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조상에게 감사할 줄을 모른다. 지금의 우리를 존재케 해준 최초의 생명체, 뭍으로 올라왔던 물고기, 호모 사피엔스에게 감사함을 느끼지 않는다. 이런 배은망덕함은 우리 후손들에게도 물려질 것이다. 그들도 우리에게 감사함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지금의 원시적인 모습을 하찮게 깔보며 웃음거리로 여기지만 않으면 좋으련만.

먼 미래에는 지금의 종과는 전혀 다른 post-human이 만들어질 것이다. post에는 여러 뜻이 있다. 시기적으로 후대에 오는 것이 일차적인 의미지만, 후대는 선대를 부정하면서 발전하기에 반대한다는 의미가 있고, 선대의 한계점을 극복한다는 점에서 벗어난다는 의미가 있다. 포스트 휴먼은 신체적 한계를 극복할 것이며, 효율과 속도 측면에서 우월할 것이고, 현대인이 인지하는 것보다 초월적인 차원을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현생인류가 미래인류보다 저급한 존재라는 사실에 낙담하는 것은 잘못이다. 3,000년대에 미래인류로 태어났다고 해보자. 미래 인류가 되었다는 사실에 만족할까? 비교와 낙담의 태도가 여전하다면 4,000년대의 미래인류에 비해 저급한 존재라는 사실에 낙담하고 있을 것이다. 가질 수 없는 것을 가지려고 하는 오만한 욕심이자, 가진 것에 만족하지 않는 불만족으로 영원히 고통받을 것이다. 이런 생각의 오류가 대물림되지 않도록 허무주의라는 장치가 있다. 허무주의에 빠진 존재는 모든 것이 무의미하게 여겨지고, 삶의 목표를 잃고, 스스로 생을 마감하게 만든다.

과거의 조상도, 현생 인류도, 미래 인류도 변치 않는 공통점은 더 나은 존재가 되고자 하는 개선의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개선의 의지가 지금에 다다르게 했고, 미래인류를 만들어낼 것이다. 짧은 현생을 살아가는 중에도 조금씩의 진척이 이뤄지고 있는데 다음 네 가지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 같다.

있는 것을 더 잘하게 한다.
있는 것을 대리수행하게 한다.
없는 것을 보완한다.
차원이 다른 개념으로 transform한다.

각각 구체적인 예를 들면 너무 당연하고 심심한 얘기가 되어 썼다 지운다. 슈퍼히어로에 이 개선의 의지가 모두 투영되어 보여지는 것 같다.

네 살 조카를 보러 갔다가 큐브를 만졌다. 바삭거리며 돌아가는 플라스틱 구조물이 내 오기를 자극했다. 일 년 만에 만난 조카는 안중에 들어오지 않았다. 큐브만 한 시간 만졌다.

이 재밌는 걸 왜 마흔 직전에야 알게 된 걸까?
이 재밌는 걸 왜 우리 엄마는 안 사줬던 걸까?

조카는 하늘같은 삼촌에게 장난감을 양보하지 않았다.
흥치뿡!
나도 하나 샀다. (사실 두개 샀다)

 

큐브가 처음 도착한 날, 13시간을 꼼짝 않고 앉아서 물 두 잔만 마시면서 큐브를 만졌다. 이튿날 되어서야 처음으로 공식을 보지 않고 큐브를 맞출 수 있게 되었다. 사흘째 1분대로 진입할 수 있게 되었다. 자기 전에 잠시만 만지려고 했는데 정신을 차리니 새벽 세시였다. 내 핸드폰 노트엔 이런 기록이 남겨져 있다.

02:30 / X / X / 03:05 / 02:54 / X / 02:12 / 02:42 / 02:40 / 02:58 / 02:23 / 01:48…..

 

처음엔 해결방법을 찾아내는 추론과 관측 행위였다. 지금은 수행의 숙달을 훈련하고 있다. 닷새 전에도, 오늘도 나는 같은 큐브를 만지고 있지만 다른 종목에 임하고 있다. 처음엔 퍼즐이었지만 지금은 스포츠를 하고 있다. 다음주엔 또 다른 종목이 열릴 것이다. 새로운 해법을 익히게 된다면 새로운 차원에 도전하게 될 것이다.

어떤 종목에 임하는지는 게임의 종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파일럿에 의해 종목은 달라질 수 있다.
어떤 태도로 임하는지에 따라 게임의 규칙이 달라진다. 게임의 목표가 달라진다.

 

자전거도 파일럿에 따라 다양한 종목이 된다. 신체단련, 한계극복, 스릴질주, 기록갱신, 경쟁과쟁취, 친목도모, 맛집투어, SNS콘텐츠창작활동, 심신수련, 사유의시간, 자연체험 등 파일럿에 따라 다양하다. 탈 때마다 새로운 라이딩의 맛을 발견하게 된다.

사업은 일반적으로 위험도가 높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나에게 사업은 가장 안정적인 선택지다. 나는 쫄보 기질이 강했고 사업을 시작할 때 보험이 될만한 장치나 완충지대가 없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리스크 최소화의 태도로 사업에 임했다. 최소한의 자원으로 적은 보상을 확보하는 low risk low return을 불가피하게 택했다. 지금은 이런 태도가 습관이 되어 모든 의사결정에 스며드는 것 같아 걱정이다.

같은 사업이라도 임하는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른 종목이 된다. 대부분은 나와 다른 혹은 정반대의 태도를 취한다. 마크 큐반은 사업을 스포츠로 여긴다. “몇 번을 실패했는지 중요하지 않다. 한 번만 제대로 해내면 된다” 이 관점이라면 사업은 어떤 종목보다 승률이 높으며 큰 보상도 보장되는 안정적인 선택지다. 게임에 임하는 태도만 바뀌었는데 low risk high return이 되었다.

 

인생을 살아가는 태도도 제각각이다.
삶이라는 게임에 접속한 사람들 모두 각자의 게임을 한다.
오늘은 어떤 어떤 종목을 즐길까?

인간은 이미 사이보그다. 옷을 입고 신발을 신고 안경을 꼈다. 태생적 신체만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신체를 후천적으로 개조하거나 외부의 물질로부터 도움받는다는 점에서 우리는 이미 사이보그다.

옷과 신발은 피부의 확장이고, 안경은 시력의 확장이며, 보청기는 청각의 확장, 탈 것은 다리의 확장이 되었다. 더 찾아보자. 백신은 면역력의 확장이고, 노트는 기억력의 확장이며, 컴퓨터는 연산능력의 확장이고, 인터넷은 사회적 연결의 확장이다. 사이보그는 신체 외적인 도구, 기계의 도움을 받아 더욱 강한 존재로 거듭난다.

어디까지가 신체의 개조이고, 어디부터가 신체의 확장인지 경계는 불분명하다. 인간사회에선 인간들끼리 법적으로 허용되는 기준을 마련해두고 있을 뿐이다.

