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P에서 beLAUNCH2014를 개최할 수 있을까?

지금으로부터 딱 1년 전, 그 당시 공사가 얼마나 진척되었는지, 언제 쯤에야 개관을 할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그저 확인하고 싶었다. 저 공간이 뭐하는 곳인지, beLAUNCH가 담길 수는 있는 공간인지.

몇 달에 걸쳐 서울시와 디자인재단에 수십번 전화를 걸었지만 담당자는 연결되지 않았고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 말하거나, 그런 계획은 없다는 답을 들을 뿐이었다.

한 번은 공사장 개구멍을 통해 몰래 들어가 훔쳐본 적도 있다. 공사와 관련된 사람인척 행세하며 시치미를 뗐으나 “안전모도 안쓰고 어디서 거짓말을 하냐”며 이내 쫓겨나고 말았다.

13년 11월, 드디어 사업담당부서가 신설되었다. 담당자와 연결된 후 하루 세끼 밥은 걸러도 담당자 안부전화 세번은 안거르는 적극적인 구애 후에 beLAUNCH2014 @ DDP 유치 계획서를 보낼 수 있었다.

DDP는 다른 컨벤션 센터와 비교해 대관 Hall이 많지 않기 때문에 자체 전시 이외에는 1년에 10개 정도의 외부 행사만 소화할 수 있다는 사실. 대한민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성장 가능성을 믿어주신 통찰력있는 담당자분(그분은 유명 방송국 PD 출신이라 하셨는데 나도 모르는 해외 VC이름도 알고 계셨다.)덕에 개최가 승인되었다.

3년차 행사지만 아직도 보여주지 못한 것이 너무나 많다. 지금까지 올 수 있도록 가능성을 믿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beLAUNCH2014를 그저 대관 고객으로 여기지 않고, 좋은 콘텐츠를 함께 담겠다며 협력해준 DDP에도 감사드린다.

힘찬 출발이었다. 앞으로 남은 한달도 힘내서 화이팅!

‘스타트업’ 어휘의 정의를 찾아서 – What is a Startup?

스타트업이란 무엇인가?

‘스타트업’이라는 단어는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쓰여진지 3년이 채 되지 않았고, 미국에서도 2007년도 이후에야 쓰이기 시작했다. 이 신조어는 네이버 사전에서는 찾아볼 수 없고, 그나마 오픈사전에서 3줄의 짧은 설명을 찾을 수 있다. 위키피디아는 조금 더 많은 설명을 담고 있다.

오늘날 한국에서는 스타트업을 보통 ‘창업’으로 번역해서 사용하거나, 기존의 ‘벤처기업’이라는 단어와 혼용하거나, ‘IT업계 초기기업’으로 가두어 지칭하곤 한다. 유사한 듯 보이는 이 세 단어는 스타트업의 뜻과 의미를 잘 표현하지 못하며 많은 오해를 불러낸다. 언어가 사회적 약속이라는 전제하에, ‘창업’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식당 창업을 떠올리게 하고, ‘벤처기업’은 왠지 정부로부터 벤처기업 인증을 받아야 하는 듯한 느낌을 주며, ‘초기기업’이라고 부르면 설명하는 내용이 제한적이다.

미국에서도 이 신조어에 대한 정의가 정확하게 굳어지지 않아 많은 논쟁이 일어나고 있다. 와이 컴비네이터(Y Combinator)의 창업자인 폴 그래이엄은 스타트업을 ‘성장‘(한글 번역본 by 윤치형님)이라고 정의하고 있고, 페이팔의 창업자인 피터티엘은 둘도 없는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정의내리고 있다. 린스타트업의 저자인 에릭 리스는 스타트업 기업이 가지는 네 가지 속성을 설명하고 있으며, 에릭리스의 스승인 스티브 블랭크는 조금 더 도식화된 설명을 덧붙여 분석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 그 외에도 이 신조어를 정의하려는 시도가 쿼라(Quora), 리서치게이트(ResearchGate)를 통해서도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렇듯 ‘스타트업’이라는 단어는 아직 정의가 확실히 굳어지지 않은, 살아있는 단어이다. 수많은 정의가 공존하는 시점에서 비석세스는 직접 그 뜻과 의미를 찾아 나서기로 했고, 지난 2달에 걸쳐 30여 명의 스타트업 업계 종사자, 멘토들에게 영상인터뷰를 진행했다.

beSUCCESS 근무 당시 제작한 영상 : http://besuccess.com/2014/02/what-is-a-startup/

— 덧붙임 —

언어는 사회적인 약속이다. 독일의 언어철학자 마틴 하이데거는 “언어는 의미의 집이다” 라고 말했다.
그렇게 보면 스타트업이라는 단어는 집도 없고 약속도 없는 상태. 많은 사람들은 지레짐작으로 대~충 뜻과 의미를 전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명료하고 흔들리지 않는 정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각각의 의미를 지니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도 아니다.
국가의 미래 성장동력이 될 단어에 대한 약속과 의미의 집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스타트업이라는 단어를 정의하기 위한 논란은 계속 되고 있다.
의미 정의의 중요성은 모두가 깨닫고 있는 듯.
오해가 없으면 새로운 해석도 존재할 수 없다.

그래서 더 의미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스타트업에 대한 의견.

뉴욕을 스친 스타트업! 그들이 말하는 뉴욕!

K-app Global HUB 뉴욕프로그램에 참가했던 스타트업 24팀에게 뉴욕시장은 어땠는지 들어보자.
이들의 솔직한 이야기는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이라는 난제를 풀어나가기 위한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이다.

관련 기사 보기> 24개의 한국 스타트업이 미국 동부시장의 문들 두드려보다. 미국동부 시장개척단

 

 

WePlanet 목진건 공동창업자

뉴욕에 친구 몇 명이 있다. MBA를 나온 친구도, 월가에서 일하고 있는 친구들도 있는데 작년에는 스타트업에 관심도 없던 친구들이 이번에 만나보니 스타트업을 진지하게 준비하고 있었다. 헬스케어, 바이오테크, 언론, 금융 분야에서 전문성있는 고학력자들이 스타트업에 발을 들이기 시작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StyleWiki Ciren Jang CEO

패션의 도시 뉴욕! 패션 스타트업이 이렇게도 많이 있구나! 이 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뭔가 될 것 같다는 자신감이 팍팍 솟는다. 뉴욕 사람들은 모두 아이폰을 쓰고 있다. 엊그제 안드로이드 버전을 먼저 론칭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iOS부터 개발할걸! 멘토들이 많은 의견을 줬지만 우리의 타겟인 패션 매니아가 아니라 그런지 ‘패션정보의 산재’라는 고통을 이해시키지 못한 점이 아쉽다. 뉴욕에 있는 실제 유저들로부터의 피드백을 받아내고 싶다!!

두잇서베이 최종기, 정민구 공동창업자

그나저나 여기는 인터넷이 너무 안터진다! 지하철은 물론이고 높은 옥상에서도 휴대폰이 안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에, 모바일의 온라인 상태가 필요한 서비스라면 많은 생각을 해봐야 할 것이다. 아이폰 유저가 다른 OS를 사용하는 유저보다 구매력이 높고 트렌드를 앞서나가는 사람들이 많은데, 뉴욕은 확실히 아이폰 비율이 높다.

