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심점 : 우리가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

조직은 민주주의로 돌아가지 않는다. 다수결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곳의 목적은 평등하게 먹고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조직은 목적이 있다. 목표가 있다. 하나의 미션을 바라보고 치고 나가서 달성해나가는 것이다. 치고 나가서 달성하기에 적합한 조직마다의 방식이 있다.

그 방식은 기업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현황파악, 의견제시, 판단기준, 의사결정, 결론도출 등의 모든 활동에 스며들어 있다. 조직이란 일종의 유기체다. 조직이 겪는 현상은 다양하고 활동 또한 다양하므로 조직의 메커니즘을 하나로 정의하기란 어렵다.

조직의 메커니즘은 곧 “문제를 해결하는 우리만의 방식”이다. 문제를 찾아내는 것 / 문제를 정의하는 것 / 문제의 해법을 도출하는 것 / 문제해법을 실행하는 것 – 전체의 과정에 관한 것이다. (이것을 공정이나 방법론으로 표현되기도 하는데 적절하지 않다. 공정과 방법론이라면 다른 상황에 옮겼을 때도 작동하겠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우리만의 방식’은 다른 조직으로 옮겨지지도 않고, 옮기더라도 작동하지 않는다.)

“문제를 해결하는 우리만의 방식”은 이 곧 조직의 구심점이다. 모든 구성원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같아야 한다. 같은 방식을 갖춘 사람을 합류시켜야 한다. 같지 않아도 이 방식을 따르는 사람을 합류시켜야 한다. “문제를 해결하는 우리만의 방식”을 지키지 못할 사람은 핵심조직 안에 들여선 안 된다.

함께 뭉쳐질 수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는 함께 문제를 풀어보면 드러난다. 별도의 평가를 할 필요는 없다. 문제를 함께 풀면서 각자 문제를 인식하는 관점, 문제를 정의하는 판단, 해법을 제시하는 창의력, 실행하는 수행능력을 모두 파악할 수 있다.

“이끌든지, 따르든지, 비키든지” 여기서 ‘이끌든지’는 빠져야 한다. 적어도 지금의 내 상황에선 소용없다. ‘이끌든지’는 적임자, 총책임자의 문제해결방식의 개별성과 독창성을 인정하고 모든 권한을 위임한다는 뜻인데, 나는 지금 그런 것을 생각할 필요도 없는 2명짜리 조직이다. 조직이 20명을 넘기기 전까진 ‘이끌든지’는 필요없을 것 같다. 그럼 “따르든지, 비키든지”만 남는다. 조직에 필요한 인적자원을 바라보는 관점이 아주 단순명료해졌다.

내가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곧 우리가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내 방식을 고집하고 내 구심점을 강요해야 한다. 구심점을 고집하는 것으로 많은 문제가 사라진다.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사라진다. 구심점에 맞지 않는 사람을 평가하고 해고할 필요도 없다. 구심점을 추구하는 것만으로 알아서 모이고, 알아서 비킨다. 이 글을 쓰는 이유도 알아서 모일 수 있도록 구심점을 공개하기 위해 쓰는 것이다. 다른 선택지는 없다. 선택지가 없다고 마음을 쓸 필요도 없다. 없다면 그냥 없는대로 가면 될 일이다.

내 문제해결방법이 모든 문제를 풀진 못한다. 당연하다. 그리고 괜찮다. 나는 모든 문제를 풀지 않는다. 내가 선택한 문제만 잘 풀리면 그만이다. 그 문제를 푸는데 내 방법이 적절하지 않으면 개선하면 된다. 우선 내 방법이 옳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의심은 소용없다. 옳은지 그른지 아무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책에 나와있어도 나의 것이 아니다. 잔소리를 해줘도 들리지 않을 것이다. 경청하더라도 사람은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끝을 봐야만 내 방법이 옳았는지 틀렸는지 알 수 있다. 그러니 끝까지 가봐야 한다. 끝을 보는 것만이 문제해결 방법을 검증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끝을 볼 때까지는 내 방법을 믿어야 한다. 세상엔 다양한 문제가 있고 그 문제를 푸는 조직도 많지만 문제해결방식이 문제의 갯수나 조직의 갯수만큼 다양하진 않다. 제대로 일하는 곳은 다 같은 방식으로 일한다. 내 방법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내 취향이 반영되거나 내가 창안한 새로운 시도가 아니다. 옳다고 배운 것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내 방식이라고 표현하지 않고 옳은 방식이라 표현하면 좋겠다. 옳은 방식대로 수행하고 있을 뿐이다. 내 방식이 옳다고 믿음을 가져야 한다.

커뮤니케이션은 휘발성이 있기 때문에 글을 쓰면 좋다. 문제를 찾고 정의하고 풀어나가며 실행하는 일련의 과정이 글로 기록되어 있어야 한다. 구심점만 생각한다면 형식은 중요하지 않다. “우리만의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만 확인할 수 있으면 된다. “우리만의 방식”을 가시화하기 위해 슬로건을 만들어 붙이거나 매일 외칠 수도 있다. 송파구에서 일잘하는 10가지 방법 포스터를 만들거나, 우수한 사례에 수상하는 등의 문화적인 접근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행동강령을 만드는 것은 실수다. 기계를 작동시키기 위해 기계어로 작성된 알고리즘을 읽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대한민국에 살기 위해 헌법을 읽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구심점을 제시하는 것과 행동강령을 하달하는 것은 작동원리가 정 반대다. 바라보게 하는 것과 관리당하는 것은 힘의 작용이 정 반대로 일어난다. 구심점을 추구하면 구성원의 능동성을 이끌어내지만 룰을 하달하는 순간 피하달자는 수동적으로 변한다. 지시와 통제는 사람을 수동적으로 만든다. 피하달자에게 하달하는 순간 서로 마주보게 된다. 마주보면 에너지의 손실이 발생한다. 같은 곳을 바라보아야 한다.

내가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푸는지를 설명하는 글을 쓴 적은 있다. <1> <2> 글을 쓰는 것은 정말 우선적으로 필요한 일다. 적어도 이 글이 선언된 덕에 조직에 맞지 않는 구성원은 자발적으로 나가게 되었다. 남은 구성원은 이 글에 공감하고 또 같은 태도로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하는 방식으로 일하고 있다. 내가 많은 실수를 저질렀지만 적어도 명문화된 구심점은 작동한 것이다.

하지만 글만 쓰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글이 쓰여져 있으면 근거가 된다. 명문화하고 선포해서 모든 의사결정이나 판단의 우위를 점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글만 쓰고 최소한의 시범을 보여주지 않는 실수를 범했다. 우리만의 일하는 방식 없이 각자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삽질을 하는 안쓰러운 상태로 접어들었다.

간다. 오면 오는대로 같이 가고 없으면 없는대로 홀로 간다. <leadership lesson from dancing guy>

external brain으로서의 블로그

두뇌의 경계는 어디까지인가? 인간은 사이보그다. 태생적 신체만으로 살아가는 인간은 없다. 외부의 물질과 기계의 도움을 받아 능력의 확장을 이룬다. 두뇌도 확장한다. 펜과 노트의 도움을 받아 기억력을 확장하고, 스프레드시트의 도움을 받아 연산력을 확장하고, 마인드맵의 도움을 받아 정리력을 확장하고, 정보습득도구의 도움을 받아 발상력을 확장한다. 어디까지가 내 두뇌인가? 두개골 안에 들어있는 뇌만 두뇌인가? 내가 쓰고 있는 두뇌 확장팩들까지 모두 합쳐 두뇌로 여겨야 한다.

이 블로그 또한 나의 external brain 중 하나이다. 두뇌를 그대로 전자기기에 옮기겠다는 뉴럴링크 프로젝트에 대해 나는 회의적이다. 내 살아생전 실현되는 모습을 보진 못하겠지. 구현된다 하더라도 블랙미러에 나온 모습처럼 완전한 인격이나 능력이 복제된 모습은 아닐 것이다. 두뇌 속에서 일어나는 전기신호는 의식활동의 부분적 작동방식일 뿐이기 때문이다. 두뇌의 가능성을 확장한다는 데에는 공감하지만 전기신호와 같은 미시적 작동방식은 두뇌 활동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두뇌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활동결과로서의 의식이다. 그리고 의식 활동은 두뇌만으로만 이뤄지지도 않는다. 이 블로그는 내 두뇌의 일부다. 의식활동의 주요 기록공간이며, 각성을 촉진한다.

 

기록 : 한 사람을 정의할 때, 기계론적인 관점에서의 메커니즘만으로 설명하지 못한다. 인간의 존재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개념을 모두 합친 범주를 넘어선다. 과거의 경험은 특정 인간을 정의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환경적인 요인으로부터 독립적일 수 없는 존재인 인간은 과거의 사건들로부터 끊임없이 영향을 받는다. 과거의 사건은 독립적으로 과거에만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현재에 개입하여 미래를 결정짓도록 만든다. 따라서 중요한 사건이나 감정은 존재의 일부다. 생각은 휘발성이 있고 기억력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기록보조매체가 필요하다.

