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쇼핑 동호회

“건강한 몸매를 원하십니까?”

누구나 기억하는 광고 문구다. 제품을 팔지 말고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라는 교과서적 가르침을 지켰다. 고객은 쇳덩이를 사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몸매를 구입하는 것이다. 쇳덩이라면 오만 원도 아깝겠지만, 건강한 몸매를 가질 수 있다면 오십만 원도 쓸 수 있다. 고객의 문제에서 출발해 제품으로 향하는 것은 판매의 기본이다. 모든 광고는 이 기본원칙을 준수해 만들어진다.

제품의 값어치는 고객 문제의 크기에 비례한다. 문제가 클수록 비싸게 팔 수 있다. 그래서 판매자는 고객이 문제를 크게 인식하도록 부추긴다. 작은 문제는 부풀리고 없는 문제도 만들어낸다. 불안을 조장하고 공포를 유발하는 판매 방식은 지푸라기도 십 억에 팔 수 있는 고급 기술이다. 사람을 물에 빠트린 뒤 지푸라기를 내밀면 된다. 지푸라기를 팔겠다고 사람을 물에 빠트리는 것도, 물에 빠졌을 때 십 억을 내고 지푸라기를 사는 것도 이 곳에선 정상이다. 건강한 시장에서 일어나는 합법적 거래다.

판매자는 모든 대화를 구매로 귀결시킨다. 나도 꽤 팔아본 사람인지라 그들의 공격 패턴을 훤히 읽을 수 있다. 판매 의도를 가진 누군가가 접근한다면 어디 한 번 지껄여 보란듯이 지켜본다. 그들이 아무리 다양하고 창의적인 공격을 펼쳐도 나의 방어는 한결같다.
“안사요”
모든 종류의 창을 막아내는 만능 방패다.

 

자전거를 타면서도 쉴 새 없이 공격받았다. 속도를 더 내고싶다 했더니 뭘 사야 한대, 삭신이 쑤신다 했더니 뭘 바꿔야 한대, 훈련을 제대로 하고싶다 했더니 또 뭘 사야 한대, 멀리 가려고 했더니 뭐가 필요하대, 자전거 얘기를 할 때마다 지갑을 열어래. 그래서 입 닥치고 가만 있었더니 먼저 다가와서 문제가 많대. 20년 동안 아무 문제 없이 잘 탔다 했더니 자기가 볼 땐 너무 위험해서 곧 사고가 날거래. 이놈들이 나를 아주 물에 빠트리려고 작정했나보다. 뻔히 들여다보이는 유치한 수법이구먼.

“안사요” 방어모드로 일관했지만 이번 공격은 왠지 끊이지 않았다. 슬슬 짜증이 났다. 욕을 한 바가지 쏟아 붇고 소금을 뿌릴 참이었다. 그러다 눈을 마주쳤다. 초점없는 광신도의 눈이었다. 판매자가 아니었다. 소비자였다. 딴에는 날 위한답시고 조언했지만 의도치않게 공격이 된 것이다. 이들은 진심으로 돈을 쓰는 게 이로운 것이라 믿고 있었다.

 

판매자를 대신해 서로 물에 빠트리고 돈을 안 쓰면 큰일난다고 호들갑떤다. 자본주의 피착취계급이 자가증식하는 신비로운 관경이다. 부익부빈익빈이 왜 갈수록 심해지는지에 대한 근본적 원인을 찾았다. 가난을 향해 전속력으로 질주하는 사람을 어떻게 도와주나. 인류 역사상 존재했던 어떤 종교나 이념도 이정도의 전파력은 갖지 못했다. 개인이 영향력을 발휘하는 미디어환경에선 잘못된 신념이 더욱 빠르게 퍼진다. 자전거 레이스는 하덜 않고 경쟁적인 소비 레이스만 펼친다.

돈을 한 웅큼 쥔 채로 문을 박차고 들어와 “Shut up and take my money”라고 외치는 고객을 물에 빠트릴 필요는 없다. 더러운 작업은 하지 않고 신성한 구세주 역할만 하면 되니, 판매자는 신이 나서 고객의 엉덩이에 최고 호갱등급 도장 VVIP를 찍어 준다. 감격한 호갱은 펄쩍 뛰어올라 발로 박수를 치고 앞돌기를 한 뒤 착지와 동시에 넢죽 엎드려 절을 두 번 한다. 감격의 눈물을 닦으며 다음달 월급도 모조리 갖다 바치겠다 맹세하고 뒷걸음질치며 퇴장한다.

 

자전거 고객의 소비행태는 기존의 구매행동이론으론 설명되지 못한다. 기존 이론에선 상품을 보아야 구매의사가 생긴다고 전제한다. Attention Interest [발견>관심] 순서다. 1920년도에 정립된 구매행동이론 AIDMA도 2010년도 미디어 환경변화에 맞춰 개정된 AISAS도 모두 AI단계가 선행한다.

하지만 요즘 고객은 다짜고짜 ASS다. Action Search Share [구매결정>검색>자랑] 어떤 상품이 있는지 알지도 못한 채로 기변 결심부터 한다. 돈이 생기는 족족 다 털어버리기로 작정한 사람들이 상품을 검색해 예정된 소비를 하는 셈이다.

 

너무 소중한 나머지 제 구실을 못하는 제품들이 있다. 아껴 써야 하는 수첩, 비를 맞히면 안 되는 가방, 한 달째 비닐포장 뜯지 않은 새 차, 김치국물 한 방울 튀었다고 종일 기분이 우울해질 정도로 비싼 정장. 닳는 게 아까워서 발걸음이 조심스러워지는 명품 신발. 그런 신발을 신고 어떻게 달리겠는가? 달리는 게 목적이라면 닳아도 아깝지 않을 신발을 신어야 한다.

자전거도 너무 비싸면 제구실에 오히려 방해가 된다. 자전거가 월급보다 비싸면 마음껏 밟을 수 없을 것이다. 난 월급이 작아서 중국산 가품을 타지만 대신 마음껏 찢어발길 수 있다. 자전거는 밟고 뜯고 비틀어 당겨서 밀고 던지고 엎어치듯 찢어발겨 타는 것이다. 타다 보면 기름때도 묻고 닳고 망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건 보물이 아니다. 탈 것이다.

 

돈이 썩어 남아서 자전거에 수천만원을 쓰건, 없는 잔고를 쥐어짜 장만하건, 미래를 저당 잡혀가면서까지 빚내 지르건, 내가 관여할 바는 아니다. 나도 판매자들의 소비조장 공격이 달갑지 않듯이 내 자산운용 철칙을 알려주는 것도 상대방에겐 불쾌한 일일 것이다.

