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부자가 되기 위한 조건을 정리했다. 부자가 되고 싶다는 야망이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경제적인 성공을 이루는 것과 공통점이 많기 때문에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꽤 도움되는 일이라 생각했다. 경제의 구조, 경제의 구성원과 관계, 거래의 기술, 협상의 범위, 가치, 신용 따위의 항목들을 내가 이해한 대로 정리했다. 더 잘 정리된 책이나 자료들은 많이 있지만, 책장에 꽂힌 지식과 소화시킨 […]

“건강한 몸매를 원하십니까?” 누구나 기억하는 광고 문구다. 제품을 팔지 말고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라는 교과서적 가르침을 지켰다. 고객은 쇳덩이를 사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몸매를 구입하는 것이다. 쇳덩이라면 오만 원도 아깝겠지만, 건강한 몸매를 가질 수 있다면 오십만 원도 쓸 수 있다. 고객의 문제에서 출발해 제품으로 향하는 것은 판매의 기본이다. 모든 광고는 이 기본원칙을 준수해 만들어진다. 제품의 값어치는 […]

쓸모를 위해 살았다. 이젠 진절머리가 난다. 사회에서 필요한 사람이 되어라. 더 큰 영향력을 가져라. 산업을 성장시켜라. 경쟁해라. 승리해라. 승리에 만족하지 말고 압도해라. 내가 요구받은 그대로 남에게도 강요했다. 회유, 협박했다. 쓸모에 도움되지 않는 당신의 가치관을 박살내고 이념을 주입했다. 당신을 생산기계로 만들어야 쓸모를 만들어낼 수 있었으니 나로썬 불가피했다. 나덕에 당신도 조금은 쓸모있는 존재가 되지 않았느냐. 사과하진 않겠다. […]

숫자를 보지 않기로 했다. 그제서야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전에 본 풍경들. 이전에 느낀 감정들. 라이더 이은호는 다시 깨어났다. 몇 달 동안 숫자에 묻혀 사느라 잊고 있었다. 모든 숫자엔 의도가 들어가있다. 속도는 더 빠르게 파워는 더 높게 심박은 더 가쁘게 거리는 더 멀리 밸런스는 더 동일하게 평활도는 더 균일하게 주행시간은 더 오래 주행빈도는 더 자주 사실 […]

인간은 이미 사이보그다. 옷을 입고 신발을 신고 안경을 꼈다. 태생적 신체만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신체를 후천적으로 개조하거나 외부의 물질로부터 도움받는다는 점에서 우리는 이미 사이보그다. 옷과 신발은 피부의 확장이고, 안경은 시력의 확장이며, 보청기는 청각의 확장, 탈 것은 다리의 확장이 되었다. 더 찾아보자. 백신은 면역력의 확장이고, 노트는 기억력의 확장이며, 컴퓨터는 연산능력의 확장이고, 인터넷은 사회적 연결의 확장이다. 사이보그는 […]

쓸모없이 어려운 내용만 많아서 내가 이해한 것만 요약한다. 근육을 움직이는 데에는 ATP가 필요하다. ATP를 공급하는 방법은 4가지가 있다. 각 단계는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1. 저장된거 바로 쓰기 (3초) 2. 급한대로 만들어 쓰기 | 무산소 ATP-PC (10초) 3. 빚내서 쓰기 | 무산소 젖산 (2분) 4. 정직하게 만들어 쓰기 | 유산소 (∞) 근육 속에 저장된 ATP는 아주 적어서 […]

▣ 연구 배경 주법을 연구하고 체화시키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어느 순간 주법을 무한정 다양화시키는 것으로 목적이 변질되었다. 종류만 많아질 뿐 나의 라이딩 스타일 스펙트럼이 넓어지진 않는다. 어떤 일이건 진행과정에서 퇴적물이 쌓여 복잡도가 증가하기 마련이다. 이럴 경우 주기적으로 리팩토링 해줘야 한다. 바탕화면 정리, 디스크 조각모음, 안쓰는 책 버리기 같은거. 미분 후 경우의 수 조합 방법론을 적용한다. […]

마르코 판타니라는 라이더를 알게 된 이유는 단순히 그가 빡빡이이기 때문이다. 머리숱이 풍성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웠던 나도 몇년 전부터 머리가 한웅큼씩 빠지기 시작했다. 친구들은 약을 추천했지만 나는 세월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라고 대꾸하며 무시했다. 그렇게 일말의 저항도 하지 않고 머리털의 절반을 떠나 보내었다. 보름 전 엄마는 아들의 두피가 훤히 들여다보이자 크게 놀라시었다. 당신의 자식도 당신만큼이나 늙고 있다는 것을 평소엔 […]

두바퀴를 돌고나니 제자리다. 돌고 도는 자전거가 무슨 의민가 싶어 한동안 누워 하늘을 보았다. 서울의 하늘은 밝았다. 내 자전거의 전조등도 저 밝음에 조금을 보태고 있으리라. 완전 진 벚꽃과 반쯤 진 벚꽃 아래에서 계절의 변화를 알아챘다. 그러고 보니 작년에도 보냈던 봄이다. 작년에도 맞았던 여름이다. 돌고 도는 것은 내 자전거만이 아니다. 밀었다 당겼다 뻗었다 접었다 올렸다 내렸다 잡았다 […]

일 보고 집에 오니 8시다. 밥 먹으니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었다. 이 때는 운동하기 적합하지 않다. 식사 후 3시간은 지나야 운동하기 적합하다. 고등학교 때 아침먹은 직후인 1,2교시는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잤다. 쉬는 시간에 빵하나 처먹으면 또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3,4교시를 잤다. 점심시간에 밥 묵고 5,6교시를 잤다. 그 뒤에 달리기를 하고 와서 피곤해서 잤다. 저녁 묵고 야자시간에 잤다. 독서실 가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