사유 : 사유의 도구는 언어다. 언어가 없다면 사유할 수 없다. 언어는 음성언어와 문자언어로 나뉜다. 숙련도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대체로 coding과 decoding의 프로세스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두 언어는 직관적이다. 하지만 음성언어는 단점이 많다. 음성언어는 기록하고 읽어들이는 과정에서 linear할 수 밖에 없어 시간의 제약이 발생하며, 저장과 관리 분류를 컴퓨터와 같은 보조장치를 통해 처리할 수 없기 때문에 규모있는 확장이 불가능하다. 사유의 주언어로 문자언어를 택했다. 글로 생각하고 글로 기록하는 것은 두뇌 확장을 위한 1조건이다.

의사 결정 방법론 연구 (자전거 코스 결정 방법론)

사르트르는 인생이 Birth와 Death 사이의 Choice라고 말했다. 알베르 카뮈는 “자살을 할까, 커피를 마실까”라는 명언을 남겼다. 가장 일상적인 사건과 가장 낯선 사건을 선택지로 두니 실로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는 것이 느껴진다.

지난 글 <라이딩 콘셉 결정 방법론>에서 방법론적 접근을 시도했다. 결론이 썩 만족스럽진 않다. 방법론은 언제나 그렇듯 한계가 있다. 구성원이 방법론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따르지 않는다면 작동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방법론은 도움되기보단 탁상공론으로 남는다.

라이딩 코스를 짤 때, 그저 모두가 가고 싶어 안달이 난 코스였다면 의사결정 방법론을 적용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또는 집단의 구성원들이 서로 무엇을 원하는지 말하지 않아도 다 아는 수준의 케미가 있었다면 방법론이 필요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방법론이 필요하다는 것은 누군가의 손해 혹은 불만족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고, 동시에 누군가의 이익 혹은 만족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방법론을 꺼내 들었다는 것만으로도 안타까운 상황인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안타까운 수준을 넘어 절망스럽고 비참하다. 올바르지 않은 의사결정 구조 때문에 정작 아무도 원하지 않았던 선택지로 향하는 집단적 오류도 흔히 발생한다.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이라는 명제를 도덕시간에 배웠음에도 우리는 그 상태에 한발짝이라도 다가갈 방법을 잘 알지 못한다. 나는 방법론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는다. 집단적 협력을 통해 인류를 진보의 길로 이끌 유일한 희망이라 믿는다.

기업의 임원은 실무적 노동은 전혀 않고 종일 의사결정만 하는데 그 양이 80회에 달한다. 도구적, 기술적 방법이 없다면 처리할 수 없는 분량이다. 세계는 코로나19로 비대면 커뮤니케이션이 더욱 자주 일어나는 언택트(un-tact)의 시대를 맞이했다. 대면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정보보다 훨씬 더 적은 정보만으로 판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 잦아져 잘못된 선택으로 인한 비용 손실은 커질 것이다. 직관, 촉, 케미에 의한 판단은 이미 비합리적인 방식이었지만, 앞으로는 더욱 활용되기 어려워진다. 앞으로 인류는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론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더 뼈저리게 실감할 것이다.

따라서 이 연구는 단순히 라이딩 코스를 더 잘 결정하는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 전 지구적인 문제로 확장될 수 있다. 물론 나의 본업과도 연관이 있다. 나로선 1타 3피다. 구조적인 선택방법론을 연구하는 것이야말로 다가오는 새 시대를 맞이하는 선진적인 자세, 생존과 윤택한 삶을 추구하는 슬기로운 자세다.

인류가 이제껏 제안한 의사결정방법론만 간단히 추려도 60개 이상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먹물들이 써놓은 것들이라 실용적이지 않다. 분야가 상이해 적용하기 어려운 것도 많다. 기존에 제시된 방법론도 검토는 하겠지만,  라이딩이라는 분야에 적합한 의사결정방법론을 내가 기필코 새로이 창안하겠다는 각오로 접근할 것이다. 철저하게 실리적이고 합리적이며 구조적인 관점을 고수할 것이다.

 

가위바위보

누구나 어렸을 때부터 줄곧 즐겨운 친숙한 의사결정 방법론이자 게임이다. 승자가 있다면 패자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상호 격렬한 대립이나 경쟁이 벌어지고 있을 때 가위바위보를 통해 결정하게 되면 긴장감도 즐기며 빠르게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각자 한 가지씩의 선택지를 주장해야 하고, 자신의 선택지가 선택되길 강렬히 원해야 이 게임의 의미가 있다. 결정 방식은 거의 랜덤에 가까워 비이성적이다. 따라서 승자는 있으나 패자는 없는 경우, 더 정확히 말하자면 패자가 되더라도 손해를 보지 않는 경우에 적용할 수 있다. 주로 경품을 추천할 때나, 길거리에서 주운 만원을 누가 가질지를 결정할 때 적용되곤 한다.

동전 던지기 / 사다리타기

가위바위보와 다른 점은 참가자들이 결정이 내려지는 과정에 직접 관여하지 않고 외부의 무작위성에 의존한다는 점이다. 때문에 최종결과에 대해 겸허한 마음으로 순응하게 된다. 승리의 쾌감은 반감되지만, 패배의 충격도 완화시킬 수 있다.

다수결

민주사회에서 만장일치를 이뤄낼 수 없을 때 이용하는 대표적인 차선책이다. 다수의 횡포에 의한 패권주의가 형성되어 소수를 배척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특정 분야에선 다수의 비전문가들 오답을 선택하곤 하기에 이 의사결정 방법이 해당 사안에 적합한지 검토해보아야 한다.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일차원적으로 추구할 땐 좋은 선택 방법인 것처럼 보이지만 불행의 총합에 대해서는 계산하지 않기에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고, 문제를 감안하고 갈 뿐이다.

리스트 제시 & 투표

선택지의 이름만 달랑 있고 디테일이 결여되어 있는 불완전 정보로는 올바른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없다. 구성원 모두가 선택지에 대해 자세히 이해하고 있다면 제목만 적힌 리스트로도 충분하겠지만, 추가 정보가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선택지의 추가 정보를 어떤 형식으로 준비할 지에 따라 다음 4가지 방법론으로 분화된다.

요요 다 붙어라 **

집단의 규모가 너무 커서 부분 집단을 만들 때 적용할 수 있는 방법론이다. 이 방법론의 맹점은 제안자가 수용적인 상황에 놓인다는 데서 발생한다. 일단 지원자가 모집되면 제안자는 지원자를 검토하거나 심사할 기회를 갖지 못한다. 지원자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거부하지 못하는 것이다. 따라서 머릿수만 채우면 되는 상황에 주로 적용되곤 한다. 이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선 제안을 할 때 특정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요구사항을 명시해 공고를 배포하면 지원자를 박탈할 권한을 가질 수 있다.

피칭 & 투표

<요요 다 붙어라>와 개념이 같지만 제안자가 2명 이상일 때 선택 절차가 추가된 것이다. 선택 절차는 다수결의 원리에 따른다. 집단이 분리되어도 괜찮은 상황이라면 <요요 다 붙어라>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어도 선택 절차가 필요하진 않을 것이다. 한 가지 선택지로 추려야 한다는 상황이다. <요요 다 붙어라>는 제안자가 지원조건을 설정하는 권한을 가진 갑이었지만, <피칭 & 투표>에서는 반대로 구걸과 부탁을 해야 하는 을이 된다. 제안자는 자신의 선택지가 선택될 수 있도록 경쟁적인 홍보활동을 펼쳐야 하는 게 관전포인트 꿀잼 팝콘각이다.

장단점{Pros/Cons} 서술 > 순위 조정

<피칭 & 투표>의 절차에 주관을 빼고 객관성을 가미한다. 개인의 주관이 들어갔던 피칭은 장단점을 객관적으로 나열하는 것으로 바뀌고, 구성원들의 주관적인 의사표현은 조직 관점에서 합리적인 우선순위 조정으로 바뀐다. 순위의 조정은 1군, 2군, 탈락 정도로 불명확하게 그룹핑한 뒤 1군의 선택지에 대해서 깊이 있는 논의를 진행하는 것이 빠른 진행에 도움된다.

시나리오 서술 > 순위 조정 *

시나리오 기법은 앞으로 경험할 수 있는 상황과 발생할 수 있는 변수를 예측해 서술하는 것이다. 장단점을 융통성없이 나열하는 것보다 어떤 것이 더 마음에 끌리는 지를 가늠해보려면 생동감있는 정보가 이야기를 전달하듯이 시나리오로 작성되는 것이 더 적절하겠다. 미래의 경험에 대해 전체적인 윤곽을 그려냄으로 의사결정권들은 상황별 판단의 근거를 제공받을 수 있다.

후회 최소화 선택 방법론

제프 베조스가 아마존 창업을 결심할 당시 사용한 방법론이다. 무탈하게 잘 다니고 있던 연봉 2억의 회사를 계속 다닐지, 리스크를 감안하고 모험을 하는 선택지 사이에서 그는 고민했다. 확정적으로 가질 수 있는 이익을 모두 포기할 리스크 앞에서 리스크만 따지면 1대 99의 차이다. 그는 리스크를 보지 않기로 했다. 선택을 포기했을 때 얼마나 큰 후회가 남을지를 따지기로 했다. 실리적인 계산을 하지 않고 마음이 동하는 곳으로 향했던 그는 20억의 자산을 포기한 대신 200조의 자산가가 될 수 있었다.

