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개선의 6단계와 사이클

① 100번의 노가다

Do things that don’t scale. 확장성이 없는 일을 하라. 왜냐면 확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일은 이미 확장성을 갖추었거나, 쉽게 확장될 수 있거나, 이미 누군가가 확장의 작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일을 해내더라도 효용이 없는 일이며 보상도 받을 수 없다.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의 본질은 확장이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되는 영역을 확장이 가능하도록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② 행위의 미분

“콜라병을 따고, 컵에 따라서, 마신다”는 3단계로 보이는 행위를 최소 단위로 미분하면 147단계로 정의할 수 있다. 행위를 최소 단위로 미분하는 것은 테일러리즘의 첫 단계다. 행위를 정의할 때 위계가 [과업단위, 수행단위, 작동단위]중에서 일관적이어야 한다.
일을 더 잘하려고 하는 사람이라면 100번의 노가다 과정을 거치면서 행위를 통합하기도, 지름길을 만들기도, 요소들의 배치를 변경하는 요령을 부리게 되며, 도구의 필요성도 깨닫게 된다. 하지만 일을 더 잘하려는 노력 없이 같은 일을 같은 방식으로 반복했다면 비효율을 숙달하게 되고, 이 경우 미분 대상이 되어선 안 된다. 미분하는 행위는 일을 올바르게 해내는 것은 물론, 더 잘해내기 위한 노력이 반영된 행위 최적화가 이뤄졌을 때 이뤄져야 한다.

③ 기계 위임

미분된 행위 중에서 일부를 위임할 수 있다. 피위임 대상은 도구다. 도구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 인간의 부족한 능력을 보완해주거나 (보완)
– 인간의 능력을 양이나 질적으로 더 잘해내거나 (강화)
– 인간이 해낼 수 없는 행위를 가능케 하거나 (초월)

2차 산업혁명은 인간에게 부족했던 물리적 노동력을 보완하며 일어났고, 3차 산업혁명은 인간이 처리할 수 있는 정보처리 능력을 강화하며 일어났다. 현대인의 업무 대부분은 정보처리이며, 정보처리 기계인 컴퓨터의 도움을 받아서 수행능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컴퓨터가 연산할 수 있는 방식으로 업무를 재구성해야 한다.
컴퓨터가 연산할 수 있으려면 연역적 연산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컴퓨터가 널리 활용되기 전에도 인류는 이미 정보처리 모델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었다. [독립변인 – 모델 – 종속변인] 또는 [input – process – output] 의 모델을 활용했다. 이를 통해 원인만으로 결과를 예상하거나, 결과만 관찰하면서도 원인을 파악해낼 수 있다. 이성적이고 비판적인 사고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감정의 영향을 제외시킬 수 있는 인간이라면 정보처리과정을 쉽게 컴퓨터로 연산위임을 시킬 수 있게 된다.

④ 재편성

행위의 일부가 도구에게 위임되는 순간, 사람의 역할도 바뀌게 된다. 도구의 역할과 사람의 역할을 재구성해야 한다. 도구가 할 일을 임시로 맡았던 사람의 역할은 해임되고, 사람에겐 도구를 활용하는 새로운 역할이 배정된다. 돈 세는 일은 계수기가 더 잘하고 녹취록을 문자언어로 바꿔내는 일은 클로바노트가 더 잘해낸다. 도구가 없는 상황에서 100번을 노가다하며 터득한 사람의 숙달능력 중 일부는 폐기되어야 한다. 전체 역할 수행 과정을 도구와 사람을 함께 고려해 재편성해야 한다.
사람과 도구가 통합되어 시스템을 형성하기 때문에 사람과 도구를 융합시켜야 한다. 도구의 성능 자체를 높이는 일과, 사람의 사용성을 높이는 일도 진행해야 한다. 반복되는 부분 행위를 모듈화해야 한다. 모듈끼리 연동관계를 조정하면서 전체 구조를 리팩토링 해야 한다.

⑤ 최적화

재편성의 단계를 반복하는 최적화의 기간을 가져야 한다. 비정형의 작업 수행 과정을 정형화시키고 최대한 일렬로 배치하는 것이 좋다. 일렬려 배치해내지 못하면 경우의 수가 늘어나 복잡도가 늘어난다. 시스템 설계의 요령과 모델링 방법은 더 많겠지만 중요한 것은 단순함의 추구다. 재편성 과정에서 단순함을 추구하지 못하면 결과적으로 기존의 작업보다 더 복잡해지는 경우도 발생한다.

⑥ 회고

Version 1이 만들어졌다. 이 방식이 더 나은 방식인지 돌아보자. 더 나은 방식이 아니라면 ②번이든 ③번이든 ④번이든 다시 돌아가서 해야 한다. 더 나은 방식이라면 다시 ①번으로 돌아가서 새로운 방식으로 100번 노가다 하며 다음 개선을 준비하자.

 

이 과정이 한 사이클이다. 사이클을 반복한다.

 

— 덧붙임 —

언제적 테일러리즘이냐. 4차산업에 적합한 일하는 방식이 아니라는 것은 알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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