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글로 일한다. 글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글에는 숨을 곳이 없다. 고민의 크기가 온전히 글로 나타난다. 고민의 허술함이 글에 온전히 드러난다. 글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생각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는 생각하는 법을 모른다는 것이다. “글을 좀 못 쓴다고해서 생각능력까지 혹평하는 것은 억울합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자기방어하는 것이다. 생각을 두 가지로 분류시켜보자. 개인의 머릿통 속에서 타인과 교류될 필요가 없는 생각을 망상으로, 타인과 교류될 필요가 있는 생각만 생각으로 분류해보자. 회사에서는 망상능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생각의 전달도구로 글이 최고라는 데에 누구도 반박할 수 없다. 두뇌와 연결되어 있는 언어는 음성언어와 문자언어 두 개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둘은 생각을 변화시키는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음성언어는 시간적으로 일시적이며, 전달매체가 효과적이지 않으며, 다시 읽어드리는 과정에서 linear 재생을 거쳐야 하기에 시간의 제한을 받는다. 또 저장과 관리 분류를 컴퓨터로 처리할 수 없기 때문에 규모있는 확장이 불가능하다.
반면 글은 직관적이고, 정리가 가능하며, 편집이 용이하고, 컴퓨터를 통한 처리능력을 확장시킬 수 있고, 시간과 물리적인 한계에 제한되지 않으며, 글을 쓰고 읽는 사람 모두 그 전달속도를 발전시킬 수 있는 등 장점이 무궁무진하다. 때문에 우리는 애초부터 글로 생각해야 한다. 더군다나 우리의 일은 육체노동없는 정신노동만으로 일하고 있다. 정신노동은 곧 생각이고, 생각의 도구는 글이다. 결국 글이 우리의 기본적인 업무도구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