형이 짜르고 동생이 골라 **

케익을 먹을 때마다 싸우는 형제에게 내린 현명한 부모의 지혜를 빌린다. 코스를 제안하는 사람과 선택하는 사람을 분리한다. 코스를 제안하는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코스만 제안할 것이기 때문에 어떤 선택이 내려지더라도 만족할 것이고, 선택하는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으니 이 또한 만족할 것이다.

모든 구성원의 강제 제안 > 탈락 > 선정 *

우리 회사에서 점심 식당 고를 때 쓰는 방법론이다. 각자 2개의 식당(또는 메뉴)을 제안한다. 제안 개수는 무조건 채워야 하기에 별다른 의견이 없는 날엔 김밥천국이나 3만원짜리 한정식 같은 얼척없는 제안으로 개수를 채우면 된다. 그렇게 6~8개의 선택지가 후보로 제시되면 한 명씩 돌아가면서 최악의 선택지를 제거한다. 누구부터 선택지를 제거할지, 1인당 몇 개를 제거할 지는 제한하지 않아도 된다. 최종 선택지가 2~3개로 좁혀질 때까지 계속 돌아가며 선택지를 탈락시킨다. 최종 선택지가 2~3개로 좁혀진다면 그 중 1개를 선택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대체로 최종 단계에선 만장일치로 결정되기 때문에 기분 좋은 발걸음으로 식당에 향할 수 있어 밥맛도 좋게 느껴진다.

이 의사결정 방법론을 거치면 모든 구성원이 모든 절차에 같은 무게로 관여하게 되므로 입체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해진다. 의견을 평면배치한다는 것도 좋은 점이지만, 아무런 의욕없이 집단생활에 참여하지 않으려는 아싸도 참여할 수 밖에 없는 강제사회화 기능도 있다. 한국의 문화적 특성상 의견을 피력하는 것이 무례하다 여겨지는 문제, 내성적인 사람의 소극적인 태도 문제, 나보다 남을 먼저 배려해서 자신의 의견을 숨기는 문제를 유쾌하게 해결할 수 있다.

다만, 구성원이 많아질수록 매번 무난한 식당을 가게 된다. 탈락 과정이 필수적으로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예측불허하고 기발한 선택지는 매번 탈락할 수 밖에 없어 평균 편향 현상이 발생한다.

다중 기준 의사 결정 (Multiple-criteria decision analysis)

하나의 기준으로 판단하기 어렵고 여러 기준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경우 적합하다. 예를 들어 자동차를 구입할 때라면 가격, 연비, 승차감, A/S편의성, 기업이미지와 같은 기준을 평가하는 것이다. 평가 기준들은 속성(Attribute) 혹은 목적(Objective)으로 나뉠 수 있다. 속성은 스펙을 따지는 것이고 목적은 해당 선택지를 통해 무엇을 이룰 수 있을지를 따져보는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여러 측면을 고려하는 것이 MCDA를 사용하는 이유이기 때문에 두 가지 모두 평가해도 좋다.

등간 척도와 비율 척도로 나타낼 수 있다면 수량화, 정량화 할 수 있다. 숫자로 나타낼 수 있다면 연산할 수 있다. 컴퓨터가 계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준마다 가중치를 두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주관적 판단의 영역, 정성적인 영역을 정량적 세계로 끌고 들어가는 실수를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기준이 많아지면 오히려 잘못된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MCDA + 표준편차 분석 + 끝장 토론

나는 운이 좋게도 어린 나이에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맡아 운영한 적이 있다. 스타트업 산업이 태동하던 시기였다. 당시 대부분의 스타트업 평가 담당자들은 나름대로의 MCDA를 만들어 썼는데, 자신이 개발한 MCDA의 이유와 근거를 알진 못했다. 이 방법에 문제가 있다고 입을 모아 얘기했으나 아무도 해법을 제시하진 못했다.

심사위윈이 평가하는 과정에서 나온 의견과 실제로 MCDA과정을 거친 평가 결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심사위원들이 점수를 작성할 때가 문제인지, 취합하는 과정에서 문제인지를 찾아내야 했다. 우선 점수를 취합하기 전 심사위원들 간의 점수 격차를 눈여겨보았다. 극단적인 점수 차이를 보이는 스타트업을 표준편차(standard deviation)으로 쉽게 계산해 추려낼 수 있었다. 사업에 대해 이해할 수 없기에 0점을 줬다는 심사위원의 점수는 평균점으로 제출하도록 조정했고, 프로그램과 별개로 이미 스타트업과 인연을 맺어오고 있어 평가에 중요한 정보를 공유한 심사위원 덕에 다른 심사위원의 최종 점수가 바뀌기도 했다. 이런 끝장토론을 한차례 거치고 나니 10팀 중 3팀의 운명이 바뀌었다.

정량의 기법을 보조적으로 활용하면서 정성적 논의를 중점적으로 전개시킨 훌륭한 사례랄까. 7년 전 고안한 절차지만 지금 다시 생각해도 스스로 대견스럽다.

목표지향(Goal Oriented) & 제한조건(Don’t) 수렴 > 선택지 구성 **

이 방법론엔 모더레이터가 필요하다. 선택지를 제시하기에 앞서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한다. 구성원은 “이런 라이딩을 하고 싶어요”, “이런 라이딩은 싫어요”와 같이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 조건을 수렴한 뒤 선택지를 찾거나 생성하기 때문에 선택지 결정 과정은 생략, 축소될 수 있다.

제한 조건이 많아질수록 선택지가 줄어들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구체적인 제한 요건이 있어야 선택지가 명확하게 추출된다. “흰색 물체 10개를 말하시오”라고 물었을 때보다 “당신의 방 안에 있는 흰색 물체 10개를 말하시오”라고 물었을 때 더 많은 답을 할 수 있다.

Goal은 지향점이고 Don’t는 지양점이다. 추구하는 것과 피하는 것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해 고려한다. 제한조건(Don’t)을 수렴한다면 구성원들의 불만족을 최소화할 수 있다. 최악을 피하는 것만으로도 최선으로 향할 수 있다.

간혹 대립하는 목표들이 제시될 수 있다. [침질질 운동하고 싶어요]와 [샤방으로 타고 싶어요]는 대립한다. 조건의 대립이 있다면 합의점을 애써 도출하는 것보다 그룹을 쪼개는 판단이 나을 때도 있다.

실질적 문맹률이 높은 대한의 현대인들은 문장보다 키워드로 말하는 것에 익숙하다. 자신이 원하는 라이딩의 해시태그로 표현하라고 하면 의견을 더 많이 수렴할 수 있다.

의견을 수렴할 때 의견의 무게를 구분하는 것이 좋다. [알러지가 있어서 꽃가루 날리는 곳은 불가능해요]는 필수 조건으로 접수해야 하지만 [차량통행이 적은 곳이면 좋겠어요]는 부수적인 조건으로 접수해야 한다. 필수조건과 욕심조건을 구분한다면 의견 수렴에 도움된다.

 

 

* 표기는 라이딩 코스 결정 방법론에 적합한 것

주법의 해체분석과 새로운 주법의 발견

▣ 연구 배경

주법을 연구하고 체화시키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어느 순간 주법을 무한정 다양화시키는 것으로 목적이 변질되었다. 종류만 많아질 뿐 나의 라이딩 스타일 스펙트럼이 넓어지진 않는다.

어떤 일이건 진행과정에서 퇴적물이 쌓여 복잡도가 증가하기 마련이다. 이럴 경우 주기적으로 리팩토링 해줘야 한다. 바탕화면 정리, 디스크 조각모음, 안쓰는 책 버리기 같은거.

미분 후 경우의 수 조합 방법론을 적용한다. 어떤 이는 이런 나를 보고 분류를 하지 않고선 못배기는 분류불안에 빠졌다고 말했고, 어떤 이는 이런 나의 모습에 진절머리가 난다며 분류병자라고 욕했다. 어쩌나. 이게 나인 걸. MECE는 나의 삶인걸.

▣ 주법 해체분석 개요

주법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속성을 계열로 삼고,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조합한다.

자전거 위에서 구현가능한 페달링은 무궁무진하지 않다. 안장에 골반의 위치가 속박되는 시팅일 경우 더욱 제한적이다.

밟땡, 밀땡은 가능하지만 밟밀은 불가능하다. 밟거나 밀거나 둘 중 하나다. 크랭크를 회전시키는 역할을 밀어서 수행할지, 밟아서 수행할지는 선택의 문제다. 골반의 위치와 주동근의 차이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미는 것은 둔근 위주 밟는 것은 대퇴근 위주라고 보면 된다.

시팅에서는 힘의 전달이 안장을 중심으로 전해진다. 핸들 그립의 위치나 상체의 각도, 움츠린 정도는 댄싱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다. 에어로 자세를 취하는 것이 아니라면 각 주법에 자연스러운 상체 각도와 핸들의 위치를 취하면 된다. 시팅의 상체 포지션까지 의식할 필요는 없다. 척추 모양은 사람마다 다 다르다. 그러니 제 몸이 알아서 찾아낼 것이다.

