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식 요리계에서 여성으로 살아남기” – 네슬레 프로페셔널 정지선 셰프를 만나다

“업장 내 주방은 틀에 갇힌 공간이잖아요? 여기 있으면 일반 요리사들보다 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어요. 예를 들면, 한국에 없는 소스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테스트해 볼 수 있다는 거?” 라며 지난 4월 중국 네슬레 북경 출장 중에 가져왔다며 곧 한국에 출시를 검토 중인 소스를 몇 개 꺼내 설명하기 시작한다.

그녀는 글로벌 식품기업에 근무하면서 기본적인 레시피가 여러 요리사들에 의해 다양하게 활용되는 사례를 보고 배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3년도부터 네슬레 프로페셔널Nestle Professional(롯데 네슬레 코리아)의 사업부 셰프로 근무하고 있는 정지선 셰프를 만났다.

그녀는 중식계에선 몇 안 되는 현역 여성 요리사 중 한 명이다. 그녀도 이미 주방의 법칙에 익숙해졌다.

17일부터 SBS에서 <강호대결 – 중화대반점>이 방영되고 있다. 같은 팀으로 참여하는 최형진 셰프에게 그녀에 대해 물었다. “어유~ 독종이에요, 독종. 남한테 지는 걸 죽는 것보다 싫어해.”

요리를 계속하고 있는 사람이든, 요리가 힘들어 포기한 사람이든, 누구나 잔인할 정도로 현실적인 주방을 맞이하는 순간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 정지선 셰프도 “텔레비전에 보던 요리는 접시 위에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첫 출근을 해보니 하루 종일 쉬는 시간 없이 서서 일해야 하는 막노동이라는 걸 알고 이틀 동안 무단결근을 한 경험이 있어요”라고 고백한다. 높은 노동 강도 때문에 주방에서 여성이 근무하기란 쉽지 않다는 이야기는 이미 보편적인 사실이다. 현업 요리사라면 누구든지 이런 현실을 받아들여 자신을 변화시킨 사람임이 분명해 보인다.

 

| 여성 요리사가 주방에서 살아남는 법

딸만 셋인 집안에서 둘째로 자랐다. 맞벌이하시는 부모님이 집을 비우는 시간이 길어 세 딸은 청소, 빨래, 요리를 분담해야 했다. 학교에서 국·영·수 교과서를 아무리 봐도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단 레시피만은 예외였다. 한 번만 봐도 모든 것이 그려지면서 기억돼 그 길로 요리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주방에선 남녀 구분하지 않아요. 살아남으려면 실력은 물론 체력에서도 밀리면 안 되고, 눈치와 순발력도 있어야 해요”라고 말하는 정지선 셰프는 좋아하는 요리를 계속하기 위해서는 여자라는 이유로 뒤처지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 남들보다 1년 늦게 조리과로 진학해 중식을 선택했는데, 그 당시 일식과 중식이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았다고 한다. 한 주방에서 한 명의 스부(師父)만 모시며 오랜 시간이 지나야만 정통 비법을 물려받는 도제식 수련이 일반화된 이곳에서도 정지선 셰프는 일반적이지 않은 길을 택했다. 중국요리의 깊이와 이해가 필요해, “더 공부하자. 유식해지자. 중국에 가서 배우고 와야 정통 중국 요리의 깊이와 뜻을 알 수 있겠다.”

대학교 졸업식 날, 학교에 가지 못하고 비행기에 몸을 실어 중국으로 가야 했다는 그녀는 쉴 새 없이 배우러 다녔다. “저는 학비가 아까워서 수업을 빡빡하게 다 신청해서 들었어요. 아침 여덟 시에 나가서 오후 다섯 시까지 수업을 다 채워 듣고 방과 후에는 조각 학원도 따로 다녔어요.” 미리 수업을 들어 놓아 4학년이 되었을 땐 지역 최대규모 연회시설인 영빈관에서 근무할 기회를 얻었다. 주방에만 80명이 근무하는 규모였다. 보통의 경우라면 딤섬 파트에서 만두만 빚다가 끝나는 6개월의 인턴 기간이지만 여러 부서를 경험할 수 있게 배려받았다. 양주대학교에서 흔치 않았던 외국인인데다 중국요리를 배우러 왔다는 열정을 현지인들은 높이 샀다.

방학 때면 한국에 돌아와 선배의 도움을 받아 단기적으로 일을 구할 수 있었고, 한국에 완전히 돌아와서도 주방 인원이 적은 곳, 배달전문점, 중식-양식 퓨전 요리를 도전하는 오픈팀 등,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라면 마다하지 않고 달려가 일했다.

