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닥다리인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를 왜 알아야 하는가?> 고대 철학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름이 있다. 플라톤. 그리고 그 제자인 아리스토텔레스. 기원전 400년 전 사람들이다. 이쯤 되면 이런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지금이 무슨 시대인데, 그 옛날 사람들의 이야기를 왜 아직도 배우는 거야?” “AI랑 뇌과학이 철학보다 앞서간 지 오래인데?” “그냥 다 옛날 얘기 아냐?” 그런데 이 ‘옛날 얘기’가 […]

철학공부 철학공부 합니다 합니다  [인식론 / 존재론 / 철학-과학 / 철학-예술 / 윤리학] 정리하겠습니다아. 인식 도구의 역사를 정리해보자. 우리가 세계를 어떻게 인식해왔는가에 대한 철학적 사유의 흐름이야. 이건 곧 인간이 세상을 보는 렌즈의 진화사라고 볼 수 있어. 일단 가장 굵직한 줄기를 먼저 정리하고, 인식론 1. 고대 형상 중심 인식 (본질주의)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는 변화하는 세계 이면에 변하지 […]

19세기 어느 국경 기차역. 열차가 멈추자 승객들과 화물이 모두 내려집니다. 선로 폭이 달라 기차를 더 이상 달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승객들은 플랫폼을 건너 다른 폭의 선로에 서 있는 열차로 갈아타고, 화물 상자들은 인부들이 일일이 나르고 옮깁니다. 표준 규격이 없던 시절, 나라와 지역마다 철도 레일 간격(궤간)이 달라 생긴 일상적인 광경입니다​. 영국의 기술자 스티븐슨이 정한 4피트 8½인치(약 […]

건물 뒤엔 작은 또랑이 흐르고 있었다. 창문 너머로 흐르는 물소리가 내내 넘어들어왔던 할머니집의 큰방에 누워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졌다. 잠에서 깨었을 때 그 느낌이 착각이라는 것은 알았으나, 착각에서 깨어나고 싶지 않아 한동안 눈을 뜨지 않았다. 또 한 번 착각의 상태로 잠에서 깨었을 때, 의식을 완전히 깨우지 않은 상태로 어떤 점에서 착각에 빠지게 되었는지 찾으려고 감각을 […]

제자의 눈빛은 흔들리지 않았다. 단단한 확신, 냉정한 시선. 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말을 내뱉었다. “스승님, 실존주의는 철학이 아닙니다.” 스승은 눈썹을 살짝 올렸다. “그것은 단순한 감정입니다. 두려움, 허무, 불안. 그 감정에 휩싸인 채 쏟아낸 글들을 철학이라 부르는 것이 맞습니까? 그것이 논리적인 사고의 역사, 의식의 확장과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이것은 철학이 아니라 한 시대의 감상주의적 반응일 […]

인류 역사상 전쟁은 쉬지않고 계속되어 왔습니다. 그 전에 일어났던 전쟁에서도 국가는 개인을 전쟁의 도구로 필요했겠지요. 2차 세계대전을 겪은 인류는 이전에는 하지 않던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왜 살아야 하는가?”라는 실존적 고뇌. 전쟁의 도구로 쓰여지던 이전 시대의 개인들은 그런 시대와 환경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과거의 전쟁이야기들은 영웅서사나 운명론적 이야기에 그쳤다고 봅니다. / 과거의 […]

머리를 기르는 게 아니라, 자르지 않고 있을 뿐이다. 초연한 것이 아니라, 세속의 보편성에 얽매이지 않을 뿐이다. 묵언하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말을 꺼버렸을 뿐이다. 명상하는 것이 아니라, 사념에 사로잡히지 않을 뿐이다. 평온한 것이 아니라, 동요하지 않을 뿐이다. 겸손한 것이 아니라, 자만하지 않을 뿐이다. 신중한 것이 아니라, 경솔하지 않을 뿐이다. 유연한 것이 아니라, 완고하지 않을 뿐이다. 독립적인 […]

없음이 있고 있음은 없는 이 곳에선 고가소성과 고결합성을 요구하는 현대사회로부터 강요받았던 약동과 정동을 잠시 멈춘다 끊임없는 생성과 결합을 요구하는 도시 그 중심에 있는 요가원은 고장나버린 생산부품을 정비하고 도구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곳이 아닐까 도시를 벗어나 자연에 숨어도 완전한 사육장인 트루먼쇼 세트장 빨간약을 먹고 진실을 마주하려해도 토템없이 들어선 인셉션 이것이 돼지에게 틀어주는 클래식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더라도 나 […]

근 3년 사이에 발생했던 사건 중, 오늘 아침의 인생 첫 요가는 가장 재밌는 사건이었다. 스노우보드를 처음 탔을 때에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나는 스노우보드를 타기 위해 태어났다고 아주 짧은 기간이었지만 착각 속에 빠져 살았다. 복싱 도장을 한 달 쯤 다녔을 때에도 그런 느낌이 들었었고, 비트박스로 뽀꼬찌꼬 비트를 쪼갤 수 있게 되었을 무렵에도 그랬다. 내 인생이 나아가야 […]

우리는 언어를 기능적 도구로 여겨왔다. 소통의 수단으로, 개념을 담는 그릇으로, 경계를 구분하는 울타리로, 환영의 표상으로, 권력장악의 무기로, 문화감각의 자극제로, 실천파동의 증폭제로… 언어는 ‘문자언어와 음성언어로 나뉜다‘ 라는 좁은 설명에 담길 수 없고, 설명과 주석을 늘여 붙여도 장님이 코끼리 고루만지는 노력에 불과하다. 언어가 무엇인지에 대해 정의하기 무섭게 언어는 그 경계를 탈주해 튀어 나갔으니, 기능적 도구라는 내 편협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