반면 댄싱은 핸들 그립의 위치와 상체의 기립정도, 무게중심이 중요하다. 골반이 안장으로부터 해방되기 때문에 고려해야 하는 변수들이 많아진다. 변주를 통한 확장응용이 가능하다.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아져 연구 난이도는 높아진다. 댄싱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장기연구과제이므로 오늘은 시팅에 관한 얘기만 한다.

▣ 미분, 연산, 출력, 정리

시팅의 경우의 수 : 독립행위 9개에 복합행위 6개 총 15가지 나온다. (3*3)+(2*3)=9+6=15

댄싱의 경우의 수 : 독립행위 18개에 복합행위 12개 총 30가지 나온다. (3*2*3)+(2*2*3)=18+12=30

상체기립의 정도와 그립의 위치까지 고려한다면 경우의 수는 (3*2*2*2*3)+(2*2*2*2*3)=72+48=120가지가 되어 너무 어려우므로 두 속성은 제외한다.

경우의 수가 나온다고 주법이 되는 것은 아니다. 구현이 불가능한 주법도 있고, 활용효율이 떨어지는 주법도 있다. 제거한다.

▣ 연구 결과

본 연구에 따르면 세상에 존재할 수 있는 시팅주법은 5가지 밖에 없다.

나는 구현할 수 있는 시팅이 7가지라고 생각해왔지만, 실제로는 4가지만 쓰고 있었다. 결국 같은 주법에 이름만 다르게 붙였던 것.

본 연구에 따르면 댄싱주법은 6가지 밖에 없다.

네이밍이 입에 잘 붙는 형태는 아니지만 코드화 해두어서 정보가 함축적이다. ex) 싵전밀땡 : 시트의 앞부분에 앉아 밀고 당기는 주법이란 뜻이다.

▣ 실전 적용 후기 (일단 오늘은 시팅만)

싵후밀 : 둔근으로 민다. 새끼발가락이 앞으로 향하도록 힘주면 신체와 머신은 리듬감있게 비틀어진다. 12시-3시까지 민다. 라이더는 느낌상 수평으로 앞으로 미는 것 같은 착각이 들 것이다. 미는 발 쪽의 후드를 힘껏 잡아 당겨야 후면코어가 골반을 통해 힘을 전달할 수 있도록 균형을 잡아준다. 또는 바탑을 주먹 바깥쪽에 힘을 주어 잡고 팔꿈치를 약간 굽혀 흉곽을 넓히는 것도 방법이다. 프룸의 업힐 그립이다.

싵중밟땡 : 엄밝으로 2-4시 밟는다. 발 끝으로 통통 튀듯이. 반대편 발은 보조하듯 7-11시 당긴다.

싵전밟땡 : 엄밝으로 3-5시 밟는다. 발 끝으로 통통 튀듯이. 스트로크를 짧게 치는 것이 효율적이다. 반대편 발은 보조하듯 8-12시 당긴다. 안장 위치만 조금 당기면 각도조절은 알아서 다 된다.

싵전땡 : 장요근으로 허벅다리 당긴다. 보조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독립적으로 사용해 다른 주동근들을 모두 쉬게 할 수도 있는데, 파워가 약하고 장기지속이 불가능하므로 스트로크 20번 이내에 다른 주법으로 교대해주어야 한다.

싵전밀밟땡 : 상체를 최대한 앞으로 내밀고 숙여 TT자세를 억지로 만들어내낸다. 내전근 주법과 안장위치가 같지만 상체의 각도에서 차이가 생긴다. 둔근도 쓰고 햄스트링도 쓸 수 있어 폭발적인 파워를 낼 수 있다. 지오메트리가 이 자세에 최적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둔근을 쓰려면 발목이 꺽인 상태로 눌러야 한다.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려 있고 안장의 좁은 부위에 골반을 걸어야 하므로 노면이 좋지 않은 상태에선 위험할 수 있다.

▣ 싵전밀밟땡 주법 심층분석

둔근을 활용해 다리를 펼치면서 햄스트링으로 당기는 모션도 동시에 취할 수 있다. 밀어내는 데에 최적화된 포지션은 아니지만 더블 스트로크가 동시에 이뤄지기 때문에 단일 근육에 걸리는 부담이 줄어들고, 결과적으로 더 적은 힘으로 스트로크한다는 느낌이지만 실제로는 더 큰 파워를 낼 수 있다.

싵전밀밟땡을 4월 9일 북악 다녀오는 길에 우연찮게 구현한 적이 있다. 그 당시엔 내전근으로 빠르게 굴린답시고 안장의 앞에 앉아서 에어로 자세를 취했던 것인데, 내전근 페달링으로 굴린다는 느낌과는 뭔가 달랐다. 잘 나가길래 6키로 정도를 그 상태로 밟았는데 나중에 보니 그 구간 동안 심박이 210이 찍혀 있었다.

높은 심박은 동시에 활용한 근육의 양이 많았다는 것이다. 밟는 근육인 대퇴부는 보조적으로 지원되지만 밀밟땡이 어느정도 가능한 주법이다. 대미지를 큰 근육들이 골고루 분담하기 때문에 심박과 심폐의 능력을 끌어쓸 수 있다. 결과적으로 자세의 변화없이도 장기간 지속시킬 수 있다.

이 자세에선 상사점이 1시 하사점이 7시가 된다.

싵후밀을 주주법으로 쓰면 근전환을 자주 해줘야 한다. 안장 뒤에 앉았을 때는 하사점까지 내려갔을 때의 다리가 너무 펴져있는 상태라 땡기는 모션이 비효율적이며 파워를 내지도 못한다. 또 단일 스트로크를 좌우가 번갈아서 반복할 뿐이다. 이 경우 밀어내는 둔근에만 피로가 축적되기 때문에 근전환을 자주 해주어야 한다. 싵전밀밟땡만으로 지속적으로 조질지, 싵후밀을 주주법으로 사용하되 근전환으로 풀어주며 조질지는 선택의 문제다.

▣ 연구 이후

싵전밀밟땡 자세가 더 잘 나올 수 있도록 안장코를 5mm정도만 높이겠다.

주법들의 전환 순서를 묶어서 묶음동작화 시켜 숙달해야 한다.

하지만 그 숙달 과정은 이와 같은 이론적 접근방법을 적용하는 것은 좋지 않을 것이다. 주법들을 조합하는 것 또한 5! 또는 6! 또는 11!의 조합갯수가 발생한다. 39,916,800가지의 조합방식이 존재한다. 전환 순서는 몸이 알아서 찾아내도록 하자. 이제 몸의 피드백에 귀를 기울여라.

일을 대하는 두 가지 관점 : 쫓길 것인가 쫓을 것인가.

쫓기며 사는 사람과 쫓으며 사는 사람이 있다. 둘 중에 누가 더 잘 살까? 대체로 쫓는 사람이다. 쫓기는 사람은 쫓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 어떻게 단정할 수 있냐고? 내가 쫓기는 사람이니까. 음… 구차하게 설명을 덧붙이자면 나는 쫓기는 사람에서 쫓는 사람이 되고 싶은 그런 상태야.

쫓겨서 사는 사람도 간혹 폭발적인 에너지와 성과를 낼 때가 있는데, 그건 쫓길 때야. 생존의 위협을 받을 때. 죽을 고비가 눈앞에 있다면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고난과 역경은 사사로운 것들이거든. 난 27살에 서울에 올라왔고 그 무렵 나 뿐만 아니라 나의 지인들도 다 독립을 하는 시기였어. 자취도 하고 해외에서 거주도 해봤지만 완전한 독립은 27살이었다고 해야할 것 같아. 그 뒤로 나는 아득바득 살았다.

사회 초년생 때 100만원 조금 넘는 돈 받으면서도 20만원어치씩 책을 샀다. 나한테 투자하려고. 이거 일종의 강박이야. 나한테 투자하지 않으면 그 환경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거든. 오래 걸리는 일이라는 것도 알았고 막막했지만 다른 방법은 없었어. 그냥 꾸준히 내공을 쌓았다.

일할 때 프로젝트가 있으면 모든 것을 쏟을 수 있었다. 갈아 넣었다는 표현은 맞지 않고, 완전히 그 속에 빠져들었다. 일은 당연히 그렇게 해야지. 깜냥보다 큰 프로젝트를 몇 개 맡을 수 있었던 행운으로 나는 일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다.

30살에 첫 창업하고 2년 동안은 한 달에 한 번 밤을 샜다. 그렇게 집중적으로 input을 넣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산업, 정보처리, 기획, 광고, 영업, 글쓰기, 미디어, 워드프레스, 마케팅, 홍보, 퍼포먼스마케팅, 콘텐츠제작시스템, 사업경영, 웹사이트… 등 분야를 하나 잡고 조졌다. 이 또한 당장 성과가 나오는 일이 아니라는 것도 알았고 막막했지만 다른 방법은 없었다. 그냥 꾸준히 내공을 쌓았다. 첫 사업은 밥벌이만 겨우 하고 접었다.