더 강한 존재가 되길 원하는 사이보그는 고민한다. “나의 미천한 신체 능력을 어떻게 더 강화할 것인가” 태생적 신체 능력을 강화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외부의 물질적, 기계적 도움을 얼마나 많이 활용할 수 있는지가 곧 능력의 총합이 된다. 인간이 기술을 만들었지만 그 기술은 다시 인간을 만든다.

사람을 그리라고 하면 누구나 옷을 입고 있는 상태의 사람을 그릴 것이다. 나체를 그릴 사람은 없다. 원시인을 그리라고 해도 나체에 창 같은 무기를 쥐고 있는 모습을 그릴 것이다. 사용하는 도구까지 포함시켜 사람으로 정의된다. 도구까지가 신체다. 도구도 존재에 귀속된다.

갓난 상태의 조카는 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아주 오랜 기간에 걸쳐 자신의 신체를 조작하는 방법을 터득해 나갔다. 물체를 집으려 할 때 모든 손가락을 한번에 쥐어 잡는 방식에서 엄지를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방법을 익혔다. 그 변화의 속도가 너무 느렸지만 동시에 꽤 빠른 변화라는 생각이 들어 감탄했다.

우리 모두의 출발이 갓난아이였던 것을 생각하면 태생적 신체 또한 도구다. 난 아직도 네번째 손가락을 독립적으로 정교하게 움직이지 못한다. 일상에서 필요하지 않은 움직임이기 때문이다. 36년 달고 살았던 신체가 새로운 도구를 조작하는 것보다 때론 더 낯설다.

반면 내 젓가락질은 아주 정교하다. 하루에 두번 이상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판도 잘 친다. 자판을 처음 칠 땐 손가락의 방향을 일일이 확인하느라 50타를 넘기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분당 700타를 쳐내고 있다. 그리고 자전거도 잘 탄다.

신체 조작 숙달의 과정과 도구 조작 숙달의 과정은 전혀 다르지 않다. 유아기를 벗어난 아이가 자신의 신체를 자유롭게 조작하듯, 성인인 우리들은 도구를 자유롭게 조작한다. 숙달된 도구는 직관적이다. 직관적이란 말은 감각, 경험, 연상, 판단, 추리 따위의 사유 작용을 거치지 않고 대상을 직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난 자전거를 직관적으로 다룬다. 자전거는 이미 내 신체의 일부다.

1장 > 경험과 노하우의 순환고리

“최선의 경험을 제공한다” 사업할 때 추구해야 하는 가치를 한 가지만 남기라고 한다면 이것입니다. 너무나 단순하고 상식적인 목표이지요. 어떤 사업이든 고객이 있습니다. 때문에 이 목표는 국가, 문화, 산업, 시대, 전략이 달라도 전혀 바뀌지 않는 불변의 목표입니다. 플라이휠의 중심에도 이 목표를 꾸준히 추구하는 것이 있습니다.

출발은 같습니다. 플라이휠이 돌기 전의 상태에는 누구라도 같습니다. 너도 나도 모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합니다. 누군가가 조금 앞서 시작했고, 경험과 노하우가 조금 있더라도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제대로 일하는 곳은 생각보다 적습니다. 사업의 성적은 100점 만점으로 매겨지지 않습니다. 등수로 매겨집니다. 남들보다 조금만 더 잘하면 1등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어렵지 않습니다.

시간이 흐르면 경험과 노하우는 쌓이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경험과 노하우를 남들보다 빠르게 쌓지 않으면 남들이 하는 만큼의 경험만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남들보다 나아질 수 없고, 1등을 할 수 없습니다. 플라이휠은 성장에 관한 것이고, 성장의 핵심은 속도입니다. 남들보다 잘한다는 건, 경험과 노하우를 어떻게 남들보다 빠르게 쌓을 지에 대한 문제입니다.

#영상발주연구소 #LearningBook #LearnFromFailure #복기 #월단위결산 #응대의정석[고객편] #응대의정석[장르편] #응대의정석[기술편] #지식의자산화 #영상발주대백과

 

2장 > 확장의 고리

“어떻게 우리 고객으로 전환시키는가?” 사업할 때 추구해야 하는 가치를 두 가지 남기라고 한다면 두 번째가 이것이 됩니다.

고객에게 최선의 경험을 제공했다면 매출과 이익이 발생할 것입니다. 이 이익은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기회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객의 유입보다 우선적인 것이 고객 전환입니다. 전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사업체라면 아무리 많은 고객이 유입되더라도 이탈될 것이고, 마케팅 비용을 높일수록 낭비만 커질 것입니다. 또 실망한 고객이 늘어난다면 앞으로의 성장에 장애물이 되어 돌아올 것입니다.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해 고객 전환율을 높여야 합니다.

#고객전환율 #ConversionRate #응대계획머리맞대기 #적합매니저분배 #응대전응대계획수립 #고객응대마스터모듈 #협상의시스템화 #킬링멘트

3장 > 생산성 향상

시장의 활성화 정도는 결국 돈으로 평가됩니다. [객단가*거래수량=총거래액]을 늘려야 합니다. Output을 늘리기 위해선 Input을 줄여야 합니다. 프로젝트 한 건을 매니징하는 데에 들어가야 하는 노력과 시간을 줄이지 못한다면 총거래액을 높일 수 없을 것입니다. 총거래액을 높인대도 늘어난 Input을 감당하지 못할 것입니다.

Input은 결국 비용입니다. 비용은 결국 우리 사업체의 경쟁력에 영향을 미칩니다. 다른 사업체들은 30%의 수수료를 책정하고도 유지하지 못한 사업입니다. 비드폴리오는 절반까지도 줄여서 흑자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익을 높이기 위함이 아닙니다. 시장끼리도 경쟁을 합니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 비용을 줄여야 합니다.

#LessInputMoreOutput #더적은자원으로 #더많이더빠르게 #응대의기록 #CDB노트 #DCB노트 #체계화 #구조화 #지표 #템플릿 #묶어내기 #재활용 #디지털시대의복제 #업무자동화 #스마트워크 #Mise-En-Place #치트 #컨닝 #합법적반칙 #Data처리자동화 #단순반복행위의대체 #마음비용줄이기 #커뮤니케이션혁신 #어휘의약속 #자비스 #매크로

4장 > 파트너의 확보와 마케팅 자동화

양면시장 플랫폼은 수요와 공급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이 둘은 닭과 달걀의 관계와 같습니다. 적합한 공급자원을 확보해야 고객에게 최선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고, 공급자원은 고객이 있어야 플랫폼에 합류하고자 합니다. 고객을 전환시킬 수 있다면 공급자는 자연적으로 확보됩니다.

우리의 잠재고객은 비드폴리오에 등록된 3,000여 개의 콘텐츠를 검색 중 만나게 되어 웹사이트에서 들어오게 됩니다. 그리고 웹사이트는 자료조사를 할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체류시간이 늘어나고, 그 중 고객으로 전환되는 고객도 늘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3,000개의 콘텐츠를 우리가 직접 생산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마케팅 자동화와 SEO전략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듭니다. 공급자의 포트폴리오를 정제해서 콘텐츠화함으로 공급자도 직접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하고, 우리도 고객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다른 플랫폼들은 탈플랫폼현상을 막기 위해 공급자의 정보를 제한적으로 공개하지만 우리는 모두 공개해 마케팅 비용을 현저하게 줄여냅니다.