“정녕 당신의 인생이 자본주의 소비이념을 전파시키기 위한 숙주로 쓰이다 내팽개쳐져도 괜찮단 말입니까? 깨어나서 주체적 삶을 살아가십시오.”
라고 내 진심을 전하는 순간 그들은 나를 광신도 쳐다보듯 할 것이다. 이어서 나의 공격을 막아낼 만능 방패를 들어올릴 것이다.
“니는 니 대로 살아라(live) 내는 내 대로 살게(buy)”

 

같을 同, 좋을 好. 같은 걸 좋아해야 동호인인데 내가 자전거 쇼핑 동호회로 잘못 찾아왔나 싶다.

당신과 나 사이에 라이딩의 즐거움이란 교집합이 존재하길 바랄 뿐이다.

자전거는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다.

쓸모를 위해 살았다. 이젠 진절머리가 난다. 사회에서 필요한 사람이 되어라. 더 큰 영향력을 가져라. 산업을 성장시켜라. 경쟁해라. 승리해라. 승리에 만족하지 말고 압도해라. 내가 요구받은 그대로 남에게도 강요했다. 회유, 협박했다. 쓸모에 도움되지 않는 당신의 가치관을 박살내고 이념을 주입했다. 당신을 생산기계로 만들어야 쓸모를 만들어낼 수 있었으니 나로썬 불가피했다. 나덕에 당신도 조금은 쓸모있는 존재가 되지 않았느냐. 사과하진 않겠다.

미안하다. 용서해달라. 나도 이 모든 것에 진절머리가 난다.

난 쓸모에 지쳤다. 그래서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것에 빠지는 것이다. 자전거보다 더 쓸모없는 게 어디 있느냐. 나는 여지껏 찾지 못했다.

차나 오토바이에 비하면 자전거는 운송수단으로서의 값어치가 전혀 없다. 오늘 내가 먹은 소고기 값보다 기름값이 더 적게 치일 것이다. 인간 신체능력만 활용해 스스로自 돌아가는轉 수레車는 엔진과 모터의 효율이 높아질수록 쓸모가 없어진다. 어제보다 오늘 더 쓸모없고 내일은 더욱더 쓸모없는 게 자전거다.

원시적인 동력원을 사용하는 자전거지만 요즘엔 최첨단의 기술이 사용된다. 최첨단의 기술을 활용한 원시회귀라. 마음에 든다. 쓸모없어지기 위해 최첨단의 기술까지 동원한다니. 나도 더 격렬하게 나의 신체능력을 최대한 활용해서 운동효율을 극한으로 높여 최대심박으로 최대파워로 최장시간동안 쓸모없는 발길질을 해야겠다.

자전거야. 너와 내가 협력해 이루어낸 최선의 결과를 보아라. 고작 여기서 저기로 옮겼을 뿐이다.

쓸모없어지는 너가 마냥 안쓰럽진만은 않다. 우린 동병상련한 사이다. 이 사회는 더이상 인간에게도 쓸모를 요구하지 않는다. 대중들이 받아들이기 힘들 사실이기에 굳이 드러내지 않을 뿐이다. 인간은 생산수단으로써 더이상 필요하지 않다. 로봇의 높은 생산성으로 만들어진 잉여자원을 기본소득으로 분배받았음에도 좋다며 헤죽거리고 있다.

로봇이 생산의 주체요, 인간은 잉여다. 할아버지는 16시간, 아버지는 12시간, 난 6시간 일한다. 자식이 태어나면 3시간만 일할 것이다. 생산은 로봇이 도맡고 인간은 철학 문화 예술 따위나 즐기게 될 것이다. 새로운 일상이다. 난 자전거를 통해 미래인류의 삶을 앞당겨 즐기고 있다.

오늘도 최선을 다해 쓸모없었다.
내일 쉬고 주말에도 최선을 다해 격렬하게 아무짝에도 쓸모없을 것이다.

가민을 주머니에 넣었다.

숫자를 보지 않기로 했다. 그제서야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전에 본 풍경들. 이전에 느낀 감정들. 라이더 이은호는 다시 깨어났다. 몇 달 동안 숫자에 묻혀 사느라 잊고 있었다.

모든 숫자엔 의도가 들어가있다.

속도는 더 빠르게
파워는 더 높게
심박은 더 가쁘게
거리는 더 멀리
밸런스는 더 동일하게
평활도는 더 균일하게
주행시간은 더 오래
주행빈도는 더 자주

사실 숫자는 잘못 없다. 해석하는 사람의 잘못이다. 숫자는 그저 보여줬을 뿐이다. ‘더더더더’ 를 붙여 해석한 건 나다. 누구의 잘못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난 너를 주머니에 넣었고, 오늘 저물어가는 저 해와 함께 너의 역할 해임식을 거행할 것이다.

숫자가 나의 라이딩을 결정하지 못하게 하겠다.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유치한 게이미피케이션. 실존하지도 않는 허무하고 과장된 목표를 백개씩 만들어 사람을 옥죈다. 나는 네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겠다. 설계된 사육을 당하지 않겠다.

스트라바는 나를 위한 서비스가 아니다. 선수 또는 선수를 꿈꾸는 사람을 위한 것이다. 나도 선수가 된 것 마냥 세상을 다 씹어먹을 각오로 클릿을 꽂아넣곤 하지만 매일 그럴 순 없다.

가민을 켜고 스트라바에 로그를 올린다는 것 때문에 나의 저녁 라이딩이 레이싱이 되어선 안 될 일이다. 숫자로 타는 자전거는 분명 새로운 세계였지만 내 자전거 세계의 전부가 될 순 없다.

오래 탈 필요도 땀흘릴 필요도 멀리 갈 필요도 없다. 땀띠나는 심박계를 찰 필요도 쫄쫄이를 입을 필요도 없다. 장갑도 안끼고 헬멧도 안썼다. 클릿슈즈도 벗고 빤쓰도 벗고 타려다가 참았다.

오늘도 느긋한 마음에 낙조를 보러 나온 것은 그동안 잊고 살았던 자전거를 되찾기 위함이다.

랜스 암스트롱도 한쪽 부랄을 잃고 나서야 처음으로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돌아다니는 마실라이딩의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랜스 형은 요즘 자전거를 좀체 안 탈런지, 샤방 마실 즐길런지, 존나 빡세게 로라 굴릴지 대뜸 궁금하다. 이 글 본다면 오랜만에 카톡 한 통 해주길 바란다.

 

 

 

자전거 사이보그 (다리의 확장으로서의 자전거)

인간은 이미 사이보그다. 옷을 입고 신발을 신고 안경을 꼈다. 태생적 신체만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신체를 후천적으로 개조하거나 외부의 물질로부터 도움받는다는 점에서 우리는 이미 사이보그다.

옷과 신발은 피부의 확장이고, 안경은 시력의 확장이며, 보청기는 청각의 확장, 탈 것은 다리의 확장이 되었다. 더 찾아보자. 백신은 면역력의 확장이고, 노트는 기억력의 확장이며, 컴퓨터는 연산능력의 확장이고, 인터넷은 사회적 연결의 확장이다. 사이보그는 신체 외적인 도구, 기계의 도움을 받아 더욱 강한 존재로 거듭난다.