서른 다섯이 되고 나니까 딱 에너지가 갑자기 줄어 드는 거야. 이유가 뭘까? 추구하는 게 없기 때문이야. 먹고 살만 하거든. 막 재산이 10억씩 있어야 한다는 열망도 없거든. 자산을 무지하게 쌓아서 허영을 부리고 싶은 마음도 없어. 사회적인 명성과 지위를 갖는 것도 참 세속적이고 하찮다고 생각해.

나는 줄곧 쫓기면서만 살았어. 해방되고 싶어서, 벗어나고 싶어서. 저 사람은 싫으니까 끊어야지. 나는 지금의 가난으로부터 벗어 나야지. 저 사람처럼 안 살아야지. 저 회사처럼 안 되어야지. 다 피하려고만 하니 지향점이 없는 거야.

이런 회피대상들이 나란 존재를 어딘가로 밀어내긴 하는데, 끊임없이 표류하고 있고, 위치는 크게 변함이 없어. 갑자기 정신이 든 거지. “아 맞다. 나 어디로 가야 하지?” 근데 이 질문에 대답을 지금 일년 넘게 못하고 있는 거야. 일년은 무슨 지난 9년 동안 한 번도 안해본 생각인데 그게 금방 나오겠니.

쫓으며 살아야 돼. 그래야 돼. 쫓는 놈은 역순으로 계획을 세워. 목표가 있다면 수행계획을 역순을 짜낸다고. 그 방식은 아주 성공률이 높아. 쫓기며 사는 놈은 시간을 순방향으로 살아. 오늘은 내일을 보고, 내일은 다시 오늘이 되어 내일만 보고 살아. 어디로 갈지 두 수, 세 수 앞을 내다볼 수 없어.

순방향은 경우의 수가 무한정 늘어나. 내일의 선택에 따라 모레의 선택지가 또 늘어나게 되지. 기하급수적으로 선택지가 늘어나기 때문에 그 선택지들을 다 예상할 수도 검토할 수도 없어. 역방향은 경우의 수를 좁히는 사고방식이야. 가능한 방식만 생각하는거야. 일을 성취하고 성과를 내려면 역방향으로 설계해야 돼. 목표부터 세우고 역순으로 계획을 세우자고.

 

그래 잘해보자고!

그런데 다시 이 문제네? 목표가 없네? 야 너 왜 사니?

자가피팅을 고집하는 사람의 개똥철학

나의 머신은 이미 한 명의 무릎을 박살냈다. 전주인은 이번 생엔 더이상 자전거를 탈 수 없게 되었다며, 자전거를 나에게 넘겼다.

그렇게 로드바이크에 입문한 지 2년이 되었다. 난 20대 초엔 MTB를 탔다. MTB를 타듯이 로드 탔더니 온몸이 아팠다. 대부분의 통증은 일시적 사건으로 지나갔다. 몸이 적응한 것이다. 하지만 무릎 통증은 전혀 잡히지 않았다. MTB를 십년 넘게 타면서도 무릎이 아팠던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로드는 왜?

무릎이 박살난 전주인은 문제가 뭐였는지 정확히 모른다. 몇 가지 단서를 가지고는 있었다. 『실내에서 고정된 로라를 오래 탔다. 저회전 고파워 페달링을 사용했다. 안장을 높이고 당기는 근육을 너무 많이 썼다. 클릿의 유격을 넉넉하게 줬어야 했다… 』 하지만 어떤 단서가 치명적인 대미지를 입혔는지 확신하진 못했다. 원인이 하나일 수도, 여럿이 복합적인 문제를 일으켰을 수도, 또는 파악하지 못한 다른 원인이었을지도 모른다.

 

잦은 무릎 통증을 걱정하는 지인들의 피팅 권유에도 불구하고 나는 자가피팅을 고집하고 있다.

피터가 내 무릎 통증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도 못할 것이라 믿고 있기 때문이다. 보통의 피팅-서비스는 3가지 꼭지점의 적정 위치를 찾아주는 데에 그치기 때문이다. 정상범주 피팅은 어렵지 않다. 책도 있고 구글도 있고 유튜브에도 있다. 모르는 내용은 찾으면 금새 나온다. 나도 정상범주를 벗어났던 피팅을 교정함으로 통증을 해결해왔다. 하지만 그 이후로도 새로운 종류의 통증이 발생했다. 피팅이 안 맞아서가 아니다. 피팅이 안 맞는 것이 문제라면 육각렌치만으로도 해결되었어야 할 일이다.

피터가 내 무릎 통증에 대한 해법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난 해법만 덜컥 받고 싶진 않다. 과정까지 알아야 하겠다. 피터가 내린 처방이 어떤 이론적 배경과 추론을 통해 도달한 것인지 나는 알아야 하겠다. 피터는 피팅 다 받았으면 자전거 갖고 빨리 꺼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 내가 이것저것 물어보면 피터는 버럭 화낼 것이다. 내가 당신 선생이냐며, 그렇게 잘 아시는 분이 왜 왔냐고 할 것이다.

이번 통증에 대한 처방을 받아 오더라도 머지않아 새로운 통증이 발생할 것이다. 지금까지 내 무릎 통증에 영향을 미치는 수십가지 단서를 찾았다. 어제도 새로운 통증이 나타났고 새로운 단서를 찾았다. 다음달에 통증이 발생한다면 어제와는 다른 원인으로 인한 새로운 문제일 것이다. 누구도 아직 발생하지도 않은 통증까지 예측하고 예방할 순 없다. 그렇다고 매번 새로운 문제가 생길 때마다 피터를 찾을 수도 없다. 왜 또 왔냐고 버럭 화낼 것이다.

결국 내가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갖춰야 한다. 피팅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인생을 살아가는 태도와 자세다. 어떤 문제에 봉착했을 때, 외부의 존재에게 의존하려는 태도. 그것은 나약함이다. 나는 강해지기 위해 자전거를 탄다. 타인에게 의존하면서 강해지고 싶지 않다. 그것은 모순이다. 그것은 강해진 것이 아니다. 자력으로 생존이 불가능해진 원숭이일 뿐이다.

오소리는 착한 원숭이의 먹이를 빼앗을 목적으로 꽃신을 선물했다. 원숭이는 꽃신이 다 닳아 다시 맨발로 다니려고 했지만 이미 꽃신에 익숙해져 맨발로는 발이 아파서 걸을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오소리는 처음과 달리 꽃신을 선물로 주지 않고 값을 올려 비싸게 판매하려 하였다. 결국 더 이상 꽃신을 살수 없게 된 원숭이는 오소리의 종이 되어 ‘내힘으로 살아갈수 없게 된 것’을 후회한다. ─ <원숭이 꽃신>의 줄거리, 1977, 정휘창

 

    • 피팅의 3가지 꼭지점 : 안장 / 페달 / 핸들

안장의 종류 : 내 척추가 snake / cameleon / bull 셋 중 어떤 타입인지
안장의 위치 : 안장이 높다 / 낮다 / 앞으로갔다 / 뒤로갔다 / 각도가 내려갔다 / 각도가 올라갔다

페달 : 페달의 종류(평페달 / MTB클릿 / 시마노 / 스피드플레이 / 룩)
페달의 위치 : 앞으로갔다 / 뒤로갔다 / 안으로갔다 / 바깥으로갔다
페달의 각도 : 안짱으로모으냐 / 팔자로벌리냐 / 유격이몇도냐

핸들 : 좁냐 / 넓냐 / 깊냐
스템 : 머냐 / 가깝냐

    • 3가지 꼭지점으로 인해 결정되는 신체의 각도

상체와 팔의 각도
골반과 허벅다리의 각도 (가장 높을 때, 가장 낮을 때)
허벅다리와 종아리의 각도 : 무릎 (가장 높을 때, 가장 낮을 때)
종아리와 발의 각도 : 발목 (펴졌을 때, 당길 때)

    • 피팅 : 원인 >> 증상 >> 처방

3가지 꼭지점으로 적정 위치를 찾아내는 피팅은 어렵지 않다. 의사가 진료를 볼 때 증상을 통해 원인을 추측하고 처방을 내린다. 똑같이 [원인 >> 증상 >> 처방]의 틀에 넣어보면 해법이 정리된다.

3시 방향 무릎이 페달보다 앞에 위치 >> 무릎 앞 통증 >> 안장 위치 뒤로 or 클릿을 슈즈에서 앞으로
3시 방향 무릎이 페달보다 뒤에 위치 >> 무릎 뒤 통증 >> 안장 위치 앞으로 or 클릿을 슈즈에서 뒤로
큐팩터를 너무 좁힌 문제 >> 내측관절부하 >> 슈즈에서 클릿 안쪽으로 밀기
슈즈와 클릿의 나사가 헐거워져서 플로팅 발생 >>무릎 전체 통증 >> 나사 죄기

일반적인 피팅-서비스는 [꼭지점세팅 > 신체각도구현] 두 가지 요소로 이뤄진다고 했다. 더 포괄적인 의미의 피팅을 구현하기 위해선 신체특이성과 주법이라는 요소도 포함시켜야 한다. 네 가지 요소의 상관관계를 순서를 바꾸면 다양한 조합이 만들어질 수 있다. 피팅을 접근하는 방법이다.