#파트너스신규가입 #P1 #P2 #포트폴리오등록 #포트폴리오카테고리 #SEO #제목학원 #콘텐츠상태점검

5장 > 유효 파트너

총거래액을 늘리기 위해 고객을 데려오더라도 그 고객이 만나야 하는 제작사가 부족하거나, 수행능력을 초과해버리면 결국 시장에서의 거래가 이뤄지지 않습니다. 한계수량을 늘리기 위해 유효 파트너스도 충분히 준비되어 있어야 합니다.

파트너스의 수보다 중요한 것은 유효 파트너스의 수입니다. 유효 파트너스의 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파트너스의 활동기간(파통기한)을 늘려야 합니다. 파트너들이 오랫동안 활동하기 위해서는 활동기간 중 겪는 상실감을 줄여야 합니다.

파트너스의 수만 늘리는 것은 고객에게 최선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과 거리가 있습니다. 고객을 위해서라면 유효 파트너스만 확보하면 됩니다. 하지만 유효 파트너스를 확보하기 전에 파트너스의 수를 높이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며, 또 파트너스의 수를 늘리는 것이 장기간에 걸쳐 고객의 유입을 증대시키는 사전작업이 됩니다.

유효 공급자를 파악하고 선별해 지속 관리하기 위해 우리는 대면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같은 인터뷰가 수백 번이 넘도록 반복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그 경험과 노하우는 다시 인터뷰 질문지와 방법을 개선하는 데에 적용되었습니다. 인터뷰를 통해 판단된 정보들을 Refining하고 DB화 해서 사용합니다.

#신규파트너스 #파트너인터뷰심사 #파트너관계설정 #파트너DataRefining #풀적합성 #고객응대맥락동기화 #1군파트너 #상실감관리 #파통기한 #셀링포인트 #3줄요약

6장 > 커뮤니케이션의 콘텐츠화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는 text로 변환시켜야 합니다. 글은 가장 가볍고 포괄적이며 범용적이고 접근성이 좋은 매체입니다. 그리고 한 번 생성된 콘텐츠는 전달하고 읽어 들이는 데에 어떤 시간과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한 번 생성된 콘텐츠는 앞으로 10년 동안 반복적으로 일어나야 하는 커뮤니케이션을 모두 제거해버릴 수 있기에 생산성을 효과적으로 높일 수 있습니다.

콘텐츠는 고객유입을 증대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환율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잠재고객은 유효고객으로 전환되기까지 판단하기에 필요한 정보를 찾고 있습니다. 그 시기에 우리의 전문성과 서비스 퀄리티, 강력한 의지를 나타낼 수 있는 콘텐츠가 있다면 신뢰를 가지고 고객으로 전환됩니다. 유효 고객으로 전환된다는 것은 구조나 테크닉이 아닙니다. 신뢰입니다.

최근의 경험이 기억 속에서 휘발되지 않도록 정기적으로 Refining시키는 작업을 거쳐야 합니다. 그리고 한 분야나 주제에 대해 완전히 통달한 경지에 달한다면 완결된 한 편의 글로 발행시켜야 합니다. 축적은 순방향으로, 끝맺음은 역방향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지식의자산화 #영상발주연구소 #제작후기 #실패사례 #커콘대 #Partners_Private #YouMayNeedThis #자비스메일템플릿 #ContentsArchive #영상발주대백과

7장 > 웹사이트 사용성 개선

비드폴리오의 공고는 어떤 고객, 장르, 기술, 특성이든 구분없이 모두 담아낼 수 있을 정도로 포괄적입니다.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리는 문서라면 당연히 들어가야 하는 공통적인 요소들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공통요소만 사용한다면 매니저의 적극적이고 진심어린 휴먼터치가 요구됩니다. 휴먼터치를 유지하기 위해선 비용이 듭니다.

비용을 줄이며 고객의 입장에서 서비스 퀄리티를 유지하기 위해서 우리는 웹사이트의 사용성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현재는 [고객정보취득>고객정보파악>고객분류]의 순으로 이뤄집니다. 고객을 미리 분류할 수 없기에 고객이 제출하는 정보와 우리가 처리하는 정보의 양이 많습니다. <영상발주대백과>를 모두 집필한 다음에는 [고객분류>고객정보제출>정보파악]의 순서로 진행될 수 있을 것입니다.

#공고의최적화 #공고의최적화 #비드폴리오매니저코멘트 #고객등록창구최적화 #Nudge #Ready-Made-Experience #채널

 


23년 3월 개정

단순화합니다.

비드폴리오를 시작한 이유와 접근방법을 기록하기 위해 쓴다.

영상제작 거래중개에 궁극적으로 최적화되며 이상적인 방법을 찾을 수 있을까? 앞서 6개 이상의 사업체가 실패했다. 나라고 몇 달만에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 몇 년은 걸릴까? 현실적인 계획을 세워보자.

시장에 맞는 중개 방식을 찾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시장에 뛰어드는 것이다. 누구보다 깊게 바닥까지. 탐험의 깊이에 따라 성공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2년 정도. 큰 투자 없이 시작할 수 있다. 앞서 진행된 시도들처럼 탐험 후 빈손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 탐험 중 끼니라도 챙기면 도전의 지속가능성이 보장되며, 보상은 그 경험만으로도 충분하다.

2017년 8월 17일 첫 장사가 시작됐고, 10월 1일 사업자를 냈다. 지금까지 8개월이 지났다. 잠시 발을 들여본 결과, 앞서 출발했던 선발대의 탐험지역은 해안가의 일부에 불과했단 걸 깨달았다. 나는 진득하게 눌러앉는 데에는 자신이 있다. 지구상에서 누구보다 영상제작 거래과정을 깊이있게 들여다 보는 사람이 될 것이다. 잘 되면 스타트업이 되어 버티컬 중개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잘 되지 못하더라도 에이전시 형태로 입에 풀칠을 할 것이다.

중개가 가능한 거래의 조건을 따져보자. 일정 규모 이상의 거래가 발생하는 시장이어야 한다. 인력시장과 부동산시장은 중개자가 직업으로 인정받는 대표적 시장이다. 인력 중개는 건당 규모가 작지만 양적으로 많은 처리가 가능하고, 부동산 중개는 한 거래를 성사시키는 데에 오랜 기간과 노력이 소요되지만 건당 규모가 크다. 영상제작 분야는 중개자가 존재할 수 있는 거래규모 조건은 우선 충족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유통단계는 최소화되어야 하고, 미들맨은 없어져야 한다고들 말한다. 역사적으로 그래왔고 앞으로는 중개자가 더욱 필요없어질 것이라 한다. 정말일까? 지나치게 일반화된 이야기인 것 같다. 먼 미래도 모르겠고, 당분간만 내다보더라도 특정 산업에서는 미들맨을 통핸 거래가 더욱 필요해질 것이다. 산업의 복잡도는 계속해서 증가하게 될 것이니까. 산업의 복잡도가 증가할수록 중개자는 필요해진다. 그리고 물론 중개자가 필요하다는 것과 중개사업의 전망이 밝다는 것은 다른 얘기다.