어디까지가 신체의 개조이고, 어디부터가 신체의 확장인지 경계는 불분명하다. 인간사회에선 인간들끼리 법적으로 허용되는 기준을 마련해두고 있을 뿐이다.

더 강한 존재가 되길 원하는 사이보그는 고민한다. “나의 미천한 신체 능력을 어떻게 더 강화할 것인가” 태생적 신체 능력을 강화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외부의 물질적, 기계적 도움을 얼마나 많이 활용할 수 있는지가 곧 능력의 총합이 된다. 인간이 기술을 만들었지만 그 기술은 다시 인간을 만든다.

사람을 그리라고 하면 누구나 옷을 입고 있는 상태의 사람을 그릴 것이다. 나체를 그릴 사람은 없다. 원시인을 그리라고 해도 나체에 창 같은 무기를 쥐고 있는 모습을 그릴 것이다. 사용하는 도구까지 포함시켜 사람으로 정의된다. 도구까지가 신체다. 도구도 존재에 귀속된다.

갓난 상태의 조카는 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아주 오랜 기간에 걸쳐 자신의 신체를 조작하는 방법을 터득해 나갔다. 물체를 집으려 할 때 모든 손가락을 한번에 쥐어 잡는 방식에서 엄지를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방법을 익혔다. 그 변화의 속도가 너무 느렸지만 동시에 꽤 빠른 변화라는 생각이 들어 감탄했다.

우리 모두의 출발이 갓난아이였던 것을 생각하면 태생적 신체 또한 도구다. 난 아직도 네번째 손가락을 독립적으로 정교하게 움직이지 못한다. 일상에서 필요하지 않은 움직임이기 때문이다. 36년 달고 살았던 신체가 새로운 도구를 조작하는 것보다 때론 더 낯설다.

반면 내 젓가락질은 아주 정교하다. 하루에 두번 이상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판도 잘 친다. 자판을 처음 칠 땐 손가락의 방향을 일일이 확인하느라 50타를 넘기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분당 700타를 쳐내고 있다. 그리고 자전거도 잘 탄다.

신체 조작 숙달의 과정과 도구 조작 숙달의 과정은 전혀 다르지 않다. 유아기를 벗어난 아이가 자신의 신체를 자유롭게 조작하듯, 성인인 우리들은 도구를 자유롭게 조작한다. 숙달된 도구는 직관적이다. 직관적이란 말은 감각, 경험, 연상, 판단, 추리 따위의 사유 작용을 거치지 않고 대상을 직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난 자전거를 직관적으로 다룬다. 자전거는 이미 내 신체의 일부다.

주법의 해체분석과 새로운 주법의 발견

▣ 연구 배경

주법을 연구하고 체화시키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어느 순간 주법을 무한정 다양화시키는 것으로 목적이 변질되었다. 종류만 많아질 뿐 나의 라이딩 스타일 스펙트럼이 넓어지진 않는다.

어떤 일이건 진행과정에서 퇴적물이 쌓여 복잡도가 증가하기 마련이다. 이럴 경우 주기적으로 리팩토링 해줘야 한다. 바탕화면 정리, 디스크 조각모음, 안쓰는 책 버리기 같은거.

미분 후 경우의 수 조합 방법론을 적용한다. 어떤 이는 이런 나를 보고 분류를 하지 않고선 못배기는 분류불안에 빠졌다고 말했고, 어떤 이는 이런 나의 모습에 진절머리가 난다며 분류병자라고 욕했다. 어쩌나. 이게 나인 걸. MECE는 나의 삶인걸.

▣ 주법 해체분석 개요

주법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속성을 계열로 삼고,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조합한다.

자전거 위에서 구현가능한 페달링은 무궁무진하지 않다. 안장에 골반의 위치가 속박되는 시팅일 경우 더욱 제한적이다.

밟땡, 밀땡은 가능하지만 밟밀은 불가능하다. 밟거나 밀거나 둘 중 하나다. 크랭크를 회전시키는 역할을 밀어서 수행할지, 밟아서 수행할지는 선택의 문제다. 골반의 위치와 주동근의 차이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미는 것은 둔근 위주 밟는 것은 대퇴근 위주라고 보면 된다.

시팅에서는 힘의 전달이 안장을 중심으로 전해진다. 핸들 그립의 위치나 상체의 각도, 움츠린 정도는 댄싱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다. 에어로 자세를 취하는 것이 아니라면 각 주법에 자연스러운 상체 각도와 핸들의 위치를 취하면 된다. 시팅의 상체 포지션까지 의식할 필요는 없다. 척추 모양은 사람마다 다 다르다. 그러니 제 몸이 알아서 찾아낼 것이다.

반면 댄싱은 핸들 그립의 위치와 상체의 기립정도, 무게중심이 중요하다. 골반이 안장으로부터 해방되기 때문에 고려해야 하는 변수들이 많아진다. 변주를 통한 확장응용이 가능하다.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아져 연구 난이도는 높아진다. 댄싱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장기연구과제이므로 오늘은 시팅에 관한 얘기만 한다.

▣ 미분, 연산, 출력, 정리

시팅의 경우의 수 : 독립행위 9개에 복합행위 6개 총 15가지 나온다. (3*3)+(2*3)=9+6=15

댄싱의 경우의 수 : 독립행위 18개에 복합행위 12개 총 30가지 나온다. (3*2*3)+(2*2*3)=18+12=30

상체기립의 정도와 그립의 위치까지 고려한다면 경우의 수는 (3*2*2*2*3)+(2*2*2*2*3)=72+48=120가지가 되어 너무 어려우므로 두 속성은 제외한다.

경우의 수가 나온다고 주법이 되는 것은 아니다. 구현이 불가능한 주법도 있고, 활용효율이 떨어지는 주법도 있다. 제거한다.

▣ 연구 결과

본 연구에 따르면 세상에 존재할 수 있는 시팅주법은 5가지 밖에 없다.

나는 구현할 수 있는 시팅이 7가지라고 생각해왔지만, 실제로는 4가지만 쓰고 있었다. 결국 같은 주법에 이름만 다르게 붙였던 것.

본 연구에 따르면 댄싱주법은 6가지 밖에 없다.

네이밍이 입에 잘 붙는 형태는 아니지만 코드화 해두어서 정보가 함축적이다. ex) 싵전밀땡 : 시트의 앞부분에 앉아 밀고 당기는 주법이란 뜻이다.

▣ 실전 적용 후기 (일단 오늘은 시팅만)

싵후밀 : 둔근으로 민다. 새끼발가락이 앞으로 향하도록 힘주면 신체와 머신은 리듬감있게 비틀어진다. 12시-3시까지 민다. 라이더는 느낌상 수평으로 앞으로 미는 것 같은 착각이 들 것이다. 미는 발 쪽의 후드를 힘껏 잡아 당겨야 후면코어가 골반을 통해 힘을 전달할 수 있도록 균형을 잡아준다. 또는 바탑을 주먹 바깥쪽에 힘을 주어 잡고 팔꿈치를 약간 굽혀 흉곽을 넓히는 것도 방법이다. 프룸의 업힐 그립이다.

