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어를 기능적 도구로 여겨왔다. 소통의 수단으로, 개념을 담는 그릇으로, 경계를 구분하는 울타리로, 환영의 표상으로, 권력장악의 무기로, 문화감각의 자극제로, 실천파동의 증폭제로… 언어는 ‘문자언어와 음성언어로 나뉜다‘ 라는 좁은 설명에 담길 수 없고, 설명과 주석을 늘여 붙여도 장님이 코끼리 고루만지는 노력에 불과하다. 언어가 무엇인지에 대해 정의하기 무섭게 언어는 그 경계를 탈주해 튀어 나갔으니, 기능적 도구라는 내 편협한 […]

공급이 부족했을 때에는 필요에 의해 소비했다. 90년도에 접어들자 공급이 수요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소비는 더이상 자연적으로 늘어나지 않았다. 경제는 계속해서 성장하고자 하기에, 인위적으로 소비를 늘릴 방안을 강구했다. 광고 기법이 발달하기 시작했다. 더 나은 제품이라고 주장해 보았다. 합리적으로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라고 하니 현명하신 분들이 조금 더 사주셨다. 이 제품이 당신의 결핍과 욕구를 충족시켜 줄 것이라며 이상적인 모습을 […]

천고가 족히 10미터는 되었던 것 같다. 전시에 참여했던 부스 업체들이 물밀듯 빠져나가자 바닥에는 전시패널들과 각종 쓰레기들이 나뒹굴었고 천장에는 지름 1미터 크기의 헬륨풍선이 붙어 있었다. 풍선을 준비한 부스는 여럿이었지만 대형 풍선을 준비한 곳은 분명 한 곳이었기에 범인을 특정해 전화로 문책하자 잘 안들린다며 넘어지는 소리와 함께 전화는 끊겼다. 연기가 어설펐지만 민망함과 송구스러움은 묻어났기에 사과를 받은 셈 치고 […]

know what의 교육과정을 다 마칠때쯤 know where이 중요하다고 하더니 이젠 know what to know가 중요한 시대가 되어부렀다. 배움의 속도는 0으로 수렴하기에 what to know를 올바르게 인지하는 순간, 배움을 완료한 상태, 지식과 지혜가 반영된 시스템, 시스템을 통해 도출하는 결과까지 정해질 것이라고 가정한다면, 지식의 계보를 파악하고 올바른 셀프 맞춤 커리큘럼을 세우는 것은 빠른 학습속도보다 우선적으로 충족시켜야 하는 […]

남이 잘 된 이야기를 들으면 배가 아프다. 매출이 높다고, 이익이 크다고, 직원이 늘었다고, 투자를 받았다고 하면 배가 아프다. 다행히도 복통은 일시적이다. 타인의 행복에 배알이 꼴리는 반사적 반응은 막을 수 없다. 하지만 보양식을 공급한 뒤 한 숨 자고 일어나면 금새 낫는다. 조목조목 따져보면 부럽지가 않어. 너네 자랑하고 싶은 거 있으면 얼마든 지 해. 난 괜찮어. 왜냐면 […]

① 100번의 노가다 Do things that don’t scale. 확장성이 없는 일을 하라. 왜냐면 확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일은 이미 확장성을 갖추었거나, 쉽게 확장될 수 있거나, 이미 누군가가 확장의 작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일을 해내더라도 효용이 없는 일이며 보상도 받을 수 없다.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의 본질은 확장이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되는 영역을 확장이 가능하도록 만들어내는 […]

내려 놓았다. 도통 무엇을 해야할 지 감이 오지 않았다. 그런 느낌은 수 개월이 아니라 년 단위를 넘어섰다. 출근해서 시간과 에너지를 쓰는데도 개선의 진척이 없으니 나는 방향을 잃었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계속해서 출근하는 것은 무의미했다. 자전거를 탔다. 동네에서 자전거를 제일 잘 타는 놈이 되었다. 출근자덕보다 무직자덕이 아무렴 잘 타야 했다. 일의 성과는 내지 못했지만 […]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일이 많았던 때도 아니고, 문제가 어려웠던 때도 아니다. 일이 없었을 때다. 일이 많다는 것은 세상을 인지할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역량을 강화할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 사회에 쓸모있는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축복이다. 문제가 어렵다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다른 사람에게도 어려운 문제일 것이기 때문에 문제의 어려움은 문제가 아니다. 내 능력의 한계를 […]

작년 여름부터 일의 호흡을 바꾸었다. 주단위로 끊어 가기로 했다. 주마다 결산을 하며 한 줄 평이 남겨진다. 문장들이 쌓이니 내가 어떤 일에 어떤 태도로 임하고 있는지 잘 보여지는 것 같다. 묶어본다.     Reset everyweek. 정리하지 않으면 개선할 수 없습니다. “솔직, 간결, 즉시” 설레는 일을 합시다. 비효율은 적이다. 적을 섬멸하자. Concise and Precise 한계에 다다랐을 때, […]

사업은 시대 속에서, 산업 속에서 존재한다. 나는 거래를 할 줄 알기 때문에 시장을 만들 수 있었다. 거래가 계속적으로 일어날 수 있도록 시스템화했고, 개인에 의존하지 않고도 거래가 계속 창출되는 시장을 만들었다. 거래를 할 줄 알면 시장을 만들 수 있고, 시장을 만들 수 있으면 다음엔 산업을 만들 수 있다. 산업은 밸류체인을 일컫는다. 수직적인 묶음도 수평적인 묶음도 밸류체인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