① [꼭지점세팅 > 신체특이성 > 신체각도구현 > 주법]
② [신체특이성 > 꼭지점세팅 > 신체각도구현 > 주법]
③ [주법 > 꼭지점세팅 > 신체특이성 > 신체각도구현]
④ [주법 > 신체특이성 & 신체각도구현 > 꼭지점세팅]

①번은 이상적인 꼭지점을 세팅한 뒤 자세를 교정해서 신체각도를 구현하는 것이다. 이 접근법은 경험이 없는 입문자에게 제공되어야 한다. 다양한 주법이 있다는 생각조차 하지 말고 기본부터 잘해라.
②번은 신체에 특이사항이 있거나 뒤틀림 정도가 심각해 피팅에 반영해야 하는 경우다. 안장 또는 신발을 체형에 맞는 것으로 고른다거나, 다리길이의 차이를 반영하기 위한 스페이서를 꽂는다거나.
③번은 라이더의 주법을 유지한 채로 세팅을 최적화하는 것이다. 라이딩 습관이 몸에 익어버렸거나, 습관을 바꿀 계획이 없는 사람에게 제공되어야 한다. 더 이상 강해질 욕망이 없는 나약한 존재들.
④번은 새로운 주법을 위해 머신 위에서의 이상적인 신체각도를 먼저 구상한 뒤 꼭지점을 맞추는 방식이다.

①②③번은 공통적으로 [꼭지점세팅 > 신체각도구현] 순서를 따르고 있다. 자전거에 몸을 끼워맞추는 것이다. 자전거에 몸을 끼워 맞춰야 한다는 생각은 지극히 플라톤주의적이다. 플라톤의 세계에서는 현실이 이상을 넘어설 수 없다. 꼭지점과 신체각도를 맞추는 것만이 이상이라 생각한다면 자전거의 세계를 너무 좁게 본 것이다. 이런 태도는 성장가능 퍼포먼스 한계를 스스로 봉인시키는 꼴이다. 이 세상에 절대피팅이상주의자들만 가득했다면 스파이더 댄싱 같은 건 탄생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④번은 [신체각도구현 > 꼭지점세팅]순으로 이뤄진다. 이게 맞다. 자전거의 세팅은 나중에 따라와야 한다. 자생력을 잃은 원숭이들은 ①②③번 피팅 서비스를 받으면 되고 나같은 야생의 라이더는 ④번 피팅을 통해 성장할 것이다. 퍼포먼스 향상에 적합하도록 자전거를 세팅하는 접근방식은 지극히 상식적이다. 오르막만 줄창 타는 코스라면 안장을 앞으로 당기고 코를 낮출 것이다. 공기를 뚫어야 하는 평지라면 스템을 길게 빼고 안장 코는 약간 올릴 것이다. 산에서는 MTB가, 장거리 오프로드는 그래블바이크가, 평지에서는 에어로가 적합한 것처럼 피팅도 상황에 따라 바뀌어야 한다는 상식처럼. 자세와 주법에 자전거가 따라와야 한다.

자전거를 타는 것은 단순히 정해진 자세로 페달을 열심히 굴리는 것이 아니다. 같은 자세로 페달만 굴려선 퍼포먼스를 일정 수준이상 높일 수 없기 때문에 다른 자세로 다른 근육을 쓰는 방법들이 개발되었다. 새로운 주법을 익히는 것은 곧 새로운 근육을 단련시키는 것이다. 주법이 다양해질수록 엔진은 강해진다. 6기통에서 8기통 정도로, 차츰차츰 주법을 다양하게 숙달시키면 12기통정도까지는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절대피팅이라는 만들어진 이상은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는다. 피터들도 피팅을 하며 피드백을 귀담아 들으며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하는 것도 다 같은 맥락이다. 그러니 피팅만사해결주의로부터 좀 벗어나자. 피팅은 상품이 아니다. 한 번의 구입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아니다. 자전거에 대한 이해다. 정비 상식, 근육성장에 대한 이해, 훈련에 대한 이해와 같은 주제들인 것이다. 자전거와 함께 하면 자전거 라이프가 풍성해지는 주제들.

나는 MTB를 10년 넘게 타면서 잘못된 자세와 습관이 몸에 익었다. 습관대로 타기 편하게 세팅하게 된다면 정상적인 라이딩 자세를 취하지 못할 것이고, 나의 성장한계는 딱 거기까지. 선이 그어질 것이다. 정상적인 라이딩 자세를 취하거나 더 좋은 주법을 익히지 않으면 성장은 없다. 성장 과정에서 통증이 발생할 수 있고 몸이 적응하는 기간도 가져야 할 것이다. 단번에 급작스럽게 바꿀 수도 없는 일이다. 무릎통증은 현명하게 극복할 문제지, 피할 일이 아니다. 이 모든 일은 내가 나의 피터가 되어야만 가능하다.

원리와 인과관계를 이해하는 것은 내 자전거 세상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무릎 통증의 원인을 찾아내고 해결하는 것. 이 문제는 정말 재밌고 보람차다. 도전의식도 끓어 오른다. 이 문제를 풀어내는 것이 북악 PR을 단축하는 것보다 더 큰 성취감을 가져다준다.

비드폴리오의 플라이휠

1장 > 경험과 노하우의 순환고리

“최선의 경험을 제공한다” 사업할 때 추구해야 하는 가치를 한 가지만 남기라고 한다면 이것입니다. 너무나 단순하고 상식적인 목표이지요. 어떤 사업이든 고객이 있습니다. 때문에 이 목표는 국가, 문화, 산업, 시대, 전략이 달라도 전혀 바뀌지 않는 불변의 목표입니다. 플라이휠의 중심에도 이 목표를 꾸준히 추구하는 것이 있습니다.

출발은 같습니다. 플라이휠이 돌기 전의 상태에는 누구라도 같습니다. 너도 나도 모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합니다. 누군가가 조금 앞서 시작했고, 경험과 노하우가 조금 있더라도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제대로 일하는 곳은 생각보다 적습니다. 사업의 성적은 100점 만점으로 매겨지지 않습니다. 등수로 매겨집니다. 남들보다 조금만 더 잘하면 1등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어렵지 않습니다.

시간이 흐르면 경험과 노하우는 쌓이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경험과 노하우를 남들보다 빠르게 쌓지 않으면 남들이 하는 만큼의 경험만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남들보다 나아질 수 없고, 1등을 할 수 없습니다. 플라이휠은 성장에 관한 것이고, 성장의 핵심은 속도입니다. 남들보다 잘한다는 건, 경험과 노하우를 어떻게 남들보다 빠르게 쌓을 지에 대한 문제입니다.

#영상발주연구소 #LearningBook #LearnFromFailure #복기 #월단위결산 #응대의정석[고객편] #응대의정석[장르편] #응대의정석[기술편] #지식의자산화 #영상발주대백과

 

2장 > 확장의 고리

“어떻게 우리 고객으로 전환시키는가?” 사업할 때 추구해야 하는 가치를 두 가지 남기라고 한다면 두 번째가 이것이 됩니다.

고객에게 최선의 경험을 제공했다면 매출과 이익이 발생할 것입니다. 이 이익은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기회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객의 유입보다 우선적인 것이 고객 전환입니다. 전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사업체라면 아무리 많은 고객이 유입되더라도 이탈될 것이고, 마케팅 비용을 높일수록 낭비만 커질 것입니다. 또 실망한 고객이 늘어난다면 앞으로의 성장에 장애물이 되어 돌아올 것입니다.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해 고객 전환율을 높여야 합니다.

#고객전환율 #ConversionRate #응대계획머리맞대기 #적합매니저분배 #응대전응대계획수립 #고객응대마스터모듈 #협상의시스템화 #킬링멘트

3장 > 생산성 향상

시장의 활성화 정도는 결국 돈으로 평가됩니다. [객단가*거래수량=총거래액]을 늘려야 합니다. Output을 늘리기 위해선 Input을 줄여야 합니다. 프로젝트 한 건을 매니징하는 데에 들어가야 하는 노력과 시간을 줄이지 못한다면 총거래액을 높일 수 없을 것입니다. 총거래액을 높인대도 늘어난 Input을 감당하지 못할 것입니다.

Input은 결국 비용입니다. 비용은 결국 우리 사업체의 경쟁력에 영향을 미칩니다. 다른 사업체들은 30%의 수수료를 책정하고도 유지하지 못한 사업입니다. 비드폴리오는 절반까지도 줄여서 흑자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익을 높이기 위함이 아닙니다. 시장끼리도 경쟁을 합니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 비용을 줄여야 합니다.

#LessInputMoreOutput #더적은자원으로 #더많이더빠르게 #응대의기록 #CDB노트 #DCB노트 #체계화 #구조화 #지표 #템플릿 #묶어내기 #재활용 #디지털시대의복제 #업무자동화 #스마트워크 #Mise-En-Place #치트 #컨닝 #합법적반칙 #Data처리자동화 #단순반복행위의대체 #마음비용줄이기 #커뮤니케이션혁신 #어휘의약속 #자비스 #매크로

4장 > 파트너의 확보와 마케팅 자동화

양면시장 플랫폼은 수요와 공급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이 둘은 닭과 달걀의 관계와 같습니다. 적합한 공급자원을 확보해야 고객에게 최선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고, 공급자원은 고객이 있어야 플랫폼에 합류하고자 합니다. 고객을 전환시킬 수 있다면 공급자는 자연적으로 확보됩니다.

