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는 어디서 오는가?

쓸모없이 어려운 내용만 많아서 내가 이해한 것만 요약한다.

근육을 움직이는 데에는 ATP가 필요하다. ATP를 공급하는 방법은 4가지가 있다. 각 단계는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1. 저장된거 바로 쓰기 (3초)
2. 급한대로 만들어 쓰기 | 무산소 ATP-PC (10초)
3. 빚내서 쓰기 | 무산소 젖산 (2분)
4. 정직하게 만들어 쓰기 | 유산소 (∞)

근육 속에 저장된 ATP는 아주 적어서 강한 근력운동이 시작되면 3초만에 고갈된다.

저장된 ATP를 모두 썼으니 만들어 써야 한다. 산소를 공급받을 겨를은 없어서 근육 속에 저장된 화학물질(PC : 인산 크레아틴)을 분해해서 ATP를 급조한다. 이 물질도 제한적이기 때문에 10초 동안만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

10초가 넘는 기간 동안 에너지 공급이 필요하면 젖산시스템을 사용한다. 혈액, 근육, 간에 저장되어 있는 글리코겐을 분해시켜 ATP를 합성하는 방식이다. 글리코겐은 섭취된 탄수화물이 잘게 쪼개진 형태라 생각하면 된다. 체내에 글리코겐과 혈당이 부족하면 젖산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다. 그 상태를 봉크bonk라 한다. 무엇인가를 태울 때 산소가 부족하면 그을음이 발생하듯, 글리코겐을 태울 때도 산소 없이 태운 탓에 부산물로 젖산이 생성된다.

2분 이상 운동이 지속되면 유산소 시스템을 사용한다. 탄수화물, 지방을 산화시켜 ATP를 합성한다. 체내에 저장된 지방은 아주 많기 때문에 숨만 제대로 쉬어준다면 제한없이 ATP를 만들어낼 수 있다. 하지만 생산 속도는 가장 느리다. 살이 빠질 때 지방은 똥구멍으로 나가지 않고 이렇게 연소과정을 거쳐 날숨으로 나간다. 살을 빼기 위한 유산소운동이라면 탄수화물을 공급하지 않고 지방을 주연료로 쓰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하고, 퍼포먼스를 내기 위한 유산소운동이라면 탄수화물을 충분히 공급해 주어야 한다. 탄수화물이 과도하게 공급되어 잉여량이 남는다면 지방으로 저장된다. 탄수화물과 지방이 없다면 단백질까지 분해시킨다. 그렇기 때문에 살 빼겠다고 탄수화물과 지방을 무조건적으로 제한한다면 오히려 운동을 할수록 근육량이 줄어드는 역효과 발생.

ATP생성의 네 단계를 태우는 것에 비유하면 꼭 들어맞는다.
1. 성냥 대가리에 불 붙이면 3초 동안 화르륵 탄다.
2. 성냥 몸체에 붙이면 추가 연료 공급 없이 10초 동안 탄다.
3. 신문지 한 부에 불을 붙이면 가장 큰 불을 낼 수 있지만 1:30만에 신문은 다 타버린다.
4. 각목은 오래 탄다. 하지만 한 번 불이 붙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불의 세기도 크진 않다.

이 비유가 적절한 이유는 ATP를 생성하는 과정이 연소 과정과 같기 때문이다. 우리의 몸을 구성하는 원소 중 탄소는 18.5%로 산소 다음으로 풍부하다. 다양한 유기화합물의 형태로 존재하는 탄소 분자를 산화시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은 곧 땔감에 불을 붙이는 것과 같은 작용이다. 탄단지도 성냥도 종이도 각목도 모두 탄소다. 탄소분자가 크면 오래 타고 작으면 빨리 격하게 탄다.

몸을 속여 글리코겐 저장량을 늘리는 방법도 있다. 이를 카보로딩이라 부른다. 시합 6~4일 전에는 저탄 1~3일 전에는 고탄으로 식단을 조정하면 몸이 탄수화물을 갈구하는 상태가 되어 평소대비 2배 가량 저장 가능. 계체량을 통과해야 하는 운동선수들이 하루에 7키로씩 체중이 불어나는 이유도 수분과 글리코겐을 뺐다 채웠다 하기 때문이다. 글리코겐 저장량은 근육량에 비례한다. 운동 직전이나 도중에는 흡수가 빠른 단당류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알이 배기거나 근육통이 있는 것은 젖산이 쌓였다는 것이다. 유산소운동을 통해 젖산 제거를 촉진시킬 수 있다. VO2MAX 30~40%의 강도가 젖산 제거에 가장 효과적이다. 10분만에 25%, 25분만에 50%, 1시간 15분만에 95%를 제거할 수 있다. 리커버리 라이딩은 이 원리를 활용하는 것이다.

ATP-PC시스템은 30초만에 70%를 회복하고 180초만에 100%를 회복한다. 지속시간이 40초 이내인 운동이라면 ATP-PC 시스템을 위주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

빚내서 쓴거 갚아야지? 근육에 ATP, PC, 글리코겐을 재충전, 몸 속의 산소 재포화, 근육 합성, 노폐물 분해 등의 활동이 일어나기 때문에 운동 후에도 산소소비량, 소모열량이 늘어난다. 운동 후 초과 산소 섭취량(EPOC)으로 측정 가능하며 이를 애프터번 효과라 부른다. 3시간 후 13%, 16시간 후 4%수준으로까지 급격히 떨어지며 최대 38시간까지 지속되기도 한다.

각 단계마다의 회복요구시간을 알아보고 싶었다. 그걸 알아야 성냥이 충전되었는지 말았는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라이딩 중에도 충전되는지, 얼마나 빠르게 충전되는지, 운동 강도에 따라 충전 속도는 달라지는지, 달라진다면 비례하는지 반비례하는지, 특정 조건에서만 충전활동이 일어나는지도 알고 싶었다. 유산소 모드를 지속하는 와중에 무산소 모드를 얼마나 자주 전환시킬 수 있는지 알고 싶었다.

그걸 알아야 다리가 털리기 전에 자중할 수 있을 것이다. 어택을 언제 얼마나 강하게 쳐야 친구 멘탈을 털어버릴 만큼 거리를 벌릴 수 있을 지 전략을 짤 수 있을 것이다. 저 앞의 깔딱고개를 탄력을 유지해 넘기는 게 가능할지, 유산소로 쉬어가며 넘기는 게 좋을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없다. 이론만 넘치고 해석이 없다. 정작 필요한 정보는 찾지 못했고 화학 공부만 하고 있다. 왜 아무도 쓸모있는 정보를 주진 않고 복사 붙이기만 해둔걸까? 이러니까 먹물 소리 듣지?

아쉽지만… 직접 실험해서 감으로 익힐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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