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이 부족했을 때에는 필요에 의해 소비했다. 90년도에 접어들자 공급이 수요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소비는 더이상 자연적으로 늘어나지 않았다. 경제는 계속해서 성장하고자 하기에, 인위적으로 소비를 늘릴 방안을 강구했다. 광고 기법이 발달하기 시작했다. 더 나은 제품이라고 주장해 보았다. 합리적으로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라고 하니 현명하신 분들이 조금 더 사주셨다. 이 제품이 당신의 결핍과 욕구를 충족시켜 줄 것이라며 이상적인 모습을 […]

자본주의 사회를 이루는 구성원은 세가지로 분류된다. 생산자/유통자/소비자다. 생산자와 유통자는 돈을 벌어 승자가 되고, 소비자는 돈을 써서 패자가 된다. 그런데 이 게임의 룰을 소비자가 알게 되면 소비가 멈출 것이다. 소비=승리, 성공 이라는 이념이 만들어진다. 집단적 사기극이다. 진원지와 전파경로를 역학조사하기 불가능할 정도로 전염의 역사는 오래되었다. 현대인의 대부분이 소비에 자의식이 지배당해 있는 건 당연한 결과다. 이런 가짜 이념에 […]

문제는 페달이었다. 문제는 스피드플레이였다. 다 닳아버린 스피드플레이 페달을 누르려면 쇠구슬위에서 균형을 잡으며 누르는 느낌이다. 조금이라도 힘을 주는 각도가 쇠구슬의 정중앙을 벗어난다면 덜컥거리며 각도가 변하고 만다. 최근 주법을 다양화한다고 평지에서 4가지, 댄싱에서 3가지를 종류를 나눠 연습하던 것이 더욱 문제가 되었다. 주법을 다양하게 쓸수록 마모는 더 심해졌고 무릎에 가해지는 대미지도 커졌다.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았던 주법은 단 […]

마르크스는 자본주의가 자멸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의 예상은 빗나갔다. 그가 우려하던 부작용은 여전히 가진 채 자본주의는 모든 인간세상을 집어삼켰다. 돈이 사람 위에 군림하고 돈이 사람행세를 한다. 사람은 되려 돈이 시키는 대로 움직인다. 개인의 의지와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작아진다. 흐름의 방향에는 더욱 가속이 붙고 관성은 커진다. 패러다임 쉬프트의 낌새는 보이지 않는다. 한 두 건의 사건만으로 이 관성이 바뀌진 […]

스타트업이란 무엇인가? ‘스타트업’이라는 단어는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쓰여진지 3년이 채 되지 않았고, 미국에서도 2007년도 이후에야 쓰이기 시작했다. 이 신조어는 네이버 사전에서는 찾아볼 수 없고, 그나마 오픈사전에서 3줄의 짧은 설명을 찾을 수 있다. 위키피디아는 조금 더 많은 설명을 담고 있다. 오늘날 한국에서는 스타트업을 보통 ‘창업’으로 번역해서 사용하거나, 기존의 ‘벤처기업’이라는 단어와 혼용하거나, ‘IT업계 초기기업’으로 가두어 지칭하곤 한다. 유사한 듯 보이는 이 세 […]

오랜만에 대학교 동기인 친구를 만났다. 모 회사의 인사부 행정직으로 6개월 째 일하고 있다는 그녀는 겨우 반년 만에 300명이던 직원의 수가 90명으로 줄어든 것에 허희탄식했다. 이제까지 해고당한 200명의 직원들을 생각만 하면 너무 미안하다며 특히 40~50대의 아저씨들은 이직할 곳도 마땅찮아 생각 날때마다 입맛이 씁쓸해진다고 했다. 내 친구가 직원들 월급을 챙겨주는 일을 하기도 하지만 최종적으로 해고통보를 날려야 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