싵중밟땡 : 엄밝으로 2-4시 밟는다. 발 끝으로 통통 튀듯이. 반대편 발은 보조하듯 7-11시 당긴다.

싵전밟땡 : 엄밝으로 3-5시 밟는다. 발 끝으로 통통 튀듯이. 스트로크를 짧게 치는 것이 효율적이다. 반대편 발은 보조하듯 8-12시 당긴다. 안장 위치만 조금 당기면 각도조절은 알아서 다 된다.

싵전땡 : 장요근으로 허벅다리 당긴다. 보조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독립적으로 사용해 다른 주동근들을 모두 쉬게 할 수도 있는데, 파워가 약하고 장기지속이 불가능하므로 스트로크 20번 이내에 다른 주법으로 교대해주어야 한다.

싵전밀밟땡 : 상체를 최대한 앞으로 내밀고 숙여 TT자세를 억지로 만들어내낸다. 내전근 주법과 안장위치가 같지만 상체의 각도에서 차이가 생긴다. 둔근도 쓰고 햄스트링도 쓸 수 있어 폭발적인 파워를 낼 수 있다. 지오메트리가 이 자세에 최적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둔근을 쓰려면 발목이 꺽인 상태로 눌러야 한다.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려 있고 안장의 좁은 부위에 골반을 걸어야 하므로 노면이 좋지 않은 상태에선 위험할 수 있다.

▣ 싵전밀밟땡 주법 심층분석

둔근을 활용해 다리를 펼치면서 햄스트링으로 당기는 모션도 동시에 취할 수 있다. 밀어내는 데에 최적화된 포지션은 아니지만 더블 스트로크가 동시에 이뤄지기 때문에 단일 근육에 걸리는 부담이 줄어들고, 결과적으로 더 적은 힘으로 스트로크한다는 느낌이지만 실제로는 더 큰 파워를 낼 수 있다.

싵전밀밟땡을 4월 9일 북악 다녀오는 길에 우연찮게 구현한 적이 있다. 그 당시엔 내전근으로 빠르게 굴린답시고 안장의 앞에 앉아서 에어로 자세를 취했던 것인데, 내전근 페달링으로 굴린다는 느낌과는 뭔가 달랐다. 잘 나가길래 6키로 정도를 그 상태로 밟았는데 나중에 보니 그 구간 동안 심박이 210이 찍혀 있었다.

높은 심박은 동시에 활용한 근육의 양이 많았다는 것이다. 밟는 근육인 대퇴부는 보조적으로 지원되지만 밀밟땡이 어느정도 가능한 주법이다. 대미지를 큰 근육들이 골고루 분담하기 때문에 심박과 심폐의 능력을 끌어쓸 수 있다. 결과적으로 자세의 변화없이도 장기간 지속시킬 수 있다.

이 자세에선 상사점이 1시 하사점이 7시가 된다.

싵후밀을 주주법으로 쓰면 근전환을 자주 해줘야 한다. 안장 뒤에 앉았을 때는 하사점까지 내려갔을 때의 다리가 너무 펴져있는 상태라 땡기는 모션이 비효율적이며 파워를 내지도 못한다. 또 단일 스트로크를 좌우가 번갈아서 반복할 뿐이다. 이 경우 밀어내는 둔근에만 피로가 축적되기 때문에 근전환을 자주 해주어야 한다. 싵전밀밟땡만으로 지속적으로 조질지, 싵후밀을 주주법으로 사용하되 근전환으로 풀어주며 조질지는 선택의 문제다.

▣ 연구 이후

싵전밀밟땡 자세가 더 잘 나올 수 있도록 안장코를 5mm정도만 높이겠다.

주법들의 전환 순서를 묶어서 묶음동작화 시켜 숙달해야 한다.

하지만 그 숙달 과정은 이와 같은 이론적 접근방법을 적용하는 것은 좋지 않을 것이다. 주법들을 조합하는 것 또한 5! 또는 6! 또는 11!의 조합갯수가 발생한다. 39,916,800가지의 조합방식이 존재한다. 전환 순서는 몸이 알아서 찾아내도록 하자. 이제 몸의 피드백에 귀를 기울여라.

영월에서 터득한 판타니 댄싱

마르코 판타니라는 라이더를 알게 된 이유는 단순히 그가 빡빡이이기 때문이다. 머리숱이 풍성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웠던 나도 몇년 전부터 머리가 한웅큼씩 빠지기 시작했다. 친구들은 약을 추천했지만 나는 세월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라고 대꾸하며 무시했다. 그렇게 일말의 저항도 하지 않고 머리털의 절반을 떠나 보내었다. 보름 전 엄마는 아들의 두피가 훤히 들여다보이자 크게 놀라시었다. 당신의 자식도 당신만큼이나 늙고 있다는 것을 평소엔 의식하지 못했던 탓인지 꽤나 큰 충격을 받으시었다. 지난 주 미용실에 갔을 땐 계획에 없던 파마를 했다. 떠나고 나서야 허전함을 알게 된다는 말이 이런 걸 뜻하는 것일까.

대화의 주제로 탈모가 거론될 때마다 나는 대머리가 뭔 대수냐며 너스레를 떤다. 대머리가 되면 열 방출이 빨라지기 때문에 자전거를 더 잘탈 수 있는 공짜 튜닝이라고 농을 던진다. 상황을 희화시키고 억지 웃음을 짓는다고 해서 두려운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기에 애써 외면할 뿐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고작 그 시기를 조금이나마 늦추는 정도. 대머리가 되는 것은 남자라면 받아들여야 할 필연적 운명이다.

이러니 최근 판타니의 민머리가 더욱 강렬한 이미지로 받아들여졌나보다. 민망한 핑크색 저지, 귀걸이, 흉악하게 생긴 얼굴을 보았을 때 첫인상이 좋진 않았다. 코도 왠지 나의 것과 비슷한 모양이라 기분이 나빴다. 머리가 빠져서 대머리가 된 것일까, 머리가 빠지지 않았음에도 빡빡 민 것일까… 허튼 생각이 이어지다 문득 그의 댄싱이 눈에 들어왔다.

그의 댄싱은 자전거탈 때 하지 말라는 짓들을 모두 모아놓은 모습이었다.

업힐에서 드롭바 잡지 마라.
케이던스 무겁게 타지 마라.
댄싱할때 자세 웅크리지 마라.

상식이 파괴되는 순간이다. 하지만 누구도 그의 자세에 대해 훈수할 수 없다. 그가 세운 알페듀에즈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그의 라이딩을 흉내냈다. 케이던스가 30아래로 떨어지도록 기어비를 무겁게 잡았다. 근육의 자극부위를 확인하기 위함이다. 드롭바를 잡고 궁디를 띄워 지긋이 누르고 돌렸다. 그가 이 자세로 타는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이해하기 어려웠다. 리고베르토 우란의 햄스트링 활용 토크주행과 비슷한 것이라 생각해 우란의 것을 따라했다. 둘의 주법은 같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판타니의 것이 무엇인진 찾아내지 못했다. 그렇게 고개 두개를 넘겼다.