소비자는 거래를 확정하기까지 두 단계를 거친다. ‘정보 수집’ 단계와 ‘정보 검토’단계다. 인력시장과 부동산시장은 각 시장에서 활약하는 역할의 종류가 다르다. 인력시장의 중개자는 정보 수집을, 부동산시장의 중개자는 정보 검토를 더 중점적으로 제공한다. 수집단계는 기술의 발전과 네트워크의 발달로 인해 효율이 증대될 수 있다. 하지만 검토 단계는 효율과 속도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중개자를 필요로 하는 가장 우선적인 이유는 정보의 수집이 어렵기 때문이다. 모든 소비자가 매 거래를 발생시킬 때마다 정보를 수집하지만, 이를 재사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중개자가 이 정보를 지속적으로 수집, 유지, 관리해서 재사용하는 것만으로 산업 전체적인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중개자는 정보수집 및 정보검토를 대신 수행해 도와준 대가를 직접 받기 어렵다. 정보의 질이 압도적으로 괜찮다하더라도 수단에 그친다. 궁극적으로 소비자는 공급자를 만나는 미션을 달성하면 되는 것이지, 공급자를 만나는 과정에 비용을 지불할 의사는 없다.

정보 검토 단계가 사업의 핵심이 된다면 확장성에 문제가 생긴다. 정보처리기술을 활용하거나 기계적 알고리즘을 통해 일련의 연산시스템으로 서비스를 구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게 쉽게 만들어낼 수 있는 서비스라면 고객의 만족도 또한 높지 않을 것이다. 전문가가 일일이 상담해주는 것도 고객 만족을 높여줄 수는 있겠지만 확장성에서 문제가 생긴다. 고객의 서비스 만족도를 충족하자니 확장성을 포기해야 하고, 확장성을 지향하자니 고객 서비스의 퀄리티를 다소 포기해야 한다. 상반되는 명제의 적정선을 찾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상반되는 두 명제를 충족시킬 방안을 찾아야 한다.

아무래도 공급자의 풀이 더 넓은 곳에서 적합한 공급자를 만날 확률이 높아진다. 하지만 경쟁 플랫폼의 갯수는 계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점에서 지속적인 경쟁력을 갖추기는 어렵다. 유사 플랫폼과 비교해서 공급자의 양이 압도적이지 않다면 정보 수집 단계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히가 힘들다.

정보는 적어도 문제고, 많아도 문제다. 적으면 수집의 문제, 많으면 검토의 문제가 생긴다. 이상적인 것은 많은 정보를 빠르고 효과적으로 검토하는 것이다.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정보를 효과적으로 검토하는 데에는 시간과 노력이 든다. 필요한 것은 기준이다.

숙박업계 중개 플랫폼은 이미 포화되어 경쟁이 치열해진 나머지, 선두권 업체들은 상호 제휴를 맺어 공급자 공유를 한다. 동시에 후발주자의 플랫폼에 가입한다면 공급자 자격을 박탈시키겠다며 조항을 내건다.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방증이다. 정보의 검토가 중요하지 않은 공급자이거나, 혹은 소비자가 직접 정보 검토의 기준을 가지고 있을 경우, 이렇게 중개자에게 정보 수집의 역할만 요구한다. 배달업체정보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이런 정보서비스는 양적으로 많은 정보를 처리가능하지만 정보검토의 역할을 위임받지 못하기때문에, 광고 모델을 수익사업으로 채택한다.

영상제작 거래중개 서비스의 필요성과 어려운 점이 모두 여기서 발생한다. 영상제작은 업체 정보만 있다고 해서 이뤄지지 못한다. 정보의 수집도 고역이지만 정작 필요한 것은 정보의 검토과정과 기준이 없는 것이다. 많은 잔소리꾼들이 플랫폼인데 탈플랫폼 현상에 대해서 왜 그렇게 방임하고 있냐는 얘기를 하지만, 정보 검토에 대한 요청이 있는 이상, 고객이 이탈할 이유는 없다.

시장의 필요는 너무 당연하다. 중개자는 거래량을 창출할 수도 없고, 거래금액을 조정할 수도 없다. 소비자의 필요는 받아들여야 하는 현상 그 자체인 것이다. 중개자가 해야하는 일은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문제는 시장이 아닌 나에게 있다. 처리가능 중개량의 최대화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시장에서 허용하는 중개수수료의 크기는 갈수록 낮아진다. 중개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도 제법 똑똑해지고 업무생산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허용 수수료 하락속도를 중개자의 업무효율성이 따라잡아야 한다. 따라 잡았다면 역할이 창출될 것이다. 따라잡지 못했다면 자연히 소멸할 것이다.

“가벼운 거래는 가볍게, 무거운 거래는 무겁게” 앞으로의 중개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저관여 중개를 하게 되더라도, 우선은 극고관여 중개를 진행해야 한다. 탐사하는 모험가의 실제 하루는 종일 엑셀을 돌리느라 충혈된 눈이다. 모든 과정을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올바른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할 수 없다. 결론은 나의 주관, 영감, 창의성이 내리는 것이 아니다. 방대한 경험의 양과 집요한 조사를 통해 나올 것이다. 이렇게 귀찮고 지루한 과정을 통해 도달된 결론은 결과적으로 ‘통찰’이라는 짧은 단어로 축약될 것이다.

고관여 중개를 하며 제작사를 찾고 선택하는 과정이 다양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새로운 방법도 착안해내었다. 지금까지 전형 과정을 7가지 만들어냈다. 기존 사업체가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사업을 실패한 이유는 중개자의 필요성을 인정받을 만큼 일을 효율적으로 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실 그 전에 효과적으로 해내지도 못한 사업체가 대부분이다. 앞서 실패한 사업체들은 어땠는가? 7가지 전형 과정 중 1가지 아이디어에 심취되어 모든 것을 내던졌고, 효율성을 내지 못하고 사업은 성장을 멈췄다. 효과적으로 커버리지를 넓혀내 증명하기보다는 작은 시장의 필요에 집착하고 공급자와 수수료 비율로 싸움을 벌였다. 그들이 해법이라 믿고 선택했던 아이디어는 현재 내가 사용하는 7가지 방식 중에서 가장 산업에 적합하지 않은 방식이다.

이제껏 영상제작 거래중개를 시도한 곳은 독점 플랫폼 통제 전략을 취했다. 그 누구도 정보를 독점할 수 없다. 10년 전에 이미 유행이 지나버린 모델이다. 일을 더 효율적으로 해야겠다는 목표는 추구하지 않고, 불필요한 단계를 추가로 거치라고만 근거없이 주장하니 거래가 일어나지 못한다.