WOLFMENT 이주현, 김민준 공동창업자

애초에 미국시장을 목표로 준비했고, 마침 이번 기회에 뉴욕에 오게 되었으니 우리는 한국으로 귀국하지 않고 계속 여기 머무를 생각이다. 이곳의 사람들은 업무적으로 사람을 소개시켜주는 것에 대해서 개방적이다. IT관련 산업에 있는 사람은 물론 하버드 출신, 커머스 전문가, 금융 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개방적으로 만날 수 있었던 것이 좋았다.
“미국 여자를 만나서 결혼해라. 사업이 수월해질 것이다.”라는 멘토의 충고가 기억에 남는다.

Wishbenn 이지현 COO

데모데이에서 발표를 하는데 심사자 한 분이 “오 마이 갓, 대박이야! 나 저거 쓰고 싶어!”라고 호들갑을 떨었던 것이 인상적이다. 우리도 서비스의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투자자가 굳이 물리적으로 떨어져있는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를 할까? 아직도 확신이 안선다. 투자를 논의하고자 한다면 최소한 현지에서 몇 개월을 보낼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마이리얼트립 백민서 공동창업자

멘토들에게 우리가 “뭘 할거다”라고 얘기하면 먼저 “왜 할건데?”라고 되묻고, “어떻게”라는 의견을 덧붙여서 돌아왔다. 여행산업의 온라인화가 많이 되어 있어서 여행사업의 스펙트럼이 아주 넓은데, 5개가 넘는 다양한 사이트들과 협업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고민할 수 있었다.

외국시장에 진출하겠다면 그 시장의 엑셀러레이션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것이 이상적인 방향인 것 같다. 그렇게 현지에 적을 두지 않을 것이라면 현지 투자자들이 투자할 이유도 없고 깊은 관심도 안 가질 것이다.

SinglePet 전혜린 공동창업자

이곳엔 도시 곳곳마다 개공원이 있다. 싱글펫 프로토타입을 들고 나가서 산책나온 사람들에게 제품을 보여주고 피드백을 받기로 했다. 이 사람들이 사고 싶다는 정도를 넘어서 가격이 얼마든지 상관없으니 제품으로 나오면 꼭 살것이라고까지 이야기하더라. 미국에는 정말 개를 키우는 사람이 많다. 한국보다 대형견들도 많아서 미국 시장에 오려면 대형견용 제품을 따로 만들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이번 프로그램에서 얻은 가장 큰 성과는 해외 유통망을 가지고 있는 유통 관계자를 멘토로 만났는데, 우리 회사에 투자를 고려해보겠다고 얘기했다. 때를 놓치지 않고 4억을 불렀는데 “고작 4억으로 뭐하겠느냐? 배포를 키워라”라는 답변을 들었다.

VCNC 김주연 Value Innovator

사전 오리엔테이션이 많았던 덕분에 1분/6분 발표는 정말 달달 욀 수준이 되었다. 서비스를 소개하는데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다. 하지만 도착하니까 이게 웬걸! 모두가 우리 서비스를 알고 있었다. ~_~
Between은 언론홍보보다는 사용자들간의 입소문을 통한 viral 홍보가 더 큰 확산을 불러일으키는데 뉴욕은 그렇게 확산되기 좋은 배경이 있다.
이런 프로그램은 일회성으로 보이긴 하지만, 싱가폴 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때 채용으로 이어졌고 그 관계를 계속 팔로업하고 있기 때문에 물꼬를 트는 의미가 크다.

Enkino 송기범 대표, Shawn Park CMO

미국 동부는 지역에 따라 투자생태계가 극명하게 나뉜다. 하드웨어, 헬스케어가 특화된 지역이 따로 있고, 뉴욕은 미디어, 문화산업에 관련된 스타트업과 투자자들이 많이 모여 있다.
스타트업 생태계 내에서 주요 영향력을 가진 사람들간의 네트워킹이 잘되어 있는데 자발적으로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제품만 잘 만들어서 모든 사업이 잘 되는 것이 아니므로, 이런 생태계의 관계는 스타트업들이 사업하는데 중요한 요인이다.
같이 진출한 팀들을 보면서 한국에서도 이미 미국이나 글로벌 시장에 뒤지지 않는 서비스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Dooub 나현기 팀장

‘우리 게임이 진출하기 가장 적합한 미국 내 시장은 어디일까?’ 라는 질문에 모든 사람들이 ‘뉴욕’이라는 대답을 한다. 게임이기 때문에 다른 서비스들의 진출보다는 상대적으로 쉬울 수도 있고 소요되는 시기도 짧을 수 있을 것이다. 현지의 음원사와 미팅도 했는데 게임에 K-POP도 들어가있고 J-POP도 들어가있다는 과거의 성과가 있다는 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윤활유가 되어 주었다. 일본 시장에 진출하는 것도 일년이 걸렸으니 미국 시장도 일년 걸릴 것으로 보고 차근차근 준비해야 하겠다.

TGENS 조용철 팀장

회사 내부의 역량으로 전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아시아지역 정도는 커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뉴욕과 같은 시장이라면 이 곳 시장을 잘 이해하는 담당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 우리의 기술은 메신저 내 뿐만 아니라 광고에도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기술에 대한 라이센싱을 판매함으로 사업확장하는 것이 지금 생각하는 가장 합리적인 접근법인 것 같다.

CloudVision 김정호 대표

이 사람들은 제품에 대해 접근하는 방식이 완전히 달랐다. ‘시장에 대한 분석’, ‘문제 해결을 위한 접근’이 부족하다는 의견을 받았는데, CloudVision은 너무 기술적으로 접근했다는 평이었다. 한국에서 B2B로 수익을 내고 있음에도 말이다. 핵심에 집중하라는 이야기가 이제서야 실감이 난다. 미국의 B2B시장은 한국과 다르니 우리가 더욱 핵심기술에 집중하고, 글로벌 진출에 관해서는 현지 파트너를 만드는 방식을 권고하더라.

Mindwareworks 이재인 COO

글로벌 시장에 대해 고려하고 있다면 개발계획보다는 비즈니스모델, 사용편의성 등에 먼저 집중해야 할 것이다. 개발계획을 먼저 세우면 고객의 의견을 수렴하거나 lean하게 방향을 틀기가 힘들다. 개발단계가 비효율적이라도 사용자로부터 시작된 서비스 기획이 우선이고 개발은 그 후에 시작되어야 한다.

Smile Family 김동신 대표

미국은 각 지역마다의 특성이 강하기 때문에 시장의 문화적인 배경을 세부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나는 처음으로 동부시장을 경험한 것인데, 스마일패밀리의 잠재유저와 잠재투자자가 어디에 있을지 생각해본다면 동부도 충분히 괜찮은 환경이라 생각한다. 특히나 보스톤이라는 도시는 정말 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강도는 한국 시장보다 훨씬 치열하다. 준비하고 있는 사람 수, 스타트업 수, 퀄리티있는 서비스의 개수도 너무 많다. 이 곳에서는 높은 수준으로 마무리를 해야 한다.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어서 메일을 보냈는데 7번 거절당하고 8번째 미팅제안에 만날 수 있었다. 모든 순간이 내가 어떤 사람이라는 것을 각인시킬 수 있는 기회이다. 나를 알리는 데에 더욱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Gist 조승민 대표

서비스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뉴욕에와서 자리를 잡을 계획이다. LA, 실리콘밸리 모두 좋지만 뉴욕만큼 뉴스관련 스타트업에게 좋은 지리적 위치는 없는 것 같다.
관습과 문화가 다르다는 상황은 난관이 아니다. 오히려 이런 것들에 집중하게 되면 그 생각 자체가 장애로 작용한다. 내가 무엇을 해내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 그 의지는 해결책을 가져다준다.