댄싱으로만 타는 세번째 고개를 맞이했을 때 알게 되었다. 그가 사용한 근육은 내 예상과 전혀 다른 근육이었다. 둔근이었다. 우리 신체 중에서 가장 크고 긴 근육. 둔근을 사용하는 댄싱인 것이다. 이 댄싱은 콘타도르의 댄싱과 정반대에 놓여 있다. 이번에도 머리가 아닌 몸이 먼저 알아냈다. 궁디 뒤로 빼고 수평으로 밀어내기 주법을 댄싱화한 것이다. 똑같은 원리이지만 궁둥이를 들고 핸들의 포지션을 낮춤으로써 둔근의 자극이 극대화된다. 핸들이 아래로 내려가니 자세는 앞으로 꼬꾸라져 다리를 통해 전달되는 힘에 체중까지 실린다.

근육의 작용만 보자면 자전거 위에서 데드리프트를 하고 있는 것이다. 오른팔로 당기고 오른다리로 민다. 왼팔로 당기고 왼다리로 민다. 당길 때는 광배근을 써서 과감하게 당길 수 있다. 다리에 가야할 대미지를 상체가 효과적으로 분담한다. 밸런스도 쉽다. 신체의 좌측과 우측이 한번씩 번갈아가며. 왼팔왼다리가 일할 땐 오른쪽은 아예 쉴 수 있다. 정말 단순하고 경쾌한 리듬이다.

흡사 무엇인가를 발로 밟아 고정시킨 뒤, 찢어버릴 각오로 당겨올리는 느낌이다. 예초기 시동거는 느낌이랄까. 우물에서 물 떠올리는 느낌이랄까. 뿌리채소를 수확하는 느낌이랄까. 물고기를 뜰채로 떠올리는 느낌이랄까. 꽉 끼는 청바지를 입는 느낌이랄까. 친구 발목을 잡고 가랑이 맛사지를 해줄 때의 느낌이랄까. 엑스칼리버를 뽑는 느낌이랄까. 내 몸은 이미 이 동작에 익숙해져 있었다.

이 주법에서의 페달은 밟는 게 아니다. 돌리는 것도 아니다. 앞으로 밀어내는 것이다.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밀어내는 것에만 집중하면 다리의 관절 각도와 크랭크가 환상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원운동으로 변환시켜준다.

자전거 위에서 우리의 신체는 갇힌다. 페달과 핸들이라는 좁은 공간 안에 몸을 말아넣어야 한다. 갇힌 상태에서 둔근을 활용해 기지개를 펴고 뻗어 나가는 듯한 동작. 흡사 새 생명이 알을 깨부수고 나오는 관경이다. 희열이 끓고 축복이 내리쬐며 갤러리는 환호한다. 생명력이 폭발하는 탄생의 순간. 나는 오늘 판타니로 다시 태어났다. 이제 대머리가 되어도 여한이 없다.

 

돌고 돌아 제자리다

두바퀴를 돌고나니 제자리다.
돌고 도는 자전거가 무슨 의민가 싶어 한동안 누워 하늘을 보았다.
서울의 하늘은 밝았다. 내 자전거의 전조등도 저 밝음에 조금을 보태고 있으리라.

완전 진 벚꽃과 반쯤 진 벚꽃 아래에서 계절의 변화를 알아챘다.
그러고 보니 작년에도 보냈던 봄이다. 작년에도 맞았던 여름이다.
돌고 도는 것은 내 자전거만이 아니다.

밀었다 당겼다
뻗었다 접었다
올렸다 내렸다
잡았다 놓았다
가볍게 무겁게
빠르게 느리게
이렇게 굴리고 저렇게 굴리고
굴리는 방법이 다 달라도
세 개의 동그라미는 제자리에서 돌아갈 뿐이다

자전거는 유난히 잘 돈다
돌아가기 위해 만들어진 기계여서일까
제 존재의 숙명대로 그저 하염없이 돌기만 한다

내 인생에서 아직 한바퀴를 돌려보지 못한 것은 내 인생 뿐이다
그것말곤 모든 것이 돈다
끊임없는 순환이다

채우면 비워야 하고
비우면 다시 채운다
찾아오면 떠나고
떠나면 찾아온다
올라가면 떨어지기 마련이고
바닥을 치면 올라갈 일만 남는다

두바퀴를 돌고나니 제자리다.
돌리고 돌려서 제자리에 온것이
느닷없이 낯설게 느껴진 연유를 모르겠다
굴림을 멈추고 하늘을 보았다
서울의 하늘은 밝았다.

누군가의 낙선
누군가의 작별
누군가의 발암
그들의 사건도 저 밝음에 조금을 보태고 있을까

그대들도 처음 돌려보는 인생이겠지만
자전거는 한번쯤 타봤을 터이니
돌고 돌아 제자리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 믿어주길 바란다

심박 틔우는 방법 알아냄 (쓰레기무덤 인터벌)

일 보고 집에 오니 8시다. 밥 먹으니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었다. 이 때는 운동하기 적합하지 않다. 식사 후 3시간은 지나야 운동하기 적합하다. 고등학교 때 아침먹은 직후인 1,2교시는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잤다. 쉬는 시간에 빵하나 처먹으면 또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3,4교시를 잤다. 점심시간에 밥 묵고 5,6교시를 잤다. 그 뒤에 달리기를 하고 와서 피곤해서 잤다. 저녁 묵고 야자시간에 잤다. 독서실 가면 휴게실에서 온게임넷 스타리그 보면서 컵라면 하나 말아먹고 또 잤다. 다 부교감신경 때문이었다. 아무튼 오늘도 그놈의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된 탓에 밥 먹고 바로 잤다. 밤 10시가 되어서 정신이 들었다. 할머니의 걱정대로 소가 되어 있진 않았다. 난 소띠니까 그러거나 말거나 아무렴 상관없는 일이다. 옷을 챙겨입고 하늘-노을 공원을 조지러 갔다.

 

너무 늦은시간이라 그런지 공원 샤따 내렸다. 2분 30초짜리 업힐 연속 열개 타면서 다리를 함 조져볼까 했는데 아쉬운대로 중간길 언덕을 탔다. 오히려 1분 30초 짜리 업힐이라 인터벌에 더 적합했다. 좋다. 오늘은 이걸로 10바퀴다.

