구 중에 한 명이 제가 템퍼링(Tempering : 온도조절을 통해 카카오 버터 안에 들어 있는 지방산들을 서로 붙여 결정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을 때 이런 말을 했어요. “어묵 만드는 일하고 뭐가 다르냐”고. 정곡을 찌른거죠. 겉으로 보기에만 화려하게 보일 뿐이에요.

맞아요. 힘들어요. 여자 같은 경우에는 환상이 많은 것 같아요. 뭔가 아기자기하고 예뻐 보이고 쉽게 보이거든요. 특히 제가 일하는 곳은 오픈되어서 처음 보면 쉽게 보여요. 저도 그렇게 생각했거든요. 손님들이 보는 1층에서는 예쁘게 플레이팅만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진짜 작업은 지하 작업장에서 하거든요.

그거는 보여주기 위한 쇼-베이킹(show- baking)이죠. 뒤에서는 밀가루 포대 나르면서 땀흘리는데(웃음)

낑낑대면서 설탕 옮기고, (웃음) 근데 디저트를 시작하면서 느꼈지만 정말 위험한 작업들이 꽤 있거든요? 특히 카라멜라이징을 되게 많이 하거든요. 온도가 180℃ 정도 되는 설탕은 뜨거운 물에 데는 것과 달라요. 물에 적시면 안 되고 바로 병원에 가야 돼요. 잘못하면 피부에 완전히 달라붙거든요.

진짜 위험하죠. 예전에 같이 일하던 헤드셰프가 실수로 녹여놓은 설탕을 물인 줄 알고 옮기다가 손에 쏟았어요. 그래서 손 전부에 화상을 입은 것도 봤어요.

일반인이 갖는 환상 때문에 주방을 소재로한 드라마를 잘 안 보는 편이에요. 말한 것처럼 위험한 작업이라든지, 힘든 일을 처리하는 건 안 나오잖아요. 게다가 여자 한 명에 다 남잔데, 다 키도 크고 잘생긴 줄 안다는 거죠.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거든요? (웃음)

 

| 어떻게 해야 좋은 페스트리 셰프가 될 수 있는가?

좋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좋은 페스트리 셰프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제 막 시작하는 여러분이 현장에서 느꼈던 바를 기초로 이야기 해 볼까요?

저는 좋은 셰프가 되는 것과 일을 잘하는 셰프가 되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요. 유명한 디저트 셰프들도 나눠보면 만능으로 모든 디저트를 다 잘 다루는 분이 있는 반면에 레스트랑 안에서 메뉴 구성 같은 자신만의 철학을 잘 담아내는 셰프도 있잖아요. 어떤 셰프가 되고 싶은지 먼저 기준을 잘 선택해야 할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에는 다른 셰프님과 얘기를 하는게, 디저트만 하던 데서 일하던 분이 레스토랑에서 일해도 잘할 거라 봐요. 비록 완성도가 높진 않지만, 일반적으로 디저트 전반을 다룰 줄 알고 난 이후에 다름을 지향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또 장기적으로 생각해보면 레스토랑의 전체적인 움직임을 알고 있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몸값을 올린다는 개념으로. 홀에서도 일해보는 식으로 말이죠.

그래서 앞에서 말씀하신 다른 요리를 할 줄 알아야 한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앞으로 더욱 전문적이고 차별적인 페스트리 셰프가 되려면 다른 식재료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죠. 더욱이 요즘에는 식재료에 대한 경계가 뚜렷하게 갈리는 것 같진 않아요. 그래서 디저트를 한다고 한정된 식재료만 사용하는 시대는 지난 것 같아요.

 다른 요리를 알아야 한다는 의견에는 공감하지만 디저트 셰프가 되고 싶다면 일단은 혼자서 해보고 연구해보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게 말처럼 쉽지는 않을 거라 생각해요. 일단 디저트를 다루는 식재료 종류가 많잖아요? 설탕이나 소금이 그렇고, 소스도 그렇고요. 알면 알수록 할 게 많은데, 그런 부분들은 그냥 레스토랑에서 일하면서 배워가야 할 부분이겠죠.

네. 이 정도로 모든 대화는 마무리하겠습니다. 참여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조만간에 멋진 활약으로 다시 만나길 기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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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이은호

패널

박준완 – 아프리카tv와 페이스북 채널(도와줘요 달셰프) 운영
윤아영 – Dessertree 소속
류영희 – TocToc 소속
서승덕 – 전)화수목 소속, 레스토랑 오픈 준비

정리/사진 이인규

 

셰프 왓슨(Chef Watson) 프로젝트 베타테스트 시작 : 지구 최강의 인공지능 컴퓨터가 주방에 들어서다

small battle<사진 – 제퍼디 쇼에 출연한 왓슨>

2011년 2월 14일, 슈퍼 컴퓨터 왓슨(Watson)이 미국의 유명 퀴즈쇼 제퍼디(Jeopardy)에 출현했다. 제퍼디쇼의 이전 우승 챔피언이었던 켄 제닝스(74연승으로 역대 최고 금액의 250만 달러를 상금으로 땄다.)와 또 다른 챔피언 브래드 루터가 초대되었다. 이 특별 경기는 3일간 치워졌다. 첫날의 경기가 끝났을 때 상금은 각각 왓슨 35,634 vs 제닝스 4,800 vs 루터 10,400이었으며, 둘째날에는 77,147 vs 24,000 vs 21,600. 점차 격차를 벌여나가서 최종일에는 결국 왓슨이 우승하여 100만 달러를 받았고 제닝스와 루터는 각각 30만 달러와 20만 달러를 받았다. 인간 도전자 두 명은 절반의 상금을 자선단체에 기부했고 왓슨은 상금 전액을 기부했다.