—- 덧붙임 (21년 2월 27일) —

짧은 일정 속에서 24팀을 모두 인터뷰하느라 하루에 3팀씩 인터뷰해야 했다. 숙소에서, 버스에서, 세션 중간에, 식사시간에 짬을 냈다. 마지막 2팀은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인터뷰했다.

13년 늦가을, 당시 편집부에서 이 글 발행을 빠트렸다. 나는 행사 준비에 바빠서 글이 발행되지 않은 것을 뒤늦게 알아채고 안타까워하고 길길이 화를 냈다. 7년이 지난 오늘 문득 생각났다. 들어가보니 draft가 다행히 아직 있다. 여기로 가져와 붙인다.

beSUCCESS가 엄선한 BEST 스타트업 비디오 TOP6

지금까지 beSUCCESS가 봐왔던 수많은 스타트업 비디오 중에서 가장 재미있는 영상 여섯개를 뽑아서 소개한다.

 

WISTIA

동영상의 코덱문제를 모두 없애겠다는 것이 이 회사의 목표다. 영상을 보기 위해 플러그인을 깔아야 하거나 곰플레이어에서도 맞는 코덱이 없어서 영상을 재생하지 못한다는 경고는 누구나 한 번쯤은 받아봤을 것이다.

사용자가 동영상을 WISTIA에 올릴 때에 자동적으로 Flash와 HTML5를 포함한 다양한 버전과 화질로 영상을 자동컨버팅해서 저장하는데, 재생할 사람들에 맞춰서 적합한 동영상을 틀어주는 방식이다.

기술적인 내용을 들어서는 이해가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오히려 밝은 분위기의 회사분위기를 보여주는 데 노력하고 있고, 영상에도 자신들이 키우고 있는 개를 등장시켜 위트 넘치게 풀어나간다. 필자도 강아지가 너무 귀여워서 본 영상을 수십번 봤지만, 뭐 하는 회사인지는 5분 전에 이해했다.

 

 Musixmitch

네이버의 음악검색과 같은 기술을 가지고 있고 노래를 들을 때 가사도 제공한다는 아주 단순한 서비스다. 서비스를 소개할 때 짧고 명료하게 소개할 수 있겠지만 너무 제품이 단순해서 그 외에 할 말이 없다. 홍보영상은 사무실 내에서 만화 같은 상황들을 깨알같이 연출했다. 경쾌하고 훈훈한 결말에 보는 사람도 기분이 좋아진다.

 

AeroPress

별다른 각본도 없고 제품 사용법을 천천히 보여줄 뿐이다. 제품을 부각시키기 위해 과도한 클로즈업을 사용하고, 모든 소리를 죽인 뒤 커피를 만들 때 나는 작은 소음들을 크게 키웠다. 이 단순하고 명료한 보여주기는 보는 사람들이 스스로 온 신경을 곤두세우게 만든다.

 

Couple 

1:1폐쇄형 메신저 시장에서 VCNC를 따라올 서비스는 없지만, 비트윈의 홍보영상보다는 Couple의 것이 조금 더 볼만하다. 앱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DEMO도 보여주었고, 실제 연인들이 이 앱을 사용하면서 생기는 에피소드들을 드라마틱하게 연출해냈다. 전문 연출가가 만든 화면들의 퀄리티가 썩 괜찮지만 “본격 연애하고 싶어지는 영상”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직접 만나서 연애하지 않고 손바닥만한 모바일 기기를 통해서 연애하는 게 찌질해보여서일까?…)

 

 Warby Parker

오늘 선별된 6개의 비디오 중에서 유일하게 내레이션을 사용하고 있다. 서비스가 물리적인 것이 아닌, 쇼핑의 ‘과정’을 개선한 것이기 때문에 영상이라는 시각전달매체로 서비스를 소개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자신의 얼굴사진에 안경이미지를 얹혀볼 수 있는 가상현실 서비스를 재밌는 상황들에 비유해 내레이션과 함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자세히 관찰해보면 영상의 가장 앞부분과 마지막 부분의 상황, 화면구도, 배우들의 움직임 등이 같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두 장면을 비교하기 위함이다. 이런 영상의 요소들을 고정시킨 뒤, 더 매력적인 여성모델을 보여주고 웃음까지 띄며, 작가의 의상이 더 패셔너블해지는 등의 상황들이 극명하게 대립된다. 이는 서비스를 사용하기 전과 후를 비교했을 때 후가 낫다는 전형적인 광고의 논리전개방식이지만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센스있게 풀어냈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Dollar Save Club

남성들이 정기적으로 소모하는 면도날을 매달 싼 값에 배송시키는 섭스크립션 서비스이다. 워낙 이슈도 많이 되었고 유튜브 조회수도 3개월 만에 5백만, 현재는 1천만에 달하는 자타공인 가장 유명한 스타트업 비디오. CEO이면서 영상의 호스트로 등장한 Michael Dubin은 말한다. “사람들은 음악적으로 보여지는 것에 대해 기억하는 습관이 있다. 그리고 코메디는 음악의 한 종류다.” 실제로 Dubin은 영상을 제작할 때 “무엇을 어떻게 말할지”라는 것보다 “사람들이 어떻게 기억할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췄다고 한다. “Our Blades are F**cking Great”를 과장되고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CEO의 태도, 유치한 개그와 어설픈 척 깨알 같은 연출들은 절대 광고대행사에게 영상 제작을 맡겨서 얻을 수 있는 결과물이 아닐 것이다.

 

 

beSUCCESS에 발행 : https://besuccess.com/product/top-6-best-startup-promotion-videos-chosen-by-besuccess/

모바일 소셜 게임의 다음 주자는 누가 될 것인가? : Ttoring Social

최근 게임 트렌드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모바일’과 ‘소셜’이라는 키워드이다. 애니팡으로 시작해, 드래곤플라이트, 컴투스 홈런왕, 다함께 차차차, 윈드러너 등 수많은 모바일소셜게임들의대박이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모바일소셜 게임은 언제쯤 그 다음 주자에게 자리를 내어줄까? 지금 한창 잘나가는 모바일소셜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왜 뜬금없이 후발주자 얘기를 꺼내는지에 대해서는 그 이유가 있다. 모바일소셜게임들의 수명은 3개월도 채 되지 않을 정도로 짧고 징가가 페이스북에서 전성기를 보냈던 때와 지금이 크게 달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이라는 플랫폼이 애플리케이션 방침을 변경하고 사용자들의 이용패턴이 달라졌을 때 징가의 비즈니스 모델이 붕괴되었던 것처럼, 모바일과 메신저를 플랫폼으로 활용하고 있는 지금의 모바일 게임들 또한 외부요인에 생사가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모바일소셜 게임의 패러다임 전환은 생각보다 빨리 다가올 것이다. (기사가 작성되던 중 이미 그 미래가 다가왔다는 소식도 들려왔다.-etnews)

ntelligent logo

이런 관점에서 다가오는 6월, 새로운 소셜 게임을 선보일 엔텔리전트게임즈를 소개하고자 한다. 현재 엔텔리전트게임즈는 인지 및 임상 심리학과 뇌과학을 활용한 기능성 게임인 ‘토링소셜’의 개발을 마친 단계다. 실리콘밸리에서 영향력있는 인물 중 7위로 뽑힌 유기돈씨(그는 한 때 유튜브와 페이스북의 CFO였다.)와 49위의 Joe Lonsdale, Brian Koo와 그의 동료들이 12억을 투자한 이 회사, 어떤 회사인지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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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임으로 인지능력검사를 해내다. 융복합 인재의 길을 걷기로 한 정재범 교수