요란한 기술을 사용하지 않는다. 정보는 결국 간단한 것이니까. 정보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고 처리과정을 다듬어낼 수 있어야 한다. 웹기술은 포기한다. 회원가입과 로그인기능을 만들만한 기술조차 없지만, 그것들이 있다 하더라도 이용자들에게는 결국 새로보는 환경일 뿐이다. 빠르게 새로운 전형방식을 개발해내고 적용해야 하는 상황에서, 모든 소비자 인터페이스마저 생략된 구조로 일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비드폴리오라는 프로젝트가 매력적인 이유는 정보의 순환과 배움의 크기에 있다. 프로젝트의 최종적인 성공을 떠나, 그 과정에서 수많은 회사와 마케팅 담당자를 접하는 기회를 얻는 것만으로 즐겁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누구보다 빨리 알아챌 수 있는 포지션이라 어깨가 우쭐해진다. 발주 과정을 배우는 것도 값지다. 결국 협업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대다. 내부 팀과의 커뮤니케이션도, 외부 협력자와의 커뮤니케이션도 모두 중요하다. 발주도우미를 한다는 것은 앞서 다가올 협력의 시대에 필요한 경쟁력을 학습할 좋은 환경이 된다.

 

 

  • 정보 전달 방식의 시대적 변화

정보전달 매체가 충분히 발달하지 못했던 시대, 정보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던 시대에는 정보 중개를 전문으로 담당하는 언론사가 정보 유통의 관계를 독점했다. 기술적인 진입장벽도 높았고, 비용도 많이 들었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편이 사회 전체적으로도 효율적인 정보를 공유 방법이었다. 언론사를 중심으로 일련의 정보 유통 규약과 문법이 생겨났다.

시대는 바뀌어 모든 사람이 웹이라는 완전 개방 정보생태계에 접속될 수 있게 되었고, 인터넷을 손에 쥐고 다니게 되자 정보와 정보소비자가 직접 연결되었다. 이런 환경의 변화로 인해 기존의 규약과 문법은 파괴되고 있다. 매체는 간소화되었고, 특정 분야별로 버티컬화가 진행된다. 정보는 파편화되어 독자 입장에서 다시 재배열되는 정보 맥락의 변화 또한 생긴다.

 

  • 기업 입장에서 브랜드 저널리즘이란

기업은 여러 타겟에게 기업의 활동을 알림으로 관계를 맺고자 한다. 그 타겟으로는 고객, 잠재고객, 사업파트너, 내부 직원, 경쟁사 등 다양하다. 각각의 타겟과 관계를 맺기 위해 기업은 마케팅 부서와 홍보 부서를 운영했다. 두 부서의 업무는 약간 다르지만 외부의 정보 플랫폼, 광고 솔루션을 빌려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점에서 다르지 않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외부의 도움을 받아야만 했던 기업의 메시지 전달을 내재화할 수 있게 되었다.

미디어 환경이 다변화되고 복잡해지자 이를 트리플 미디어 전략으로 묶어내고 있다. 기존의 광고 홍보 방식을 페이드 미디어(Paid Media), 자체적으로 미디어를 운영하는 것을 온드미디어(Owned Media), 사회관계망을 겨냥한 독자 중심의 콘텐츠 전략을 언드 미디어(Earned Media)로 분류한다. 타깃에 접근할 방안은 갈수록 다양해지므로, 성격이 비슷한 것들 것 묶어 분류하는 것으로 거시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전략을 통일시킬 수 있다.

기업의 브랜드 저널리즘은 트리플 미디어 전략 중에서 온드 미디어에 해당한다고 말할 수 있다. 자체적으로 미디어 브랜드를 구축해 정보를 직접 소싱, 제작, 발행하는 것은 여러 장점이 있다. 빠르게 실행하고 대응할 수 있다.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의 손실이 적다. 맥락 통제권을 직접 가질 수 있다. 원하는 타겟을 직접 설정하고 겨냥할 수 있다. 독자의 문법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직접 기획할 수 있다. 피드백을 직접 받고 관리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수많은 장점을 찾을 수 있겠다.

 

  • 브랜드 저널리스트가 갖춰야 하는 태도

브랜드 저널리스트는 바깥으로는 독자를 바라보되 귀는 안으로 기울여야 한다. 정보 생산은 소싱, 제작, 유통의 과정이 거치기 때문이다. 좋은 정보는 올바른 소싱으로부터 나온다. 미디어의 체계와 발행 전략이 수립되고 나면 콘텐츠는 소싱에서 8할이 결정된다. 좋은 콘텐츠는 좋은 소싱에서 비롯된다.

브랜드 저널리스트는 내부인이면서 외부인의 관점을 가져야 한다. 메시지를 전달하는 이유는 전달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상대방이 받아들이게 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메시지를 전달받는 독자의 입장이 되어 객관적으로 기업을 바라볼 수 있는 롤플레잉 시뮬레이션을 반복해야 한다. 좋은 브랜드 저널리스트라면 구축한 브랜드와 콘텐츠가 외부의 시선에서 어떻게 해석되는지에 대해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저널리즘에 대한 이해와 정의는 각각 달라지고 있지만, 넓게 ‘전파에 대한 책임’이라고 포괄할 수 있다. 정보 중개자라면 응당 가져야 할 자세다. 기업이 미디어를 직접 운영하더라도 기존의 언론사가 추구하던 저널리즘의 정신은 지켜질 필요가 있다. 언론이 사회와 가지는 관계의 성과는 영향력으로 측정되지만, 이 또한 신뢰가 구축되지 않고는 이뤄질 수 없는 일이다. 브랜드 저널리즘 또한 신뢰 구축을 최우선 목표로 삼아야 한다. 따라서 미디어 운영과 기사 작성 과정에서 객관성, 독립성, 투명성을 지향해야 한다.

미디어 혁신이랍시고 소개되는 사례들이 죄다 이런 식이다. 미디움에서는 7분짜리 글이 가장 많이 본다더라, 카드뉴스가 트래픽이 높다더라. 이번엔 동영상이 대세라더라. 이제껏 안 다루던 주제를 다뤘다더라. 페북에서 따봉을 쓸어담는다더라. 유튜브에서 조회수 찍고 돈 벌었다더라…. 표면적인 수치에 혈안이 되어 플랫폼의 알고리즘 변화에 우르르 몰려다닌다.

콘텐츠 형식을 바꾸는 것은 마치 초콜릿을 만드는 것과 같다. 초콜릿은 작은 블록으로 쪼개어 먹는다. 한 조각만 먹어도 행복함을 느끼며, 단기간 포만감을 준다. 지금 온라인으로 유통되는 정보가 그렇다. 잘게 쪼개져 있고, 각각의 조각들이 극도의 단맛과 포만감을 준다.