 

 

▣ 인터벌 한사이클

정방향 24미터 오르막 1:30 > 0:40 쉬고
역방향 17미터 오르막 0:50 > 2:30 쉬고

 

▣ 심박 해킹의 개요

내 최대 심박은 191이 아니었다. 심박을 올리는 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찾아냈다. 케이던스가 아니었다. 호흡도 아니었다. 근력이다. 호흡이 가빠지면 심박이 따라 올랐기 때문에 심-폐를 묶어 생각했다. 그것이 고정관념. 난 여태 심박에 큰 무리를 준 적이 없었나 보다. 무리를 주는 방법도 몰랐다. 항상 다리가 먼저 털리거나 숨이 턱까지 차올라 목구멍이 따가워졌으니까. 근력-심박-호흡 중에서 호흡이나 근력의 한계에 갇혀 심박은 제대로 일한 적이 없는 것이다. 심박의 능력을 최대로 발동시키는 것은 간단한 원리였다. 무산소 상태에서 근력을 최대한 끌어다 쓰는 것이다.

무산소 상태에서 빠르고 강하게 근육을 탈진시킬수록 심박에 강한 구조요청신호가 전달된다. 구조요청신호가 강할수록 심박은 급발진한다. 문제는 어떻게 다리가 털리지 않고 더 많은 에너지를 순간적으로 소진하는지다. 40초 동안 시팅으로 500와트를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정도 빠워는 내모메 무리데스. 근전환을 해도 30초만에 다 털린다. 가장 큰 근육인 둔근과 외전근을 써도 400을 넘기지 못한다. 다리가 다 털려 일을 하지 않으니 심박에게 요청신호를 보내지도 않는 것이다. 더욱 폭넓은 근육의 동시사용이 필요하다.

 

▣ 심박 해킹 매뉴얼

15초 무릎치기내전근댄싱으로 600와트 낸다.
20초 무릎치기외전근댄싱으로 500와트 낸다.
10초 외전근시팅으로 400와트 낸다.
나머지 시간은 어떤걸로든 전환시켜 침을 질질 흘리며 300와트 이상 유지시킨다.

이러면 10회전을 하면서도 1:30동안 350와트 이상 낼 수 있다. 젖산이 쌓이려고 할 때 쯤 휴식기에 접어드니 다리가 털리지 않는다.
15-20-10을 똑같이 한 이후 200와트로 설설 탔더니 구조요청신호가 끊겨 심박이 170까지만 올라간 뒤 멈췄다. 심박이 오르는 동안 계속 산소부족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 주법의 개선 – 무릎치기 댄싱

온몸의 근육을 단기간에 최대한 활용하는 댄싱이다. 어떤 강좌나 댄싱분석영상에서도 본적이 없어서 내멋대로 이름을 붙였다. 핸들바에 무릎을 찍는다는 느낌으로 당기다가 발견했는데 내 잔차는 프레임이 작아서 실제로 무릎이 바탑에 닿는다.
자세는 스프린터의 라스트 댄싱과 콘타도르의 업힐댄싱의 중간이다. 스프린터의 라스트댄싱만큼 무게중심은 앞으로 이동하지만 콘타도르의 업힐만큼 상체는 곧게 펴고 발목은 세운다. 스프린터의 댄싱보다 햄스트링, 내전근을 덜 쓰고 대둔근과 외전근을 약간 더 자극한다.
물론 여기서도 당겨서 무릎을 치는 모션을 우선시할 것이냐, 발끝을 세워 찍어 누르는 모션을 우선시할 것인지에 따라서 근전환이 2가지로 가능하다. 당겨서 무릎을 칠 때 평소의 주법에선 안 쓰는 근육을 더 많이 쓴다. 더 많은 종류의 근육을 쓰기 때문에 순간 파워도 더 높다. 안쓰던 근육이기 때문에 먼저 털어버리는 게 좋다.

 

▣ 무릎치기 댄싱에 대해 끊이지 않는 찬사

이 댄싱은 상사점과 하사점이 2시 8시로 바뀐다. 그러므로 중력의 도움을 받지 않는다. 상사점에서의 무효성도 없고 하사점에서의 정체도 없다. 상사점에선 앞으로 차는 모션, 하사점에선 뒤로 긁어 당기는 모션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회전운동이 자연스럽다. 토크 유효성이 93%까지 나온다.(평균대비 +13%) 온 근육이 템포를 찾았고 자신의 차례가 오기 전에 이미 다음 모션을 준비하고 있다. 상체의 위아래 흔들림도 적어진다. 닭대가리마냥 눈알 높이가 고정되어 손떨방 모드가 작동된듯 시야도 맑아진다.

자전거 탈 때 동원되는 근육의 종류가 10개, 최대효율이 100%라고 했을 때 ;
무릎치기내전근댄싱 8종 80%
무릎치기내전근댄싱 5종 70%
외전근시팅 3종 50%
내전근시팅 4종 30%
정도의 느낌이다. (인체해부학을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든 수치적 비교를 해보려고 함. 정확할 리 없음)
이 방법이 지금의 나로선 심박에 가장 강한 구조요청신호를 보내는 방법.

 

▣ 다시, 심박 해킹

근력 > 심박 > 호흡 순이었다.
근력을 쓰고난 후 30초 뒤에 심박이 반응한다.
심박이 벌컥댄 후 30초 뒤에 호흡이 반응한다.
근력을 써서 체내에 저장된 산소를 소진해버리면 가리느까 심박이 추가적인 산소를 지원하기 위해 혈액공급을 늘리는 것이고, 순환이 빨라진 혈류 속 산소량이 적어지니 호흡이 가빠지는 것이다.

한심할 정도로 느린 반응이다. 힘을 쓰기 시작한 뒤 1분이나 걸려서 지속적인 상태유지를 위한 모드에 접어들게 된다니. 아쉽지만 이 메커니즘은 내가 조정할 수 있는게 아니다. 중추신경계 방화벽은 꽤나 튼튼하다. 중추신경계 해킹법을 터득한 놈들이 있다한들 살아남지 못해 대가 끊겼겠지.

심박을 해킹했다고 표현했지만 설레발친거고 공략일 뿐이다.

 

▣ 마무리

업힐을 오르기 전에 체내 산소를 미리 공급해둔답시고 호흡을 과하게 마셨던 것은 다 헛짓이었다.

심박 170으로 탄 것과 220으로 탄 것의 퍼포먼스 차이는 오늘 없었다. 당연하지. 오르막 다 오르고 내리막에 접어들 때가 되어서야 220까지 올랐다. 이 모드를 어떤 구간에 적용해야 할지 아직 모르겠다. 퍼포먼스의 차이를 알아 보려면 5분짜리 업힐 시작지점에서 적용해봐야 한다.

10회전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피로누적을 감안하면 회복기간 단축에는 확실히 도움된 것 같다.

심박을 높이는 방법을 찾은 것은 기쁜 일이지만 심박이 높은 것 자체는 좋은 일이 아니다. 미겔 인두라인의 심장은 일반인의 두배 크기였고 그의 심박은 1분에 28번 뛰었다. 일반인은 65bpm 나는 50bpm 말은 48bpm이다. 그는 심박을 높이지 않고도 경쟁자를 압도할 수 있었다. 심박이 높다는 말은 그만큼 심박출량이 낮다는 뜻이 될 수도 있다. 또는 부정맥이 의심되기도 한단다. 다음주엔 병원에 한 번 가봐야겠다.