“저는 석사 때, 언어심리학을 전공했어요. 언어심리학이라는 게 참 재미없는 분야에요. 굉장한 방법론을 요구하거든요. 이를테면 한 단어에 대한 인지수준을 조사하려고 한 시간씩 실험모니터를 들여다봐야 하는 식입니다. 이 지루한 과정을 간단한 게임으로 바꾼 적이 있는데, 하는 사람도 재밌고 검사 결과도 유의미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었죠.

심리검사에 게임을 접목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한 정재범 대표는 박사과정에 접어들면서 전공을 게임으로 바꿨다. 그리고 박사논문으로 프로게이머들의 뇌와 바둑프로기사들의 뇌를 비교하는 주제로 학위를 수여했다. 게임을 하는 모든 사람들이 중독에 빠져 있다는 일반적인 편견을 깨는 논문이었다.

바둑_스타

“바둑을 두면 머리가 좋아진다며 아이들을 기원에 보내는 어른들은 있지만, 머리가 좋아지라며 게임방에 보내는 어른은 없어요. 하지만 프로게이머의 뇌와 바둑프로기사의 뇌를 fMRI로 찍어보면 비슷한 모습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이는 게임 중독자의 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죠”

논문에 따르면 실제로 게임을 하는 모든 사람들이 중독에 빠진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등산이나 낚시를 하시는 어른들도 주말까지도 반납하면서 시외까지 갔다 오곤 하는데, 게임을 단순히 오랫동안 한다고 해서 그것을 중독이라 할 수 있을까? 정대표는 게임 그 자체가 중독의 원인이라고 말하지 않고, 더 나아가 게임이 그 중독까지 치료할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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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임도 긍적적일 수 있을까!?

“공부를 하라고 그러면 한 시간을 앉아있기도 고통스러운데, 게임은 너무 재미 있어서 하다가 죽는 사람들도 나오잖아요? 게임에 빠져들 수 밖에 없는 ‘재미’라는 요소를 뽑아서 교육이나 의료와 같은 확장된 분야로 사용하자는 것이 기능성 게임의 목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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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 게임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아이패드에서 “오즈의 마법사”를 구동시켜 보았다. 엔텔리전트게임즈에서 진행하고 있는 메인 프로젝트 이외의 것으로 4일만에 뚝딱 제작되었다고 한다. 게임은 3~4분 동안 보여지는 e-book처럼 보이지만 중간에 퍼즐게임들이 삽입돼있는 형식이다.

“이 게임을 통해서 말을 하지 못하는 어린이들의 정신적 이상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우울한 감정을 가진 사람일수록 퍼즐을 맞추는 방법이나 속도가 일반인과 차이가 납니다. 그리고 X,Y축으로 얼마나 세밀하게 맞췄는지도 중요하죠. 사자가 화를 냈을 때나, 웃는 얼굴이 보일 때에 각각 반응 속도가 다른 것도 의미가 있는 데이터입니다. 오티즘(autisum : 자폐증)이 있거나 아스퍼거 신드롬(Asperger Syndrome : 경미한 자폐증)이 있는 어린이들은 긍정적인 표정의 얼굴에 대해 빨리 반응하지 못하거든요.”

기능성 게임은 한국에선 생소하지만 이미 전 세계 곳곳에서 차세대 게임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VentureBeat 관련기사 보기)그리고 해외에서 진행되고 있는 기능성 게임의 모습은 정말 다양하다. 인지 및 임상심리학과 뇌과학을 활용해 뇌의 기능적 이상을 분석해 낼 수 있어서 치매나 치매 이전의 초기 증상인 MCI(경도 인지 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를 발견할 수도 있다. 치료에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기억력, 운동능력, 주의력, 실행력, 정서지능 등, 특정한 인지 능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것이 기능성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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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임의 재미, 어디든지 융복합 될 수 있다. 유의미한 결과를 넘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정대표는 본인이 만든 다섯 개의 게임을 놓고, 기존 심리 측정도구로 사용되는 설문지와 함께 조사를 실시했다. 게임들이 심리검사를 제대로 해낼 수 있는지 파악하기 위한 실험이었다.결과는 기존의 설문지들을 통해서 얻은 결과와 게임을 통해서 얻은 결과가 같거나 유의미한 패턴을 보인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게임점수만으로도 심리조사의 결과를 유추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다.

“사회성/협동성/책임감/동립감/동기요소를 심리조사한 다음에, 게임의 결과와 비교를 했습니다. 역시 결과는 유의미하게 나왔습니다. 유의미한 결과가 많이 모이면 패턴을 발견할 수 있죠. 빅데이터 기법을 사용해 봤습니다, 이제 게임점수만 알아도 심리조사의 결과를 역추적(회귀)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인간을 수치화한다는 부분은 약간 무섭게 들리는데요?”라고 필자가 질문하자, 정재범 대표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칠판에 그림을 그려가며 의견을 이었다.

“인간을 측정할 때, 양적 측정과 질적인 측정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사람이 좋다.”라는 주관적인 평가는 질적이고 주관적이기 때문에 얼마나 좋은지, 어느 정도 좋은지를 말할 수 없습니다. 현대심리학은 인간의 행동과 마음을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것입니다. 사주팔자나 별자리는 몇 천 년 이상 이어져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학으로 인정되지 못하는 것은 실험을 했을 때 나오는 결과가 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람에 대한 평가는 누가 봐도 객관적이면서 과학적으로도 옳아야 합니다. 그래서 더욱 수치화가 필요합니다.”