초콜릿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다. 온라인에서는 분노, 유머, 경이로운 콘텐츠가 압도적인 시선 장악을 이끈다. 이런 소재를 플랫폼에 최적화된 방식으로 재편집해서 발행하면 흥행은 보장되어 있다. 기술적으로 어려울 게 없어서 진입장벽이 낮아 플레이어는 더 늘어난다. 이제껏 인류가 새로운 매체를 발견할 때마다 해왔던 매체 최적화 과정일 뿐이다. 중요한 건 이 흥행의 값어치다.

사람의 눈알 개수는 그대로인데, 정보의 개수는 수백 배 늘어난 것 같다. 인류의 정보 소비효율이 급속도로 늘었단 말인가?  한 사람이 소비하는 콘텐츠의 양이 수백 배까지 늘어났단 뜻일까? 그럴 리 없다. 콘텐츠를 작은 단위로 쪼개서 유통하고 있어서 많아 보일 뿐이지, 전체 소비 텍스트의 양, 시간은 늘어나지 않았다. 미터자로 재던 것을 센치미터자로 재고 있을 뿐이다.

탄수화물을 섭취하기 어려웠던 인간은 단맛을 좋아하는 DNA를 몸속에 심어 놓았다. 생존에 도움이 되던 이 DNA가 풍요로운 현대에서는 비만과 성인병이라는 부작용을 유발한다. 인간의 행복 추구도 과하면 부작용이 생긴다.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호르몬을 외부에서 투입시키면 중독이 심각하고 건강에도 나쁘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들을 마약으로 구분해 금지시킨다.

정보도 마찬가지다. 초콜릿 콘텐츠를 독자들이 좋아한다고 마구 퍼주는 게 올바른 일일까? 이런 무책임한 태도를 ‘독자 최우선’이라고 포장해 맹목적으로 추구하는 것만큼 사회에 나쁜 영향도 없다. 미디어의 영향력이 곧 권력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오해이자 오만이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르는 법이다. 전파의 책임이 있는 모든 사람들이여, 그 책임의 무게를 잊지 말자.

미디어는 인간 감각기관의 확장이라 했다. 인간의 세상을 인지하는 능력에는 한계가 있고, 기술적인 제약사항도 많으니 이를 미디어를 통해 확장시킬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유행하는 초콜릿 콘텐츠들은 인간 감각기관의 확장에 전혀 도움되지 않는다. 미디어들의 겉치레 혁신이 인류를 오히려 퇴보로 이끌고 있다.

언론사의 사업부와 편집부는 수익사업의 정당성을 두고 종종 싸운다. 한 조직이 먹고 살기 위해 하는 일인데, 그 돈으로 월급 받는 기자들에겐 왜 비난받을까? 저널리즘 추구와 수익사업은 언론사라는 조직 안에서 공존할 수 없는 가치여서일까?

저널리즘이 정신이라면 언론사는 기업형태의 육신에 해당한다. 여느 기업처럼 언론사는 수익창출과 성장을 목표로 하기에 저널리즘의 목표를 저해하고, 저널리즘은 기업의 형태를 빌려야만 존재할 수 있기에 비난을 하면서도 어떻게든 타협점을 찾으려는 모순적인 태도를 보인다.

한 언론인은 이 상충하는 두 가치를 모두 잡기 위해 ‘적절한 수준의 타락’이 필요하다고 표현했다. 어떤 타락들이 있는지, 어느 정도가 허용 가능한 수준인지 이 글을 쓰면서 생각해보고자 한다.

 

  • 언론 상품 1 – 콘텐츠 제작능력을 판매

올봄, 한국일보에서 기업을 대상으로 카드뉴스를 제작해주겠다는 제안서가 유출되어 논란이 일었다. 제작과정, 비용, 발행의 성과까지 꼼꼼하게 적힌 제안서를 보니 언론사가 아닌 마케팅 대행사에서 만들어진 느낌까지 들었다. (관련 내용)

언론사 사이에서 이 사건으로 인해 비난과 사과가 오갔다. 이내 윤리적인 선을 넘었는지 말았는지에 대한 논쟁으로 커졌다. 사실 언론사들의 비난 뒤에 숨겨진 속뜻은 “이런 상품을 염치없게 공식화시키면 어떡하냐”일지도 모른다.

언론사가 비용을 받고 콘텐츠를 제작해주는 상품은 최근에 발명된 것이 아니다. 잡지 바닥에서는 이를 애드버토리얼이라 부르고, 온라인 언론사들은 네이티브애드라 부른다. 카드뉴스를 만들어준다는 제안 또한 새로운 채널에 형식을 최적화시켰을 뿐, 돈 받고 콘텐츠를 만들어준다는 개념에서 전혀 다르지 않다. 언론사가 보유하고 있는 핵심 인적 자원인 콘텐츠 제작능력을 판매하는 고전적인 대행 상품이다.

올해 초부터 언론사들은 자신들이 지향하는 저널리즘의 정의는 이제 독립성이 아닌 투명성이라고 발표하고 있다. 기업과 거래를 하더라도 우리는 그것을 투명하게 밝힐 것이니 나쁘게 보지 말아 달라는 뜻이다.

 

  • 언론 상품 2 – 공신력 판매

비슷한 시기에 한 통의 이메일을 받았다. 홍보대행사의 영업 메일이었다. 돈을 내면 언론사에 기사를 내보낼 수 있다며 친절한 가격표도 첨부했다. 조선일보는 35만 원, 동아와 중앙은 30만 원. (보기)

현직 기자에게 보여주니 자신의 회사 이름을 찾아내곤 “우리는 그저 순진한 기자들이네”라며 낯부끄러워했다. 언론인 지망생에게 보여주니 “썩은 줄 알았지만, 이 정도로 썩은 줄은 몰랐다”며 언론고시 때려치우고 적당히 취업이나 하겠단다.

‘언론에 기사를 낸다’라는 표현은 오해의 소지가 있지만, 언론-홍보계에서는 이를 의도적으로 이용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체라면 ‘기사를 낸다’는 곧 발행을 뜻했지만, 온라인에서는 발행과 게시는 별개 행위다. 게시 상태의 콘텐츠를 온라인에선 무제한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데, 온라인 게시판에 글 쓰는 것과 개념적으로 다른 게 전혀 없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구세대의 언론광고상품인 지면광고가 채널 영향력을 파는 것이었다면, 이 상품은 매체의 공신력을 파는 것이다. 게시판에 글을 하나 올린 뒤, URL을 광고주에게 보내주면 장사 끝난다. “OO일보가 우리를 알아 봐주고 기사를 다 써줬네~”라고 광고주가 능청스러운 연기를 할 수 있도록 뒷받침 자료를 제공하는 비공식적 사기행각이다.

온라인에서의 발행은 제휴 된 포털에 띄우거나 보유 SNS에 포스팅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또는 자체 웹사이트의 메인화면이나 다른 기사를 보는 독자들에게 연관콘텐츠라며 간접 노출이라도 시켜줘야 한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상품으로 판매한 기사는 어떤 발행의 노력도 제공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기사를 찾아낼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돈을 받고 게시했지만, 발행은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자사의 공신력을 돈과 바꿈으로써 생긴 양심의 가책을 덜기 위한 면책사유가 된다.