 

▣ 숙제

1. 근력을 쓴 직후 심박의 반응을 앞당기거나 심박이 벌컥댄 후 호흡의 반응을 앞당기는 방법을 터득한다면 젖산역치를 몇초나마 더 미룰 수 있지 않을까.

2. 산소가 공급되지 않은 상태에서 소진시킬 수 있는 에너지 총량은 어떻게 키우는가? 어떤 트레이닝이 요구되는가?

소비좀비

자본주의 사회를 이루는 구성원은 세가지로 분류된다. 생산자/유통자/소비자다. 생산자와 유통자는 돈을 벌어 승자가 되고, 소비자는 돈을 써서 패자가 된다. 그런데 이 게임의 룰을 소비자가 알게 되면 소비가 멈출 것이다. 소비=승리, 성공 이라는 이념이 만들어진다. 집단적 사기극이다. 진원지와 전파경로를 역학조사하기 불가능할 정도로 전염의 역사는 오래되었다.

현대인의 대부분이 소비에 자의식이 지배당해 있는 건 당연한 결과다. 이런 가짜 이념에 자신도 당해 놓고 재전파하는 놈들이 제일 한심하다. 인생나락탕진을 flexing이라는 숭고한 가치를 가진 신조어로 탈바꿈 시킨 건 정말 감탄할 정도의 프로파간다 전략이다. 국가도 유동성확보와 경제성장을 견인하기 위해 거짓 이념을 설파하고 장려하는 지경이다.

 

광신도를 보면 무섭다. 그러다 측은하다. 그러다 한심하다.
소비자를 보면 한심하다. 그러다 측은하다. 그러다 무섭다.
좀비를 보면 무섭다. 무섭다. 무섭다.

무서우면 경계하게 된다. 제발 저에겐 전염시키지 말아주세요. 아무도 공격하진 않았다. 그치만 나는 끊임없이 공격받고 있다. 가해자는 없고 피해자만 있다. 방어 본능이다. 방어가 나의 우선조치다. 회피는 후속조치다.

 

이 상황은 진심 고통스럽다. 좀비 영화의 주인공과 다를 바 없다. 유일한 생존자로 남은 자와 같은 종류의 고통인 것이다.

삶이 아무리 고통스럽다고 우리는 자살을 택하진 않는다. 유일한 생존자의 운명이 아무리 고단해도 좀비에 감염되길 택하지 않는다. 나는 소비자가 되길 원치 않는다.

사이클박사 박박사 박프로님 피팅 후기

우리는 쏟아져 나오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간다. 이런 시대에는 올바른 정보를 분간하는 능력이 중요해진다. 자전거 피팅에 대한 정보는 식품, 금융에 이어서 3번째로 쓰레기정보가 넘쳐나는 영역이 아닐까 싶다. 진짜 정보는 찾기 더욱 어려워진다.

피팅에 관해서도 여러 계파가 있다. 첫째, 절대피팅신봉자 혹은 만사피팅해결주의자다. 이들의 주장에는 아무런 근거가 없어서 한마디 질문만 되물어도 자신의 모순에 스스로 막혀 벙어리가 된다. 그건 그저 광신이 아닌가 싶다. 둘째, 산업이다. 만사피팅해결주의자를 만드는 것이 산업이다. 산업이라 함은 생산자와 유통자를 함께 일컫는다. 이들은 모든 대화를 구입 혹은 교체로 귀결시킨다. 나는 의도를 전제에 깔고 접근하는 사람과는 대화하지 않는다. 결론이 바뀌지 않을 거라면 말을 섞을 필요가 없다. 셋째, 신체해부학주의자도 있는데 이들은 불필요할 정도로 전문적인 지식으로 오히려 편협하게 신체의 사이즈에만 집중한다. 필드에서의 라이딩을 고려하지 않은 물리치료사에게 조언을 듣고 싶진 않다. 피팅 가격은 또 제일 비싸요. 넷째, 프로선수들이다. 이들이 피팅에 대해 가지고 있는 입장은 대부분 비슷하다. 각자의 주장이 서로의 주장을 보완하고 뒷받침한다. 그들의 주장엔 이론적 배경과 근거가 뒤따른다. 실제로 자신의 몸 혹은 동료의 몸에 실험했던 경험까지 있다. 처방은 절대적이지 않고 융통성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말하는 것보다 많이 들었다. 피팅에 관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내가 filter-in 시킬 정보는 네 번째 부류의 것이다.

나는 자전거의 세팅은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피팅’이라고 검색하면 자전거 세팅에 관련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 정상 범주에 들어가는 각 파츠의 위치나 신체관절의 각도를 맞추는 건 시간만 들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정확하진 않더라도 아주 모자라지도 않다. 하지만 그건 피팅이 아닌 세팅이다. 나는 세팅을 넘어선 피팅을 원한다. 내가 신청한 피팅이 세팅에 그칠까봐 난 그동안 피팅을 받지 않았다.

오늘 아이윌사이클링을 찾은 것도 세팅을 넘어선 피팅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피팅을 넘어선 무릎통증의 근본적인 문제해결까지도 기대했다. 무릎통증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이론과 경험을 쌓기엔 충분한 시간이 없고, 그 과정에서 발생할 시행착오를 감당하기엔 건강에 위협이 가해질 우려가 있었다. 본격적인 시즌온에 앞서 오늘 딱 한시간만 써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기대 이상이었다.

박프로님과 나는 한시간 동안 신나게 웃고 떠들고 엄지를 치켜세우며 박수를 쳤다.

 

세팅을 넘어선, 피팅을 넘어선, 통증해결을 넘어선, 라이딩코칭까지 받고 왔다. 자전거 세상의 새로운 차원을 발견했다.

들은 것, 해결한 것, 느낀 것 등, 내가 이해한 만큼만 나의 언어로 다시 써본다.

 

 

개요

자전거의 목적은 적은 힘으로 / 더 빠르게 / 더 멀리 가는 것이다. 이 세가지 조건을 충족시키는 것을 “주행효율”이라 부른다. 주행효율은 종합적인 결과다. 주행효율을 높이는 데에 수많은 요인들이 작용한다. 심폐능력, 근력, 근지구력, 페달링효율 등이다. 이런 요인들을 향상시키면 실력은 몇 배로 향상시킬 수 있다. 신체적인 것 이외에도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있지만 크지 않다. 기재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향상시킬 수 있는 주행효율은 기껏해봐야 5% 내외다.

 

클릿과 페달

모든 피팅의 시작은 신발과 클릿에서 시작한다. 다른 지점을 잡아놔도 클릿이 조금만 변해도 모든 것이 틀어진다. 그래서 클릿부터 잡아야 한다.