저명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지에 실린 논문을 보더라도,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전수조사의 경우 보통 1,000명~2,000명 정도의 사람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을 때 객관적으로 신빙성있는 조사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정도 규모를 대상으로 심리조사를 하는 데에는 약 5,0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다수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빠른 시간 안에 비용없이 조사를 실시할 수 있다면? 엔텔리전트게임즈는 2008년 창업 이후로 게임개발뿐만 아니라 연구소도 함께 운영해 왔다. 연구소에서는 다양한 임상실험을 진행하기도 했다. 게임이 사회의 순기능적 역할을 다할 수 있을지에 대해 연구의 과정에서 수십 편의 논문이 나왔고 13건의 특허가 출원됐다. 이 회사의 연구위원회에는 정 대표의 은사인 고려대 심리학 남기춘 교수, 의대 출신의 박건우, 편성범, 박문호 교수, 커뮤니케이션학의 이관민 교수 등이 참여해 제대로 된 기능성 게임개발의 기반에 이바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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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능성 모바일소셜 게임 : 토링 소셜(Ttoring Social)

Ttoring의 기본적인 게임 진행 방식은 30초짜리 퍼즐 게임들이 랜덤하게 나오는 방식이다. 다양한 측정을 위해서 다양한 게임을 연속으로 제한된 시간 내에 해결해야 하는데, 측정인 동시에 게임이기도 한,이 과정이 모두 끝나면 게임결과를 통해 파악된 사용자의 인지능력을 기반으로 한 결과리포트가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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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모바일소셜 게임들은 단순히 게임의 결과를 친구와 비교하거나 ‘경쟁을 유도하는 소셜코드’만 갖고 있었다면, Ttoring에는 몇 가지 더 흥미로운 요소들이 있다. ‘단순한 게임 결과가 아닌 자기 자신에 대한 콘텐츠라는 점’, ‘자기 능력의 이해와 증진을 도모한다는 점’, ‘자신의 지능 패턴을 타인과 비교할 수 있다는 점’, ‘게임의 과정을 통해 행동분석이 가능하다는 점’이 그 예가 된다 싸이월드에서부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까지 전 소셜네트워크의 역사를 관통하는 공통점을 꼽아보자면 ‘노출증’과 ‘관음증’이 아닐까 싶다. 나도 모르는 나의 모습이 드러난다는 점과 타인에 대해서 이만큼 깊이 있게 알아볼 수 있는 소셜코드는 이제껏 존재한 적이 없었기에 얼마나 빠른 속도로 확산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외국에도 유사한 형태의 게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 샌프란시스코 대학, 캐나다 맥길 대학이 공동으로 만든 루모시티, 영국 케임브릿지 대학의 케임브리지뇌과학도 있다. 하지만 아래 스크린샷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시험지가 온라인으로 옮겨졌을 뿐, 소셜코드가 있지도 않고 게임과 융합되었다고 보기에도 힘들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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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폭의 기능성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 최고의 인재들이 모였다.

“인문학을 전공한 후에 게임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은 아마 제가 처음이지 않나요? 인문학이 게임과 융합될 수 있다면 더욱 긍정적인 발전이 많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정대표는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거나 창의적인 것들을 발견해내는 과정이 그렇게 특별하지도, 대단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심리학에서 너무나 당연히 이뤄지고 있던 실험들을 게임에서 너무나 당연히 이뤄지고 있던 요소인 재미와 합쳤더니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한 벤처기업의 대표로 있는 그는 자신의 능력보다 직원들이 융합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한다. 말이야 쉽게 했지만Ttoring은 결코 쉽게 나온 결과물이 아니다. 실리콘밸리에서 투자를 끌어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그의 친형은 2000년 그라비티게임즈의 대표였었고 그 외에도 ‘열혈강호 온라인’, ‘위 온라인’등 국내 MMORPG를 개발하고 운영한 팀원들이 그와 함께 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의 콜로라도 대학출신의 임상심리학자인 Isaac Hunter박사도 합류하여 글로벌 이슈를 해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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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바일 게임의 다음 패러다임을 열 수 있을까? : 기능성 게임의 플랫폼으로 더 큰 꿈을… 

기능성 게임은 그저 검사만 목적으로 하거나 그저 재미만을 추구할 수는 없다. Ttoring은 유사한 다른 게임들과 비교해 캐릭터의 색상, 모양, 움직임 하나하나에까지 심리학적 요인들을 고해야 하기 때문에 “누군가가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설혹 기능성이 있더라도 측정과 증진에 대해서 과학적인 검증이 없으면 그것은 무용지물이다. ”라고 정대표는 말한다. 네덜란드나 프랑스와 같은 경우는 국가적으로 많은 지원을 해주고 있기 때문에 만들어지는 게임들 중의 60%가 기능성의 게임이라고 한다. 한국의 게임 기술은 전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긍정적인 역할을 하거나 제대로 된 기능성 게임이 하나도 없다는 것은 참 아이러니한 현실이다.

“저희가 시장을 만들고 선두주자로 나서기 때문에 시장의 룰도 저희가 만들고, 따라올 수 없을 만큼의 데이터베이스를 저희가 독점하게 되겠죠. 하지만 그렇게만 생각할 게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기능성 게임을 만들 수 있도록 기능성 게임에 대한 Open API, SDK와 같은 표준 포맷을 만들어서 제공할 계획입니다.”

엔텔리전트게임즈는 장기적으로 플랫폼 사업을 계획 중에 있다. ‘SDK(Software Development Kit)을 제공하면서 다른 개발사들도 기능성게임을 쉽게 만들 수 있도록 심리학 연구와 뇌과학에 대한 근거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이 부분은 기능성 게임을 어떻게 구분하고, 어떻게 평가할지에 대한 기준을 세워 국가에 제안을 해놓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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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게임산업의 미래도 긍정적이기를..

“엔텔리전트게임즈가 궁극적으로 목표로 하는 것은 뉴로테인먼트입니다. 사람들은 몸이 피곤하면 운동을 등록하고 뭔가 해야 한다는 걸 상식적으로 알고 있잖아요? 두뇌와 정신, 지능도 조금 신경쓰면서 살아야 하는데, 사람들은 정신을 수련하고 운동할 계획조차 안 세워요. 그래서 게임에 대한 인식부터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다면 이런 사람들의 삶도 바뀔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게임은 정말 무조건적으로 폭력과 비행의 원인이며 절대적 사회악인 것일까? 2013년의 시작, 정권이 바뀌는 시점에서 게임 중독과 규제에 과한 이슈가 끊이지 않았다. 앞으로는 통하지 않는  대화만으로 대립구도에서 언성만 높일 것이 아니라, 함께 해결책을 찾아나서는 것이 더욱 중요한 시점이다. 2013년 하반기에는 Ttoring이 그 시작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본다.

gmae, well being life

 

beSUCCESS에 발행 : https://besuccess.com/opinion/%eb%aa%a8%eb%b0%94%ec%9d%bc-%ec%86%8c%ec%85%9c-%ea%b2%8c%ec%9e%84%ec%9d%98-%eb%8b%a4%ec%9d%8c-%ec%a3%bc%ec%9e%90%eb%8a%94-%eb%88%84%ea%b0%80-%eb%90%a0-%ea%b2%83%ec%9d%b8%ea%b0%80-torring-social/

모든 분야에서 요리를 비유로 든다

<지의 편집공학> – 마쓰오카 세이고

조리를 할 때에는 야채 따위의 떫고 쓴 맛을 우려내거나 곁들일 것을 잘게 썰거나 가스렌지의 세기를 조절하며 몇 가지 과정을 함께 처리한다. 그리고는 도자기 접시나 옻칠한 그릇 등을 선택해서 보기 좋게 양을 조절해서 담는다. 심지어는 ‘솔잎을 곁들인 성게 알젓 순무찜’ 등과 같은 타이틀을 생각해 내기도 하고 손님의 식사 습관에 따라 음식을 내는 시간까지 맞춘다. 이것은 정말 훌륭한 편집이다.