제퍼디 퀴즈쇼에서 우승한지 3년이 지난 지금, 왓슨의 속도는 24배 빨라졌고, 크기는 10분의 1로 줄어들었다. 업그레이드 된 지구 최강의 인공지능 컴퓨터가 다음으로 찾은 곳은 바로 주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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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슨은 자연어 형식으로 된 질문들에 답할 수 있는 인공지능 컴퓨터 시스템이다. (사람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다는 것이 다른 슈퍼컴퓨터와 다른 점이다. 자연어인식은 음성인식과는 다른 뜻으로 인간의 언어 구조를 이해한다는 뜻이다.) ‘셰프 왓슨’(Chef Watson)으로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미국의 요리 잡지 Bon Appetit과 협업하여 진행되고 있다. Bon Appetit은 1956년부터 발간된 미국의 음식&요리 월간지로 방대한 데이터베이스와 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셰프 왓슨이 작동하는 과정은 크게 세 단계로 나뉜다. 우선 사용할 재료를 입력하고(또는 사용하지 않을 재료를 제외하는 것도 가능) 다음으로 음식의 종류를 선택한다. 마지막으로 요리의 스타일이나 식사의 분위기를 고르면 최소 100개 이상의 레시피가 추천된다. 이 레시피는 기존에 Bon Appetit이 보유하고 있던 9,000개의 레시피를 기준으로 보완된 것으로, 이 결과값을 활용해 요리사는 마음껏 자신의 요리를 마무리 지을 수 있다.

rs_560x415-140307154429-1024.ibm-watson.cm.3714<셰프 왓슨으로 개발된 레시피로 음식을 만들어 판매하는 푸드트럭, IBM에서 직접 운영한다.>

IF<2014년 3월 SXSW에서 실제로 판매해 새로운 맛으로 호평받은 Roast Duck 메뉴>

“거기서부터 시작하시면 됩니다.” 시니어 소프트웨어 기술자인 (요리학교도 졸업한) Florian Pinel은 “여러 식재료를 조합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1000조가 넘는다.” 라며 “컴퓨터가 내어놓은 결과값을 토대로 요리사가 음식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셰프 왓슨은 요리사를 대체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아니라 요리사를 돕기 위한 프로젝트다. 요리사가 새롭고 독특한 레시피를 찾아내거나 만들어 낼 때, 컴퓨터가 수많은 재료들의 향과 맛, 영양의 조합을 계산해 도와주는 솔루션인 것이다. 컴퓨터는 레시피를 조합해 내어 놓을 뿐 결국 요리는 사람이 해야 한다.

인간이라면 두, 세 가지 정도의 재료를 섞었을 때의 맛과 향을 예상해 볼 수 있다. (The Flavor Bible이라는 책에서 식재료들의 조합에 대해 탐구하고 기록해놓았다.)  셰프 왓슨은 예닐곱 개의 재료 조합의 결과도 어려움 없이 예상할 수 있다. 예상이라는 표현 보다는 계산이라는 표현이 적합하겠다. 맛과 향의 조합에 대해 접근하는 컴퓨터의 방법은 완전히 다르다. 알고리즘이 작동하는 방식을 The Flavor Connection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다. (http://www.scientificamerican.com/article/flavor-connection-taste-map-interactive/)

flavor map

여기서 보여진 Flavor Map은 컴퓨터가 가지고 있는 극히 일부분의 정보다. ‘구운 쇠고기(Roasted Beef)와 잘 어울리는 재료들의 조합’만을 시각화 한 것이다. 한 가지의 식재료를 시작으로 이렇게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니, 지구상의 모든 식재료를 조합한 경우의 수는 얼마나 방대한 지 가늠조차 하기 힘들다.

image new interface<셰프 왓슨 접속 페이지의 모습 – 우측에 결과값이 보이며 설정을 변경하는 순간 실시간으로 결과값도 수정된다.>

image new interface-1<이전 페이지의 우측 결과값을 누르면 위와 같은 레시피를 확인할 수 있으며, Classic과 Surprise Me 슬라이드를 조정함으로 기존의 레시피에 충실할 것인지 또는 새로운 레시피에 도전해 볼 것인지 고를 수 있으며, 그 결과값 또한 실시간으로 바뀐다.>

‘셰프 왓슨’은 기존에 베타테스터 신청을 한 사람에 한해 지난 24일(월요일)부터 베타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도록 공개했다. 일주일 사이에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내어놓는 등 빠른 수정을 거치며 더 많은 사용자들이 편히 사용할 수 있도록 UI를개선하고 있다.

셰프왓슨이 요리역사에 새로운 혁신을 가져다 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