누구보다 많은 경험을 쌓고, 남자들과의 경쟁에서 지지 않고 살아남겠다는 각오가 지나쳐 병원 신세를 진 적도 있다. 또 동료와의 다툼으로 번진 적도 많았다. “선배들은 저를 배려한다는 차원에서 쉬게 내버려 둔 건데, 저는 ‘왜 나를 따돌리냐’며 대들고 싸우기도 했어요. 조금 재수 없었겠죠?(웃음)”

 

| 공유의 매개체가 된 그녀

중식에도 여자셰프가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일부러 모임이란 모임은 다 따라 나섰다. 그 결과 인력사무소를 차려도 좋겠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인맥의 중심이 되기도 했다. “급하게 일손이 필요하거나, 사람을 구할 일이 있으면 저한테 먼저 연락이 와요. 저는 그걸 다시 주변 사람들에게 전달해주죠.” 한 곳에서 오래 일하는 것이 모범적인 사회생활이며 정통된 가르침인 업계에서도 그녀의 다양한 경험과 인맥이 필요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사람 소개에만 그치진 않는다. 중국 유학생활과 다양한 업장의 경험을 가진 그녀에겐 선후배 가리지 않고 레시피를 가르쳐달라는 요청도 끊이지 않는다. 레시피를 아무리 많이 갖고 있어도, 자신의 자산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정지선 셰프는 “이걸 사람들에게 풀어야 다시 저에게 더 큰 재산으로 돌아오거든요, 누군가가 써줘야 이런 자료들도 빛을 보지, 내 거라고 가지고 있으면 종이 쪼가리에 불과하죠.”라고 덧붙인다.

다양한 경험을 한 것이 네슬레 프로페셔널의 자문 셰프로 일하기에 더없이 좋은 경험이 되었다고 말한다. “한국에서는 네슬레가 네스카페라는 커피 브랜드로 많이 알려져있거든요. 푸드 솔루션도 있다는 활동을 하는 거잖아요? 저는 이미 이런 것들을 중국에서 접했고, 학생 때부터 써왔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이 역할을 맡으면 잘 표현할 수 있겠단 생각을 했어요.”

 

| 중국 정통 요리와 한국식 중국 요리에 대해

광활한 중국의 영토에서는 지방마다 기후, 풍토, 산물이 다양했고 지난 4,000년간 그 조리법들이 다양하게 발전했다. 중국인은 네 다리가 달린 것이라면 책상 빼고 다 먹는다는 그들의 식성을 빗대는 속담이 있을 정도다.

식문화가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한국의 중식당에서도 사용하는 제품군이 다양해지고 있다. “중국인들은 공부를 안 하면 거지가 된다고 믿거든요?(웃음) 그만큼 학구열이 어마어마해요. 경쟁도 뛰어나고 공부양도 많은 만큼 제품도 다양한 것 같아요. 국내에 판매되고 있는 시즈닝 소스도 중국에서는 동네 슈퍼에서만 10가지 이상 찾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예전 한국중식당의 우육탕면도 그냥 간장을 그을러서 불의 맛과 향을 낸 후에 육수만 넣어서 끝내는 분들도 많았거든요. 시중에 나와있는 제품이 많지 않으니까 다양한 요리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죠. 요즘은 중국의 다양한 제품이나 조리법이 들어오면서 중국본토의 맛에 가깝게 발전되어가고 있어요.”

 

| 글로벌 회사 네슬레 프로페셔널 한국 담당 셰프로서

“이전의 국내 중국요리의 맛의 대부분이 굴소스가 중심이 되어있었다면, 지금은 식문화가 많이 바뀌면서 소스가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어요. 해외에서 소스류가 수입되면서 다양한 맛을 찾는 소비자를 위해 음식도 다양해지고 있죠.”

예전엔 대부분의 중식요리에 기본으로 쓰이던 육수를 우려내는 것조차도 쉽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기본적으로 닭 육수를 하루 종일 끓이는 데 정성을 쏟는데, 네슬레 프로페셔널에서는 고급요리에 필요한 감칠맛, 풍미를 가지고 있는 스톡 제품도 있어서 일손을 덜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집집마다 장맛이 다른 것처럼, 더 많은 제품을 사용할 수 있어야 메뉴의 폭이 넓어진다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다. “새로운 맛과 메뉴를 만들어내기 위해 새로운 재료를 찾는 게 중요한 만큼 소스도 많이 공부해야 해요. 최근엔 제품에 대한 편견도 많이 사라지고 있어요. 토마토소스도 이탈리아 요리에만 사용하는 게 아니라 중식에도 많이 쓰이고 있거든요.”

 

이어 정지선 셰프는 매기 시즈닝MAGGI Seasoning 제품을 예로 들며 쉽고 다양한 사용법을 설명한다.

“매기 시즈닝 소스는 만들어진 지 100년이 넘었는데, 기본적으로 웍소스로 사용되고요, 설탕을 넣어서 한식 불고기 소스, 식초를 넣어서 향이 풍부한 딥핑 소스로도 사용할 수 있어요.”  레시피는 절대적인 비술이 아니라는 그녀의 주장이 쉽게 이해되는 순간이다.

 

좋은 제품을 선별해내는 것도 요리사에겐 꼭 필요한 능력이다. 요리사의 일손을 덜어준다는 제품을 사용하더라도 결국 요리는 요리사의 머릿속에서 나온다. 앞으로 더욱 다양한 제품이 나올 수록, 단순히 반복해야 하는 일이나 고된 육체 노동에 쓰이던 에너지가 더욱 창의적인 요리를 하는 데 쓸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한국의 중식 식문화 발전을 위해 앞으로 더욱 많은 제품을 통한 레시피가 개발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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