<빡신기획스쿨> – 박신영

“생활속에서도 많은 기획을 합니다. 어떤게 있는지 찾아볼 시간 7초 드릴게요.” (샹송이 흐른다.) “뭐가 있나요?” “요리!” “스냅 두번~ 요리, 어떤 재료를 어떻게 조리하느냐에 따라서 결과물이 다르게 나오는 요리는 기획의 좋은 예죠.”

광고나 마케팅 뿐만 아니라 결혼식, 요리와 같이 기획은 우리의 삶 속에서 과제를 찾고 해결책을 내놓는 이 모든 과정이 기획이다.

디자인학도 – 윤춘근

요리도 물론 디자인이다. 외향적인 모습을 아름답게 꾸미는 것 뿐만 아니라, 결과물의 모습을 어떻게 만들어낼지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과정까지도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사전적인 의미는 모두 다르지만 이렇게 요리가 자신의 분야라는 주장을 펼칠 수 있는 이유는 기획, 디자인, 편집이라는 행위들을 조금 큰 그릇에 담는다면 담길 수 있는 것들이 아닐까? 그 그릇에는 편집/기획/디자인 이외에도 문제점, 과제에 대해서 어떠한 해결책을 내놓으려는 시도들이 담겨있을 것이다. 이것들을 ‘인류의 삶 개선’이라는 또 다른 큰그릇에도 담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나는 내 에너지를 여기다가 쏟아붓고 싶다. 얼마나 채울 수 있을까?

– 노동자가 되기 싫은 이은호가 노동절에 (2012-05-01)

잘 되는 카페가 잘 되는 이유.

올해 설, 부산에 내려갔을 때의 일이다. 부산에서 3번째로 번화가인 부산대 앞에 멋진 카페가 새로 오픈했다며 친구가 호들갑을 떨었다. 어차피 현대인들은 하루에 일정량의 카페인을 마셔야 하고, 이왕 커피를 마실거면 본인이 추천하는 곳으로 가보자고 우겨댔다. 카페의 이름은 제이스퀘어(JQUARE)였다. 이 카페의 건물은 본래 고급 양식전문 식당이었는데, 매출이 좋지 않아 현재 카페를 운영하는 사람에게로 넘어간 듯했다. 구글지도에 검색을 해봤더니 ‘㈜세일기업 제이스퀘어’라고 검색결과가 나왔다. 주식회사로 등록된 카페였다. 그럴 수가 있는 이유는 총 4층짜리 건물 중에 1, 2층은 카페로 운영되지만 3층에는 세미나룸, 4층에는 학술공간이 마련되어 카페 이외의 활동도 이루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카페와 다른 공간을 잘 융합시킨 것을 제외하더라도 카페가 잘되는 이유는 충분한 것 같았다. 많은 매력들 중에서도 무엇보다 스스로의 아이덴티티를 명확하게 보여주고 사람들의 신뢰를 얻는 방법을 제대로 아는 것 같았다. 이제까지 내가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그 카페로부터 큰 감동을 받은 나는 다른 카페들은 어떤 방법들로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고객과의 소통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져서 이 글을 쓰기 시작한다.

‘잘되는 카페가 잘되는 이유’는 분명히 있는 것 같다. 세상에 다양한 종류의 카페와 다양한 컨셉의 카페들이 있는 것처럼 성공한 카페들이 잘되는 이유들 또한 각기 다를 것이다. 반면에 공통적으로 ‘사람들이 들려서 커피를 마시는 장소’라는 의미는 어느 카페든 가지고 있는 요소일 것이다. 모든 카페들이 가지는 공통요소 ‘커피의 맛’과 ‘매력적인 공간’을 고객들에게 어떻게 소개하고 매력을 느끼도록 만드는지, 제이스퀘어에서 경험한 것들을 기준으로 이야기를 풀어본다.

 

부산에서 3번째로 큰 번화가인 부산대 앞에 위치한 제이스퀘어에 들어서면 한 쪽 벽면에 크게 틀어지고 있는 영상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 1, 2층은 아주 거대한 복층 구조인데 2층 높이가 되는 한쪽 벽면의 스크린에 상영되는 영상을 1층의 고객도, 2층의 고객도 볼 수 있게 되어있다. 내가 갔을 때에는 두 종류의 영상이 반복되어 틀어지고 있었다. 하나는 지난 11월 카페 새단장을 위해 카페경영진들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가 기록된 3분정도의 영상이었고, 또 하나는 외국의 유명 바리스타의 에스프레소 추출시범영상이었다.

카페 한가운데에는 빵이 전시되어있는데, 새단장 하면서 베이커리가 새로 생겨났다. 젊은 아가씨 제빵사 두 분이 모든 빵을 만드는데, 완성된 빵을 카페 한가운데 있는 진열대에 올려다 놓는 순간 모든 고객들의 시선은 파티셰에게로 집중하게 된다. 파티셰가 진열대에 빵을 가져다 놓으면서 이렇게 외치기 때문이다.

“제이스퀘어 베이커리에서 갓 구운 블루베리 에클레어가 나왔습니다.”

그러면 모든 스탭들이 동시에 이렇게 대답한다.

“감사합니다. 파티셰 김성희님, 계속해서 맛있는 빵 만들어 주세요^^”

나는 파티셰가 진열대에 빵을 놓으로 온 틈을 타서 최고의 빵을 추천해달라고 말을 걸었다가 한참동안 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커피를 고르려고 메뉴를 보던 중에는 바리스타가 먼저 말을 걸어왔는데 얘기할수록 나도 궁금한게 많아져서 주문하는데만 10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바리스타와 파티셰가 진심으로 나와 대화하는 것을 즐거워 하고 있었다. 나또한 전문가를 통해서 탁월한 선택을 하게 되었으므로 큰 만족을 했다.

주문을 마치고 2층으로 올라가는 길에 베이커리 안에 김성희 파티셰가 어느새 또 자리로 돌아가 반죽을 밀고 있는 게 보였다. 밤 9시에 가까운 시간이었는데 파티셰 두 명은 피곤한 기색은커녕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듯했다. 2층에 올라가서 일부러 난간 쪽에 자리를 잡았다. 주방의 모습이 한눈에 내려다 보였다. 그리고 한쪽 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통유리방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그 방은 카페를 만들기 위해 작업한 흔적이 고스란히 들여다보이는 경영기획팀의 방이었다. 아이맥이 2대 있고 많은 양서들과 참고할 카페정보들, 디자인작업중인 흔적들이 남아있어서 경영자가 카페의 아이덴티티를 설정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를 읽을 수 있었다. 벽에 영사되고 있는 영상 또한 이 방에서 제작되었고, 간판과 프로모션 안내문도 직접 제작을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제이스퀘어라는 카페는 모든 공간이 이렇게 투명했다. 평소 나는 고객으로서 무뚝뚝한 편인데 카페에 대해 전혀 궁금하지도 않았던 부분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카페를 운영하는 사람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려고 나선다면 나는 이 카페를 신뢰할 수 밖에 없다! 2층에서 턱을 괴고 1층의 주방을 유심히 관찰하다가 또 한가지 특이한 점을 발견했는데, 주방이 가장 전망이 좋은 모서리 창가 쪽에 위치하고 있는 점이었다. 나는 이렇게 바깥쪽에 위치한 카페의 주방은 본 적이 없다. 일반적인 카페라면 당연히 좋은 전망을 가진 위치에 손님의 좌석을 놓고 주방은 구석으로 위치시키겠지만 제이스퀘어의 주방은 모든 손님들을 한눈에 볼 수 있고 모든 손님들도 주방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배치되어 있었다.