 

  • 언론 상품 3 – 브로커를 통한 음성적 거래

정상적인 방법으로 언론에 홍보하고자 하는 기업의 홍보담당자나 홍보회사도 있지만, 비공식적이고 음성적인 방법으로 언론사와의 연결을 중재하는 브로커도 있다.

어떤 브로커가 한 식당 사장님에게 3,000만 원을 받고 유명 일간지에 특집기사가 실리도록 작업했다는 얘길 전해 들었다. 한 브로커는 1,000만 원을 주면 주요 일간지 셋 중에 적어도 한 곳에는 1면에 나갈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제안했다. 나가는 것을 100% 보장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노력해보겠으니 나의 실력을 믿어달라고 말하는 투가 왠지 께름칙했다.

그 막대한 기사 발행 비용은 다 어디로 가는 것일까? 짐작하건대 언론사의 공식수입으로 잡히진 않았을 것이다. 사측에서 이 사실을 알면 화들짝 놀라 그 기사를 작성한 기자와 발행을 허락한 편집장을 문책하고 징계할 것이다.

받아먹은 돈은 회사에 토해내라고 하고 싶겠지만, 그러면 윤리적으로 문제가 생긴다. 기업의 홍보비를, 브로커가 삥뜯어서, 편집장과 나눠 가진 것을, 다시 회사에서 삥뜬는 꼴이 아닌가? 그렇다고 받은 돈을 퍼뜩 돌려주라고 할 수도 없다. 언론사의 체면이 뭐가 되나? 이미 기사는 발행되어 채널 영향력과 공신력을 다 퍼줬는데, 돈까지 돌려주면 자진해서 호구로 전락하는 게 아닌가?

브로커를 통한 음성적 거래는 부정청탁관계로 콘텐츠를 발행한 것과 돈도 못 받고 핵심역량을 뺏겼다는 두 가지 측면에서도 문제가 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언론으로서 통제능력을 강도당했다는 점이다.

시대가 바뀌면 많은 것이 변한다. 콘텐츠형식, 유통채널, 사업전략, 업무방식이 변한다.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언론사에 주어진 게이트키핑의 역할과 책임이다. 브로커에게 이용당한 언론사는 게이트키핑을 통제할 능력을 상실했다.

브로커에게 이용당했다고 언론사가 피해자가 되는 게 아니다. 이 모든 일은 어떤 소식을 발행할지 말지를 통제해야 하는 게이트키퍼의 책임을 가진 언론사가 그 책임을 직무유기했기에 일어난 일이다. 문제의 핵심은 브로커가 아니라, 브로커가 판치도록 방조한 언론사들이란 말이다. 파리를 쫓을 게 아니라 개똥을 치워야 한다.

 

  • 음성적 거래의 양성화

기업과 언론이 맺고 있는 깊은 유착관계에 대해 나는 경험해보지 않아 잘 모르지만, 기업의 홍보팀에는 언론사와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예산이 별도로 책정되어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리고 국가가 나서서 이런 음성적인 거래를 제재하기 시작했다. 청탁금지법에 언론인이 대상으로 지정된 것은 밥값을 규제하는 게 아니라, 언론인으로서 지켜야 할 게이트키퍼로서의 책임을 저버리는 것을 규제하겠다는 뜻이다. 법은 최소한의 도덕이라 했으니, 언론이 이에 대해 도덕적으로 자각하는 수준은 이미 바닥까지 떨어져있었음을 알 수 있다.

기성 언론사의 수익사업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분들은 내가 미디어사업을 시작했다고 하자, 역사는 골프장에서 이뤄진다고 했다. 하나같이 음성적인 거래의 필요성을 충고한 것이다. 언론사가 지금까지 양성화된 수익사업인 후원이나 구독료로는 충분히 돈을 벌지 못했단다. 협박, 뒷거래, 명분팔이, 여론유도와 같은 음성적인 방법으로 수익을 내는 게 보통이었다고 그들은 충고했다.

음성적 거래를 해오던 습관은 결국 언론사의 미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 생존을 위해 양성화된 수익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음성적인 거래를 양성화시키는 타락 과정에서 ‘적절한 수준’을 찾을 수 있을까? 어디까지가 넘지 말아야 할 선일까?

윤리적인 문제에는 정해진 답이 없다.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서 도덕적 해이가 만연하다. 사업부를 속물취급하며 비판하던 편집부마저도, 기자는 밥 좀 얻어먹어도 되는 직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건 모순되는 상황 같다.

언론사의 어떤 수익사업도 저널리즘-수익창출의 모순되는 상호대립가치 사이에서 겪어야 할 괴리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아무리 먹고 살기 힘들더라도 게이트키핑의 책임까지 저버려선 안 될 것이다. 저널리즘은 곧 정신이고, 그 정신은 언론사라는 기업 형태의 육신에 담겨 존재한다. 하지만 기업의 생존만을 위해 게이트키핑의 책임까지 저버리게 되는 순간, 그 육신에는 올바른 정신을 담아둘 수 없을 것이다.

살고자-함. 고작 살아 숨쉬는 것만이 목표인 존재는 어떤 일도 제대로 해낼 수 없다. 암만 먹고 살기 힘들다지만, 어떻게든 밥을 먹고들 산다. 굶어 죽는 일은 좀체 일어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살아있는 상태를 인생의 지향점으로 삼는다. “뭐 해먹고 사나”를 입에 붙였다. 죽음에서 벗어나기 위한 살고자-함이었다면 어떤 동기보다도 강한 에너지를 뿜을 것인데, 자신의 삶과 환경을 바꿀 수 없다고 믿는 낙담한 존재는 원초적인 생-의지를 표출하는 것에도 순수한 동기를 잃었다. 현대인의 살고자-함은 생존본능이 아니라 타협, 변명, 자기합리화에 가깝다.

하고자-함. 행위의 동기를 내재화시키면 수십 배 강한 존재로 거듭난다.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하기 싫은 일을 배로 해야 하듯이, 나에게 주어지는 일은 완전히 자기목적적이지도, 완전히 외부기인적이지도 않다. 놀이의 연장선상에 놓인 행위. 일과 휴식의 구분은 필요치 않다. 노동이 곧 삶이다. 행위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자의식을 망각하는 수준에 다다른다. 그 순간에는 자아를 의식하지 못하지만 행위를 성취한 이후에는 자아감이 더욱 충만해진다. 이를 반복하며 성취 중독을 이어간다. 이 상태를 경험해본 강한 존재는 현실과 이상의 괴리라는 진부한 이분법적 사고방식 따위에 마음을 흔들리지 않는다.

되고자-함. 되고자 하는 자는 세상 그 누구보다 강하다….

 

라고 세 문단으로 글의 구조를 짰다. 마지막 문단의 내용을 채워 넣지 못한 채로 두 달이 지났다. 세 번째 문단의 주장이 내 생각과 틀려서는 아니다. 근거를 찾지 못한 탓이다.