우리의 잠재고객은 비드폴리오에 등록된 3,000여 개의 콘텐츠를 검색 중 만나게 되어 웹사이트에서 들어오게 됩니다. 그리고 웹사이트는 자료조사를 할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체류시간이 늘어나고, 그 중 고객으로 전환되는 고객도 늘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3,000개의 콘텐츠를 우리가 직접 생산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마케팅 자동화와 SEO전략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듭니다. 공급자의 포트폴리오를 정제해서 콘텐츠화함으로 공급자도 직접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하고, 우리도 고객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다른 플랫폼들은 탈플랫폼현상을 막기 위해 공급자의 정보를 제한적으로 공개하지만 우리는 모두 공개해 마케팅 비용을 현저하게 줄여냅니다.

#파트너스신규가입 #P1 #P2 #포트폴리오등록 #포트폴리오카테고리 #SEO #제목학원 #콘텐츠상태점검

5장 > 유효 파트너

총거래액을 늘리기 위해 고객을 데려오더라도 그 고객이 만나야 하는 제작사가 부족하거나, 수행능력을 초과해버리면 결국 시장에서의 거래가 이뤄지지 않습니다. 한계수량을 늘리기 위해 유효 파트너스도 충분히 준비되어 있어야 합니다.

파트너스의 수보다 중요한 것은 유효 파트너스의 수입니다. 유효 파트너스의 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파트너스의 활동기간(파통기한)을 늘려야 합니다. 파트너들이 오랫동안 활동하기 위해서는 활동기간 중 겪는 상실감을 줄여야 합니다.

파트너스의 수만 늘리는 것은 고객에게 최선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과 거리가 있습니다. 고객을 위해서라면 유효 파트너스만 확보하면 됩니다. 하지만 유효 파트너스를 확보하기 전에 파트너스의 수를 높이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며, 또 파트너스의 수를 늘리는 것이 장기간에 걸쳐 고객의 유입을 증대시키는 사전작업이 됩니다.

유효 공급자를 파악하고 선별해 지속 관리하기 위해 우리는 대면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같은 인터뷰가 수백 번이 넘도록 반복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그 경험과 노하우는 다시 인터뷰 질문지와 방법을 개선하는 데에 적용되었습니다. 인터뷰를 통해 판단된 정보들을 Refining하고 DB화 해서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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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장 > 커뮤니케이션의 콘텐츠화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는 text로 변환시켜야 합니다. 글은 가장 가볍고 포괄적이며 범용적이고 접근성이 좋은 매체입니다. 그리고 한 번 생성된 콘텐츠는 전달하고 읽어 들이는 데에 어떤 시간과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한 번 생성된 콘텐츠는 앞으로 10년 동안 반복적으로 일어나야 하는 커뮤니케이션을 모두 제거해버릴 수 있기에 생산성을 효과적으로 높일 수 있습니다.

콘텐츠는 고객유입을 증대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환율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잠재고객은 유효고객으로 전환되기까지 판단하기에 필요한 정보를 찾고 있습니다. 그 시기에 우리의 전문성과 서비스 퀄리티, 강력한 의지를 나타낼 수 있는 콘텐츠가 있다면 신뢰를 가지고 고객으로 전환됩니다. 유효 고객으로 전환된다는 것은 구조나 테크닉이 아닙니다. 신뢰입니다.

최근의 경험이 기억 속에서 휘발되지 않도록 정기적으로 Refining시키는 작업을 거쳐야 합니다. 그리고 한 분야나 주제에 대해 완전히 통달한 경지에 달한다면 완결된 한 편의 글로 발행시켜야 합니다. 축적은 순방향으로, 끝맺음은 역방향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지식의자산화 #영상발주연구소 #제작후기 #실패사례 #커콘대 #Partners_Private #YouMayNeedThis #자비스메일템플릿 #ContentsArchive #영상발주대백과

7장 > 웹사이트 사용성 개선

비드폴리오의 공고는 어떤 고객, 장르, 기술, 특성이든 구분없이 모두 담아낼 수 있을 정도로 포괄적입니다.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리는 문서라면 당연히 들어가야 하는 공통적인 요소들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공통요소만 사용한다면 매니저의 적극적이고 진심어린 휴먼터치가 요구됩니다. 휴먼터치를 유지하기 위해선 비용이 듭니다.

비용을 줄이며 고객의 입장에서 서비스 퀄리티를 유지하기 위해서 우리는 웹사이트의 사용성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현재는 [고객정보취득>고객정보파악>고객분류]의 순으로 이뤄집니다. 고객을 미리 분류할 수 없기에 고객이 제출하는 정보와 우리가 처리하는 정보의 양이 많습니다. <영상발주대백과>를 모두 집필한 다음에는 [고객분류>고객정보제출>정보파악]의 순서로 진행될 수 있을 것입니다.

#공고의최적화 #공고의최적화 #비드폴리오매니저코멘트 #고객등록창구최적화 #Nudge #Ready-Made-Experience #채널

 


23년 3월 개정

단순화합니다.

일의 단위화

  • Mission / Job / Work / Task

전형적인 상하위 hierachy구조, 피라미드 구조다. 이 구분법은 “그 일은 너무 중요하지 않아.” 혹은 “그 일은 너무 높은 곳에 있어”와 같이 현실적으로 오늘 당장 집중해야 하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구분할 때에 자주 쓰인다. 또는 미래 계획을 세울 때에 너무 구체적인 실행단계로 빠져들지 않기 위해 사용되기도 한다. 실행에 집중해야 할 때에 근원적인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것을 막아야 할 때에도 도움된다. 하지만 일의 계층을 구분하고 레벨을 구분하는 것은 추상적으로 도움될 뿐, 실무에 바로 적용하기 어렵다.

  • 일의 단위화

일을 Chunk로 만들어낸다는 것은, 그 일의 시작부터 끝까지가 모두 파악된 상태라는 것이다. 일에 대한 파악은 [현황파악 > 문제정의 > 해법제시 > 실행방안] 네 단계로 진행한다. 지금 비드폴리오의 구성원들과의 협업관계에서는 일을 Chunk단위로 만드는 단계가 생략되어 있다. 현 구성원들은 일을 Chunk로 만들어내지 못한다.

Chunk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현황파악 > 문제정의]을 제시해야 한다. 현황파악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불평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렇더라, 저렇더라. 보이는 대로 씨부리면 그것이 현황파악이다. 현황과 문제를 구분하는 이유다. 우리가 풀 수 있는 문제, 풀어야 하는 문제를 구분해야 한다. 문제를 구분해내지 못하는 단계에서 현황만 지껄여대는 것은 도움 되기는커녕 정보의 공해를 만들어 훼방을 놓는다.

때문에 정의되지 않은 현황, 정의된 문제, 완성된 Chunk의 과업은 모두 구분되어야 한다. 현황은 쏟아 내고 끄집어 내야 한다. 문제의 정의는 파고들어야 한다. 각각의 행위가 다른 것임을 인지할 수 있어야 하며 구성원들의 role playing도 정의되어야 한다. 업무 논의, 기록 공간 또한 각 행위에 최적화되어 마련되어야 한다.

완성된 Chunk의 과업은 따질 게 많다. 완성된 일의 성과가 얼마나 큰지, 소요 자원은 얼만큼 들어가는지 input과 output을 비교해 가치를 판단한다. 해법이 얼마나 적합한지도 따져야 한다. 실현가능성이 얼마나 높은지도 따져야 한다. 해당 일을 담당하는 사람의 역량도 따져져야 한다.

  • 로드맵을 짭니다.

실행하는 사람의 로드맵은 실행자 각자 짜여져 있어야 합니다. 실행자의 로드맵이 없는 상황에서 상관, 상부 관리자는 어떤 판단과 지시를 내리기 어렵습니다. 로드맵의 부재는 부하의 문제입니다.

  • Priority Management

상관은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부하는 판단기준과 판단방법을 배웁니다. 상관의 판단과 부하가 판단이 일치해지는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상호 노력합니다.

  • 중요하지 않은 문제로 빠지지 않습니다.

[문서냐 이메일이냐 노션이냐 GDSS냐 카톡이냐 대면맞짱이냐 커피타임이냐 이면지낙서냐 단체회의냐 좌장주도지시냐 상명하복하달이냐 실무자의바텀업이냐 브레인스토밍이냐 연구조사냐 R&D냐 정보취합이냐 데이터기반통계냐 머신러닝이냐 MECE냐 귀납이냐 연역이냐 린스타트업이냐 해커톤이냐 역할게임이냐 OO학원이냐 스프린트냐]에 상관없습니다. 그건 그저 매개체일 뿐입니다. 실행방안의 극히 일부일 뿐입니다. 방법일 뿐입니다. 도구일 뿐입니다. 뭐든 어떤방식으로 하든 문제가 문제해결의 틀에 맞춰져야 합니다.