카페의 구조, 스탭들의 마인드, 경영기획팀의 통유리방, 벽면에 틀어지고 있는 영상을 포함한 카페의 모든 요소들이 하나같이 제이스퀘어의 철학을 드러내고 있었다. 나는 처음 이 카페에 들어설 때 이런 정보들이 불필요한 정보라고 생각했으나, 사실 그런 것들이야말로 내가 커피와 빵을 고르는데는 가장 중요한 정보였다! 내가 먹을 것을 누가 어떤 철학을 가지고 만드는지!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한 고객이 카페의 아이덴티티를 파악하는 것이 가능하다니! 나는 나의 통찰력과 카페의 명료한 커뮤니케이션 방법에 대해서 또 다시 한번 감탄해서 고개를 떨군 뒤 한동안 고개를 들지 못했다. 조금 후 조심스럽게 블루베리 에클레어를 한 입 베어 물었다. 생크림이 잔뜩 묻은 나의 입가엔 미소가 떠올랐다. 역시 그곳엔 내가 생전 경험해보지 못했던 부드러움이 있었다.

 

앞에서 카페가 잘되거나 안 되는 조건으로 ‘커피의 맛’과 ‘매력적인 공간’ 두 가지로 구분지어 생각해보자고 했었는데, 카페를 운영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자신들의 커피가 맛이 좋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일 것이다. 모든 카페가 자신의 커피가 최고라고 외치고 있어서 똑 같은 방식으로 커피 맛을 홍보하는 것은 더 이상 설득력을 가지지 못한다. 대한민국 사람들 중에서 커피의 맛이 좋고 나쁨을 구별하여 카페를 고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요즘 대부분의 커피전문점들이 최고의 커피를 만들어 내고 있기 때문에 구분하기 힘들기도 하겠지만, 언젠가 ‘커피 소믈리에’라는 직업도 있다고 들은적이 있다. 그만큼 커피의 종류가 다양하고 맛에도 차이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커피의 품질차이를 알아내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지식이나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게 아닐까? 커피의 맛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하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올바른 커피를 선택하도록 선택권을 주려는 방법은 안일한 생각일 것이다. 사람들이 혀로 커피맛을 구분해내지 못하는 지금, 커피의 맛을 증명하는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

돈이 많다면 언론홍보를 할 수 있다. ‘조인성이 멋진 펜션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갓 내린 커피를 들고 창 밖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본다면 누구라도 커피가 고파질 것이다. ‘카메라를 보고 미소를 한 번 짓는’모습까지 보게 되면 커피가 두 배로 고파진다. 혹여나 커피가 고파지지 않는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해당 커피의 매출상승엔 기본빵을 하지 않겠는가? 인쇄나 방송을 통해서 홍보되는 것들은 대부분 시각적 이미지를 통해서 미각적인 자극을 비유해내는 방식이다. 그럼과 동시에 타 사물의 품격과 명성을 빌려오기도 한다. 많은 커피광고에서 남자연예인의 훈남 이미지를 빌려온다. 본고장의 명성을 빌려오기도 하고, 자격증이나 각종 수상경력들과 같은 인증을 통해 품격을 높인다. ‘세계 최고의 판매량’, ‘우리나라에 10대 밖에 없는 에스프레소 머신’,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쉽 우승’ 따위의 객관적인 사실들은 맛을 이성적으로 증명할 수 있다.

프렌차이즈 지점 그 자체로도 홍보수단이 될 수 있다. 브랜드 프랜차이즈 카페에겐 수많은 가맹점들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브랜드의 간판이 되고 홍보매체가 된다. 이것을 잘 이용한 카페베네는 1년 마케팅 예산을 초창기 3개월에 몰아서 사용함으로 3개월만에 200개 지점을 개업시켰다. 단기간에 지점들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현상을 바라보던 사람들은 아래와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맛있는 커피를 만드는 카페는 장사가 잘된다.]

[장사가 잘되는 카페는 돈을 많이 벌어서 지점을 늘릴 수 있다.]

[그러므로 지점이 많은 브랜드 카페는 맛있는 커피를 만들 것이다.]

무지막지하게 많은 지점을 무리해서라도 단기간에 개업함으로 ‘사업이 흥하는 이유는 커피 맛이 좋기 때문이다’라는 논리를 사람들의 무의식 속에 심어주었던 것이 카페베네의 전략이었다.

강남대로의 CGV뒤편 골목에 있는 잘되는 카페들 중에 COFFEE REPUBLIC이라는 곳이 있는데, 이 카페는 커피전문점으로서의 명성을 스스로 표현하고 있었다. 제이스퀘어와 마찬가지로 커피를 얼마나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는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었는데 2층 카운터 앞에 사람 5명의 크기정도 되는 커피 로스터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크고 비싼 전문기계를 쓸 정도라면 분명 이 커피에 대해서 전문적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고, 커피맛 또한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어 신뢰감이 높아진다. 입구에 널부러져 있는 커피포대자루와 커피원두가 담겨있는 거대한 깡통은 직접 엄선한 커피콩을 공수해온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렇게 스스로 명성을 인정해내는 카페들의 태도는 여느 카페와는 다른데, 그것은 손님에 대한 관습적인 접대가 아닌 것 같다. 무조건 손님의 취향에 맞춘다거나, 손님이 왕이라며 넙죽거리는 자본주의 시대의 얼빠진 노예의 모습과는 다르다. 그곳에서의 바리스타들은 최고의 커피를 만드는 예술가이자 장인이다.

커피의 맛을 증명하는 방법에도 여러가지가 있는 것 같다. 나는 최고의 커피를 만든다는 사실보다 훌륭한 홍보아이템은 없다고 생각한다. COFFEE REPUBLIC과 제이스퀘어에서는 실제로 커피를 만들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이런 커피전문점들이 장사가 잘되도록 도모하여 많은 손님들에게 커피를 팔도록 하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올바른 소비와 판매를 이루어지게 하는 긍정적인 일이다. 반대로 적당히 인지도가 있는 커피원두를 가져와 시급이 낮은데도 불평이 없는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커피를 내리게 하는 카페들의 커피가 홍보하는 것은 부정의한 일이다. 인류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 정정당당한 마케팅이 많으면 좋겠다.