“나는 어떤 존재가 될 것인가?”라는 철학적으로 보이는 명제는 “커서 뭐 될래?”라는 유치한 질문의 다른 버전에 불과하다. 나는 청년기 이후로 이 질문을 주기적으로 던졌고, 아저씨가 된 32살의 나이에 이 글을 씀으로 한 번 더 시도했다.

나는 자신의 되고자-함을 찾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신뢰하지 않았다. 그들은 아무렇게나 살아지는 대로 살아놓고, 살아보지도 않은 인생까지도 한 데 묶어 정의 내리곤 했다. 되고자-함을 성급히 말하는 부류는 대체로 허튼소리만 늘어놓았다.

결국 내가 찾아야 할 답 아닌가. 나는 지난 6년 동안 꽤 열심히 무엇인가가 되려고 노력했던 것 같은데, 존재에 대한 추구는 아니었나 보다. 사회생활 첫 2년은 팀원으로, 다음 2년은 팀장으로, 최근 2년은 회사대표가 되려고 아득바득한 것 같다.

나는 이번에도 성급히 답을 내리기보다는 보류를 택한다.

한국언론진흥재단과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함께 작업한 해외 미디어 동향 보고서가 나왔다. 셰프뉴스는 한 페이지 가량 소개되었다. 이메일로 문의왔던 당시 답변했던 내용을 이 곳에 기록으로 남긴다.

보고서 다운받기(169MB) : http://www.kpf.or.kr/downloadfile.jsp?num=6369&board_data_id=7824

 

정보전달발전역사의 흐름 속에서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이전 세대의 기술은 매정하게도 세상에서 잊혀졌습니다. 봉화, 전령, 목판인쇄, 타공프린터, 모스부호, 흑백 TV, 모뎀 등 모두 잊혀졌습니다. 인류는 정보전달 기술을 혁신적으로 발전시키고 있고, 불과 몇 년 전에 사용하던 전달기술들이 새로운 기술들에 의해 대체되고 있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이 시대적인 환경 속에서 언론사는 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언론사가 “콘텐츠에 집중해야 한다.”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저는 반대의 의견을 내겠습니다. 기존 언론사들이 콘텐츠를 못 만들어서 위기가 왔나요?아닙니다. 지금의 위기는 전적으로 시대적인 현상이며, 언론사 외부의 환경적인 문제입니다. 내부에서는 결국 해답을 찾지 못할 것입니다. 주목할 것은 콘텐츠가 아닌 역할입니다.

이전 세대까지 언론사가 하고 있던 역할은 수많은 대체재에 의해 대체되고 있습니다. 남아 있는 역할은 무엇일까요? 무엇을 남길 것이며, 다른 서비스에 의해 대체되어버린 분야는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은 언론사들이 각자 해답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시점일수록 업의 본질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는 현대적인 ‘언론사’의 범위를 넘어, 더 큰 범위를 아우를 수 있는 미디어의 본령이 무엇일지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제가 찾은 답은 결국 ‘중간자’, ‘매개자’, ‘연결자’, ‘전달자’입니다. 여전히 연결이 필요한 곳은 많이 있고, 새로운 기술로 그 연결을 더욱 효과적으로 해내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14년 7월 셰프뉴스를 창업하기 전까지 IT스타트업 미디어 비석세스에서 3년 가까이 근무했습니다. 없던 IT산업이 활성화되는 것을 보고 “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활성화되기 위해서 산업미디어가 필요하다. 산업미디어는 정보를 전달하고, 사람들의 연결을 도모한다.”라는 산업미디어의 개념을 정립했습니다. 이 맥락에서 외식산업은 미디어가 가장 필요한 산업입니다. 테크황무지에 가깝지요. IT기술을 아는 사람은 외식 산업을 이해하지 못해 매번 실패하고, 외식 산업에 속해있던 사람들은 기술을 이해하지 못해 실패합니다.

이 산업에는 총 25종 가량의 오프라인 매체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온라인으로 넘어오려는 시도를 안 한 게 아닙니다. 매번 실패했고, 지금도 여러 시도들이 실패되고 있습니다. 기술적인 문제도 많이 있겠지만 공급자 중심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라 생각합니다. 외식 산업을 구분하는 기준으로 F&B(Food & Beverage)두 개로 구분하거나, HoReCa(Hotel & Restaurant & Café)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이는 모두 공급자 중심적인 사고방식입니다.

소비자 중심적인 관점에서 매체를 기획하면 산업 종사자를 독자로 설정해야 할 것입니다. 측정 가능한 외식업 종사자가 300만 명이라고 합니다. 이 중에서 주방 근무자는 140만 명입니다. 이들이 볼만한 매체가 있을 법도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없습니다. 그래서 시작했습니다. 기존 언론은 “셰프에 관한 뉴스”만들 생각은 하지만, “셰프가 보는 뉴스”를 만들 생각은 못 하는 것 같습니다. 지난 몇 년간 ‘버티컬 미디어’라는 어휘가 유행하기도 했는데 소재를 버티컬하게 접근하면 보기엔 그럴싸한 미디어가 만들어지겠지만 역할을 찾기 힘들 것입니다. 독자를 버티컬하게 설정하면 그들이 역할을 알려줄 것입니다. 구인구직서비스도 독자분들이 필요하다고 해서 시작된 프로젝트입니다.

셰프뉴스가 지금까지 매체 영향력을 키워올 수 있었던 것은 저희가 잘해서라기보다 독자의 특이성 덕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리사라는 독자는 다소 세상으로부터 고립되어 있습니다. 하루에 14시간씩 창문도 없는 주방에서 육체노동을 하지요. 잠시 담배를 피러 나와 휴대폰을 보는 게 유일한 세상과의 소통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취미, 특기, 진로가 모두 요리인 삼위일체형 직군입니다. 인생에 요리밖에 없다고 합니다. 다른 매체가 독자들과 가지는 약한 연결고리에 비교하면 훨씬 큰 유대감이 형성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미디어는 두 가지로 구분해 생각해야 합니다. 하나는 콘텐츠 생산자(Media as Contents Creator)이며, 또 다른 하나는 채널(Media as Channel)입니다. 콘텐츠를 돈 주고 사보는 사람이 점점 없어지고 있으므로 미디어 운영의 목적은 채널을 구축하기 위함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 맥락에서 콘텐츠는 목적이 아닌 철저한 수단이 됩니다.

채널로서의 미디어도 전환(transition)을 일으키지 못하면 아무 짝에 쓸모가 없습니다. 전환도 안 일어나는 채널을 만들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콘텐츠 생산부서는 애물단지 지출부서로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셰프잡스에서 수익이 발생하기 전까지 셰프뉴스는 애물단지 지출부서에 해당하므로 1.2명의 최소 리소스만으로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중입니다. 셰프뉴스로부터 전환을 일으켜 셰프잡스에서 수익이 발생하면 셰프뉴스의 미디어 운영 비용을 충분히 회수할 수 있을 것이란 계산입니다. 셰프뉴스의 독자와 셰프잡스의 고객이 같으므로 전환 효율이 아주 높을 것으로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