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라는 커뮤니케이션은 보여주는 사람이 유리한 입장을 취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이 정보에 대한 편집권을 가지고 있으므로 전달에 우위를 차지하는 것이었다. 어느 순간부터 광고의 양이 지나치게 많아지게 되고 사람들이 수용할 한도를 넘어서게 되자 그 우위는 반전되었다. 보는 사람이 많은 정보들을 골라서 보게 되고, 유익하지 못한 것들을 골라내는 편집권을 가지게 되었다. 웹2.0이 나타난 시점을 기준으로 다양한 […]

납품형 인간 [명사] 1. 방송이나 영상제작 업계에서 종사하며 제한기간안에 작품을 제작하여 납품하는 일장단에 맞춰 생활패턴이 결정지어지는 21C신인류의 한 형태. 대체로 게을러 터져서 일을 미루다 미루다 결국 납품기일 3일 전에 내리 밤을 새는 작업을 하곤 한다. 2. 3일 밤샘 작업을 하고 나서도 납품을 했다는 해방감에 술마시느라 하루 더 밤새는 사람. (유) PD, 방송인, 광고인, 프리랜서 듸자이너 […]

지난 해 11월 서울로 올라왔다. 조연출 자리를 하나 얻었다. 내가 학교를 다니던 때, 2007년 9월, 내가 2학년 2학기를 재학하던 중에 그 감독님을 처음으로 뵈었다. 유명한 다큐멘터리 감독이었으며, 카메듀서 1세대, 외주 프로덕션 1세대라는 부가설명을 붙일 수 있는 분이었다. 전적으로 그 감독님을 신뢰하고 있었기에 나는 정말 큰 횡재를 했다고 감사함을 느끼며 감지덕지 서울로 올라갔다. 내가 투입된 프로젝트는 […]

It’s getting hot. Don’t get me wrong. Get off at the next station. She hasn’t got any excuse. 네개의 문장에 쓰인 동사는 모두 같다. Get. 하지만 의미는 모두 다르다. 한 단어의 뒤에 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의미가 단 하나가 아니라는 것은 한국어에서도 예를 찾을 수 있다. 사람을 때리다. 문자 한통 때리라. 아, 골때리네. […]

철학을 철학하자. 너무 빡세다. 쉬었다 가야겠다. 난 철학도사도 아니고, 철학공부를 열심히 하지도 않았다. 뒤늦게 머리가 다 굵어지고 나서야 지적 허영심을 채우기 위해 철학공부를 시작했다. 그리고 철학공부를 한다고 해서 모두 철학자가 되는 것도 아니더라. 수천 년 간 인류가 발전시켜 온 생각의 역사를 몇 년 안에 배우려니 훑어보기만 해도 머리가 아프다. 걸러내지도 못하고 우적우적 귀로 눈으로 처먹었다. […]

내가 디지털영상을 배우는 학교엔 암실이 하나 있다. 흑백사진을 인화하는 곳이다. 디지털카메라가 나오면서 필름 소비량은 줄어만 가는데 사진과에서도 배우지 않는 암실수업이 영상전공 학과에 떡하니 있다. 사진과에서 고지식한 교수 하나가 넘어왔는데 영상에 대해 아는 것도 없으니 머라도 가르친다고 가르쳤던 게 검은 방에서 약품냄새 풀풀 풍겨가며 사진 현상하는 수업이었다. DSLR 카메라의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암실수업은 […]

50, 촥, 촥, 51, 촥, 촥, 52, 촥, 촥… 문득 고등학교 때 줄넘기를 하던 기억이 났다. 나는 점심시간에 줄넘기를 하곤 했다. 02년도 강서고등학교 2학년 4반 교실 뒤편에서 나는 인간의 한계라고 생각하고 있던 2단 뛰기 50개를 성공한 뒤 쓰러져서 한동안 숨을 헐떡였다. 친구들은 쓰러져 있는 나를 일으켜 세우며 대단하다는 존경심을 표하며 내가 숨을 되찾을 수 있도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