 

카페가 잘되거나 안 되는 또 하나의 조건으로 ‘매력적인 공간’이 있다. 이미 모든 카페가 단순히 커피를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커피를 마시는 공간을 어떻게 차별화 할지를 아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안되는 카페들의 안되는 이유들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게 인테리어에만 집착하는 실수라 생각한다. 대부분의 카페가 카페를 카페처럼 꾸미려고 노력하는 것 같지만, 왜 카페가 카페처럼 보여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것 같다. 그 장소에서 커피를 팔고 있다는 사실은 간판과 메뉴판으로 충분히 설명이 되었는데 말이다. 언젠가 외국인 친구와 고풍스럽고 이국적인 카페에 들렸다가 “이 인테리어가 너네 나라의 것과 비슷하지 않냐?”고 물었던 적이 있다. 그 친구는 “그렇다”라고 대답하면서 “It’s cheesy”라는 말을 덧붙였다. 건축양식과 외향에 문화와 역사가 깃들어있지 않으면서 그 겉모습만 따라 하는 것은 가식적이고 저급하다는 직설적인 비판이었다. 인테리어가 이국적이고 고풍스럽다고 해서 맛있는 커피를 만든다는 증명이 될 수는 없다. 인테리어에도 유행이 있는 것 같다. 페인트를 두번 칠해서 사포로 문지르면 빈티지한 느낌을 낼 수 있다. 칠판에 분필로 메뉴를 적어놓거나, 폴라로이드 사진을 잔뜩 벽에 붙여놓고, 라이트 브라운의 매끈한 목재로 만들어진 테이블과 의자를 구비한다던지 조경나무를 설치하는 것도 카페를 카페답게 꾸미기 위한 유행이었던 것 같다. 이런 인테리어들에는 피상적인 분위기만 있을 뿐 새로운 공간을 창출해내지도 못한다. 보편적인 카페 인테리어의 아이콘이 되어버린 이런 양식들만으로는 ‘커피를 만들어 파는 곳’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는 있으나 ‘좋은 커피를 만들어 파는 곳’이라는 메시지를 동시에 담을 수는 없다.

다방에 가면서 커피 맛을 따지는 사람은 없는 것처럼 그 공간을 이용하기 위한 목적으로만 카페에 들리는 사람들도 많다. 이런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 카페들은 다른 공간의 매력을 빌려서 사람을 유도하기도 한다. 특정한 공간을 필요로 하는 고객들만을 위한 타게팅이다. 독서공간을 병합한 북카페, 커피도 마시며 운세도 아는 사주카페, 고양이 매니아들을 위한 고양이카페,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지만 나무그늘이라는 카페에서는 닥터피쉬를 체험할 수 있게 해서 사람들을 끌어 모으려 했었다. 최근 주춤하고 있는 듯한 민들레영토는 어느 카페보다 편안한 최고의 쉼터이고, 음악인들이 공연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문화와 예술이 함께 숨쉬는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카페도 있다. 제이스퀘어는 학술공간을 제공하고 정기적인 세미나도 개최하여 자기계발에 힘쓰는 청년들의 플랫폼으로써의 역할을 한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종류의 카페들이 있을 것이다.

카페들이 다양한 컨셉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사람들이 카페에 오는 이유들도 다양하다. 노트북을 들고 혼자 개인공부를 하기 위해서 오는 사람도, 사업얘기를 하기 위해 오는 사람도, 조용히 쉬러 오는 사람도,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수다떨기 위해 오는 아가씨들도 있다.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공간을 마련해주는지가 지속적으로 방문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조건이 아닐까? 대부분의 카페들은 이런 공간에 대한 만족을 주려고는 하지 않고 특색 있어 보이려 하고, 튀려고만 하던지, 신기한 것들을 가져다 놓아서 이슈가 되려고만 한다. 카페처럼 보이려고 애쓰는 그런 카페들은 결국 Cheesy하다는 평을 듣고 카페의 겉모습을 따라해서 돈을 벌어보려는 속내를 들키고 말 것이다.

설 연휴가 지나고 서울로 올라 온 뒤, 제이스퀘어의 페이스북과 블로그를 보느라 반나절 정도를 보냈던 것 같다. 카페에서 보고 느꼈던 것 이상으로 카페운영진들에 대한 호감을 느낄 수 있었고 젊은 친구들이 참 긍정적이고 열정적으로 산다는 생각에 부러운 마음까지 들었다. 블로그에는 실제로 카페에 들렸을 때 알 수 있었던 것보다 더 많은 정보들이 담겨 있었다. 나에게 가장 중요한 정보인 ‘내가 먹을 것을 누가 어떤 철학을 가지고 만들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들이 충분히 있었다. 바리스타가 웃으며 커피를 내리는 모습, 세계적인 명성의 에스프레소 머신을 들여놓았다는 이야기, 밥보다 빵이 좋다는 파티셰의 이야기, 신상품으로 나온 빵이 너무 잘 팔려서 직원들도 아직 맛보지 못했다는 이야기 등 실감나는 그들의 이야기에 나는 또 다시 커피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빵 사진을 보면서 침을 한 바가지 흘렸다.

내가 제이스퀘어를 이렇게까지 예찬하는 이유를 두 가지로 정리하자면; 하나는 앞서 충분히 소개한 카페 자체의 매력이고, 또 하나는 그 카페의 모습을 드러내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다. 페이스북과 블로그에 사진과 글을 올려 카페를 노출시키는 것은 여느 카페나 하고 있겠지만 제이스퀘어만큼 잘하지는 못한다. 내색을 겸손하게 잘 하는 것, 노력한 만큼 티를 내는 것, 그를 통해서 정정당당하게 인정 받는 것, 그것이 잘되는 제이스퀘어가 잘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PS

여기서 글을 마무리 지으려고 했으나, 글을 쓰는 중에 나는 지갑을 정리한 적이 있다. 설 연휴 동안 썼던 영수증들을 모두 꺼내놓고 하나씩 보면서 버리다가 이 영수증을 발견하고는 고이 접어서 보관하고 있다. 아.. 다시 한 번 커피가 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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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가 되기 위한 준비

결국 목적없는 준비들은 모두 더 나은 노예가 되기 위한 자격요건을 갖추는 행위에 불과하다는 것이죠. 타인의 삶을 더 윤택하게 만들 수 있는 노예가 되기 위해서 현대인들은 그렇게들 열심히 준비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모두가 스스로의 삶의 주인이 될 수는 없습니다. 사회구조상 60%의 임금노동자가 필수적으로 있어야 하죠. 자본주의 시대에서는 다행히도 자발적인 노예들이 충분히 있고, 또 유연하게 그 비율을 조정합니다.

취업이데올로기, 스펙이데올로기 따위의 것들이 자발적 노예를 육성하기 위한 도구들입니다. 인간의 가치는 돈이라는 기준으로 재평가되고 평준화되기 때문에 노예들 간의 계급구조들도 만들어집니다. 계급구조가 만들어진 노예들간의 새로운 생태계는 아주 큰 우물과도 같습니다. 그리고 그 우물 안에는 대중문화라는 마약이 존재하죠.

주의의 추이를 관찰 – <지의 편집공학>

나는 편집공학을 준비하면서 기묘한 훈련을 나 자신에게 부과하기로 했다. 그것은 지금 현재 내 머릿속에서 진행되고 있는 편집 프로세스를 리얼 타임으로 관찰하는 훈련이었다. 즉 생각이 흘러가도록 그대로 두고, 이와 동시에 그 프로세스를 관찰하는 훈련이었다. 잇달아 전개되어 가는 ‘주의’의 ‘추이를 관찰하겠다는 것이다.

마쓰오카 세이고 – 知의 편집공학 중에서

오, 오오… 저는 지금 훌륭한 책을 발견했습니다.

 

‘정보’가 가진 네 가지 성향

정보는 네가지 성향을 가진다.

‘더 많은 정보를, 더 많은 사람들과, 더 빠르고, 더 효율적으로 공유하고자’ 하는 성향

정보의 성향은 인간의 기술을 통해서 더욱 빠른 속도로 실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