우리가 일하는 방법 (비드폴리오 사내서한_19년 10월)

가난한 자들은 부자들이 한 가지 사건을 통해 부자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금수저로 태어났거나, 로또에 맞았다거나, 운이 좋아서 사업이 대박났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가난한 자들은 금수저로 태어나도 로또에 맞아도 운이 좋아서 사업이 한 번 대박이 나더라도 다시 빚더미에 앉고 맙니다. 올바른 의사결정 기준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하루에 80번의 의사결정을 내립니다. 80번의 의사결정이 항상 옳다면 성과로 이어질 것이고 성과는 쌓여서 다시 돈으로 전환될 것입니다. 하루에 80번의 의사결정 대부분이 틀리고 성과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부자로부터 멀어지고 가난과 가까워질 것입니다. 하루에 80번이면 일년에 약 3만번의 판단이며 10년에 30만번의 판단을 하는 것입니다. 올바른 판단기준을 갖고 있어야 30만번의 게임에서 승리를 누적하고 그 결과를 맞이할 수 있습니다.

돈은 어디서 오는가. 집구석에 틀어박혀 있으면 돈이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사회(더 정확하게는 경제체제, 산업, 시장)에 영향력을 미쳐야 합니다. 영향력이 돈으로 바뀝니다. 그러니 영향력의 크기를 키워야 합니다. 큰 영향을 미치기 위해 우선 문제해결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돈 < 영향력 < 문제해결능력] 순서입니다. 문제해결능력은 필수조건입니다. 문제해결능력이 없는 상태에서는 영향력도 돈도 만들어낼 수 없는 것입니다.

장사와 사업은 다릅니다. 사업과 기업은 다릅니다. 기업은 조직적인 의사결정 방법을 갖추는 것입니다. 저는 당장의 매출과 이익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습니다. 당일의 매출과 이익에 매몰되었다면 장사일 것입니다. 내달과 내년의 매출과 이익에 매몰되었다면 사업일 것입니다. 저는 조직적인 문제해결능력을 갖추는 것을 봅니다. 지금 하는 일은 장사도 사업도 아닙니다. 기업을 만드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조직적인 문제해결능력을 갖추고 > 영향력을 키워서 > 돈으로 바꿔내자]라는 시도는 비드폴리오라는 사업체 하나로 끝나지 않습니다. 그 전부터 시도되어왔고, 비드폴리오 이후에도 계속될 것입니다. 첫사업은 망하고, 두번째 사업은 평타치고, 세번째 사업은 대박난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망한다는 첫 사업, 제대로 망했습니다. 망했지만 배웠습니다. 문제해결능력을 갖추었습니다. 덕분에 두번째 사업이 평타치고 있습니다. 대박나기를 기대하기엔 이릅니다. 아직 문제해결능력이 충분하지 않습니다. 저는 비드폴리오를 통해 제 문제해결능력을 폭발적으로 증대시킬 방법을 찾아내는 중입니다.

문제해결의 방법은 이미 정해져있습니다. 모든 기획, 모든 컨설팅, 모든 일잘하는 방법에서 같은 얘기를 합니다. [현황파악>문제정의>해법제시>실행계획] 이 네 단계를 거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됩니다. 이 문제해결도구를 몸에 익혀 자연스럽게 활용하는 데에는 몇 년의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것을 터득해두어야 합니다. 앞으로 우리의 인생에서 20년 가량 지속될 경제활동기간 동안 가장 기초적이며 강력한 무기가 될 것입니다. 이 무기를 내것으로 만드는 데에 시간이 걸리고, 이 무기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데에 또 시간이 걸립니다. 지금 저에겐 비드폴리오라는 프로젝트는 수련기간에 해당합니다.

비드폴리오가 일하는 방법은 이은호의 독자적인 방법이 아닙니다. 우리는 만능 문제해결도구를 [현황파악>문제정의>해법제시>실행계획] 영상제작과정에 맞추어 고객에게 제공합니다. [제작배경>제작목적>제작방향>제작계획] 이름만 바뀌었을 뿐, 모두 같은 4단계입니다. 심지어 우리가 고객에게도 일잘하는 방법론을 제공하면서, 내부적으로 일잘하는 방법을 조직화 시키지 못한다면 그것은 부끄러운 일일 것입니다.

이미 정해져있고, 이미 공개되어 있는데 이것이 우리만의 방법이 될 수 있는가? 라고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이미 공개되어 있고, 이 방법이 옳다고 책까지 쓴 사람이 있는데도 정말 소수의 사람들만 이 비결을 터득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듭니다. 부모님이 가르쳐주지 않고,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고, 직장에서 가르쳐주지 않고, 선배가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우리 주변 사람들이 아무도 모르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접해 보지도 않았습니다. 99명이 정보공해로 이 사실을 접해보지 않았기에 이 무기를 갖춘 사람은 1명도 채 되지 않습니다.

저에게 ‘나름대로의 노력’만큼 슬픈 말은 없습니다. 각자의 시각으로, 각자의 영역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각자 가치 있다고 여기는 것을 추구하며, 각자의 성과를 내는 것은 조직적인 활동이 아닙니다. 조직적인 활동이 아닌 것은 기업이 아닙니다. 기업이 아니라면 저는 실패한 것입니다. 돈을 벌거나 벌지 못하는 건 상관없습니다. 조직적인 문제 해결을 하지 못했다면 돈이 아무리 들어와도 그것은 저에게 실패입니다.

더 나은 방법은 있습니다. 아직 내가 모를 뿐입니다. 게임의 승패는 굳이 게임을 하지 않아도 예측할 수 있습니다. 게임에 승리하는 법을 아는 사람은 게임에 임하지 않아도 승패를 내다볼 수 있습니다. 게임은 그저 승리를 확인하는 과정으로 진행할 뿐입니다.

재료가 있고, 도구가 있고, 요리법(recipe)를 안다면 어떤 요리가 나타날지 예측할 수 있습니다. 저는 숙달된 요리사이기 때문에 100%의 확률로 요리를 만들어내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있습니다.

차가 있고 기름이 있고 길이 있다면 언제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을지 예측할 수 있습니다. 천재지변이 일어나는 경우를 제외하고 100%의 확률로 목적지에 제시간에 도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기업에서 진행하는 일의 계획과 실행은 이와 같습니다.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는 불확실한 계획은 계획이 아닙니다. 100%로 되게 만드는 것이어야 합니다. 100%는 확률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100%는 의지입니다. 일에 임하는 태도와 자세입니다. 스탠스입니다. 100%의 확률로 계획대로 성과를 만들어내겠다는 의지이자 방향성입니다.

실제로는 [재료,도구,레시피]만 갖추었다고 좋은 요리가 나오지 않습니다. [차, 기름, 지도]만 갖추었다고 차 사고가 나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요리사와 운전자입니다. ‘결국 일은 사람이 한다’는 말은 좋은 요리사와 운전자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함입니다. 결국 일은 사람이 한다는 것을 ‘각자의 방식대로 나름대로의 노력’을 허용한다는 것으로 오해해선 절대 안 됩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나 수많은 기술과 도구도 올바른 사람이 없다면 제대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일잘하는 방법과 필승공략을 확보하더라도 승리로 이어지지 못하는 것은 사람에 의해 좌우됩니다. 조직적인 문제해결능력은 [재료, 도구, 레시피]나 [머신, 에너지, 지도]만으로 갖춰지는 것이 아닙니다. 이를 다루는 지휘자가, 요리사가, 운전자가 정신을 차릴 때에만 이 인프라가 작동하는 것입니다.

글로 일해야 한다.

우리는 글로 일한다. 글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글에는 숨을 곳이 없다. 고민의 크기가 온전히 글로 나타난다. 고민의 허술함이 글에 온전히 드러난다. 글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생각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는 생각하는 법을 모른다는 것이다. “글을 좀 못 쓴다고해서 생각능력까지 혹평하는 것은 억울합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자기방어하는 것이다. 생각을 두 가지로 분류시켜보자. 개인의 머릿통 속에서 타인과 교류될 필요가 없는 생각을 망상으로, 타인과 교류될 필요가 있는 생각만 생각으로 분류해보자. 회사에서는 망상능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생각의 전달도구로 글이 최고라는 데에 누구도 반박할 수 없다. 두뇌와 연결되어 있는 언어는 음성언어와 문자언어 두 개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둘은 생각을 변화시키는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음성언어는 시간적으로 일시적이며, 전달매체가 효과적이지 않으며, 다시 읽어드리는 과정에서 linear 재생을 거쳐야 하기에 시간의 제한을 받는다. 또 저장과 관리 분류를 컴퓨터로 처리할 수 없기 때문에 규모있는 확장이 불가능하다.

반면 글은 직관적이고, 정리가 가능하며, 편집이 용이하고, 컴퓨터를 통한 처리능력을 확장시킬 수 있고, 시간과 물리적인 한계에 제한되지 않으며, 글을 쓰고 읽는 사람 모두 그 전달속도를 발전시킬 수 있는 등 장점이 무궁무진하다. 때문에 우리는 애초부터 글로 생각해야 한다. 더군다나 우리의 일은 육체노동없는 정신노동만으로 일하고 있다. 정신노동은 곧 생각이고, 생각의 도구는 글이다. 결국 글이 우리의 기본적인 업무도구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