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만에 7키로가 불었다. 이십대 초반에 근육이 하나도 없을 때보다 붙는 속도가 빠르다. 이유는 두 가지 정도 되는 것 같다.
하나는 근성장의 원리를 이해한 덕분이다. 운동은 근성장을 지시하기 위한 자극제공일 뿐이고 실질적 근성장은 영양공급이 충분이 이뤄진 휴식기간에 이뤄진다. 이걸 안 이후로 운동을 악으로 하지 않게 되었다. 자극을 제대로 먹이는 데에 집중하고 잘 챙겨먹고 누워서 종일 유튜브나 책을 본다.
두번째 이유는 운동 말고 하는 게 없기 때문이다. 백수가 되니 하루에 운동만 세시간씩 조질 수 있다. 백수는 오늘도 느지막히 점심을 챙겨먹고 카페로 간다. 카페는 9시에 닫기 때문에 중간에 허기지지 않도록 견과류와 단백질음료를 챙겨간다. 공급이 끊기면 근성장기회의 낭비 혹은 근손실이다. 백수가 되었으니 지출을 줄여야 한다. 배낭을 짊어지고 3키로 남짓 거리를 걸어서 오간다. 50분 쯤 걸린다. 게을러서 하지 않는 유산소운동을 이걸로 떼우고 있다. 지방 연소 효과가 나오는 유산소운동은 심박이 110을 넘겨야 하는데 걷는 것 만으로는 90언저리를 오가는 것 같아 오늘은 조금 뛰어 보았다.
운동을 처음 배운 건 군대에서다. 과월호 잡지를 파는 상점에서 2000년대 초반에 나왔던 헬창잡지를 열권씩 사서 들고왔다. 그 책에서 나오는 운동방식이 요즘 나오는 정보와 다를 게 없다. 근육의 성장원리와 공략법은 백년 후에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다른 일도 이처럼 변함없음 좋으련만,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빨라 현대인들은 따라가기 벅차다. 이런 시대에 운동은 더욱 매력적이다. 이만큼 정직하고 공평한 일도 없다. 노력을 들이는 만큼 기대한 만큼의 성과가 보장되는 운동. 이 매력에 빠져 백수가 일은 놓아도 운동은 놓지 않고 꾸준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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