Q. 오다리다. 큐팩터에 영향을 미치는가? >> 큰 영향 없다.

Q. 일단 큐팩터는 최대한 넓혀 놓았다. 그리고 발목을 사용하지 않도록 클릿은 약간 뒤로 위치시켰다. >> 잘했다. 큐팩터 최대한 넓혀두자. 이 신발은 엘리트들이 신는 신발이다. 바깥으로 웻지도 들어가있다. 다른 신발보다 1도 이상 세워져 있다. 엄청 큰 차이다. 그리고 클릿의 중앙점 위치가 다른 신발보다 절반가량 앞에 있다. 중간에 맞춰도 다른 신발 최대한 앞에 있는 것과 같은 위치인 것이다.

Q. 발볼 기준으로 맞추라는 식으로 절대공식이 있다고 얘기하는데 나는 지금과 같은 요인들을 고려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맞다. 신발마다 이렇게 차이가 큰데 클릿의 위치를 발 기준으로 잡을 수 없다. 그런 주장을 만든 사람은 한가지 신발만으로 테스트 했을 거다.

 

와트바이크

왼발이 더 강하다. 55%. 당기는 힘에는 차이가 없다. 밟는 힘에서만 차이가 난다. 이 차이는 토크형 주행으로 바꾸면 줄어든다. 토크형이 익숙한 것이다. 익숙하고 좋은 수치가 나오는 주법을 우선으로 세팅해야 한다.

 

프레임, 피팅, 신체 특이성

프레임은 두 치수 작은 걸 타고 있다. 원래라면 피팅 자체가 안 될 정도다. 종아리가 긴 편이라 자전거를 타기에 좋은 비율이다. 이런 비율은 자주 보지 못했다. (립서비스였던 것 같다.) 이런 비율이라면 피팅을 폭넓게 소화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이라면 밟는 힘점이 다운튜브부터 시작되지 못한다. 안장을 조금 더 뒤로 빼서 큰 근육을 사용하게 만들어보자.

>> 나중에 프레임을 교체하게 된다면 이탈리아나 미국 브랜드는 피하는 것이 좋다. 싯튜브 각도가 세워진 편이라서 안 맞을 것이다.

>> 핸들바는 리치가 짧은 게 좋겠다.

>> 안장 높이는 5mm 낮추긴 하지만 코스에 따라 조정하면서 타시라.

 

호흡

작년의 호흡 왼(후)오왼오왼(후)오왼오왼(후)로 탔다. 왼발을 밟을 때 호흡을 맞추던 습관이 있어서 왼다리에만 무리가 갔고 왼다리만 성장했다. 이후 왼(후)오왼오(후)왼오왼(후)오왼오(후)로 바꿨다.

>> 페달링 타이밍에 호흡을 맞추면 편하긴 할텐데 좋은 방법은 아니다. 자주 쓰진 마라. 근력의 한계에 심폐능력이 갇히거나 반대로 심폐능력의 한계에 근력의 한계가 갇힐 수 있다. 산소를 충분히 흡입해야 젖산역치가 늦게 온다. 그리고 에너지로 전환한다. 뱉는 데에 집중해라. 뱉으면 들이쉬는 것은 자동이다.

>> 페달 몇 바퀴 돌릴 동안 천천히 4~5초 길게 다 뱉어라. 후~~~~~~ 길게 뱉어 줘라. 그럼 페달링과 호흡의 박자가 깨지게 된다. 지금 당장은 이 방식이 도움 될 거다.

 

무릎 통증

>> 관절이 아프다는 것은 관절에 연결된 수많은 근육에 의한 것이다.

 

나쁜 페달링 습관 교정

오른 다리가 올라올 때 안으로 모이는 습관 >> 외전근에 집중하면 자연스럽게 없어진다.

케이던스 페달링을 할 때 발을 안으로 밀어 넣으려는 습관(노후된 스피드플레이 수평유격 없애려던 습관) >>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밀어 밟는 데에만 집중하면 된다. 발가락에만 집중하면 모든 것은 맞춰진다.

오른 발꿈치가 많이 내려가며 발목이 꺽이는 습관 >> 안장을 뒤로 빼고 토크형 외전근 주법에서 나타나지 않는다.

상사점이 너무 이르고 하사점이 너무 늦어서 오른다리 페달링 중 무릎이 꺽여버리는 현상 >> 돌리는 걸 의식해서 그렇다.

 

내전근과 외전근

근전환을 하지 않으면 한가지 근육만 사용해야 한다. 한 가지 근육으로는 성장할 수 있는 한계를 맞이하게 된다. 그리고 무리가 온다. 그래서 절대 피팅은 없는 것이다. 근육의 효율, 페달링의 효율을 높일 수 있으려면 한 자전거 위에서도 다양한 주법을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자세가 좋고, 이 각도여야 한다는 생각은 스스로를 한계에 가두는 꼴이다.

클릿을 딛고 섰을 때 엄지발가락에 힘을 주고 딛으면 무릎이 모이고 무릎 안 쪽의 내전근이 자극된다. 새끼발가락에 힘을 주고 딛으면 무릎이 벌어지고 바깥 쪽 외전근이 자극된다. 중간에 힘을 주면 대퇴직근 전체가 자극된다.

토크형주법에서는 5 : 2 : 3의 비율로 근육을 전환시키는 것이 좋다. 외전근을 많이 쓰는 것이다. 케던형 주법에서는 3 : 2 : 5의 비율이 좋다. 내전근을 더 많이 쓰는 것이다.

 

코어와 다리근육

전면코어는 앞에 보이는 복근이다. 안장 앞에 앉아서 움추리듯 자세를 취하면 자연스럽게 전면코어에 힘이 들어간다. 보디빌더 복근자랑 포즈처럼. 이 때의 페달링은 내전근위주로 당겨서 굴러가듯 이뤄진다. 다리와 복근을 이어주는 장요근이 페달링에 쓰이게 된다.

후면코어는 스쿼트 근육이다. 스쿼트 하는 것처럼 자세를 취하고 외전근을 주로 사용한다. 가장 큰 근육을 사용하기 때문에 장기간 지속시킬 수 있다.

 

페달링과 근육

월드클래스 선수들의 폼을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맞는 자세를 찾아야 했다. 그 자세는 이미 몸이 알고 있었다. 몸이 아는 자세를 지워버리고 몸에 맞지 않는 자세로 타려고 했다. 그러니 2년을 타도 북악 기록을 겨우 1분 30초 밖에 못 줄인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고 탔던 그 때, 오히려 더 효율적으로 주행했다.

굴려야 한다는 생각을 너무 의식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안장 뒤에 앉아 후면코어를 사용하고 스쿼트하듯이 밀어내는 데 집중하면 큰 근육으로 12시부터 5시까지 힘을 줄 수 있다. 앞으로 당겨 앉으면 자연스럽게 밀어 밟는 구간은 줄어들고 작은 근육들로 당겨서 굴리는 페달링이 된다.

당기는 근육은 평소에 쓰지 않는 근육들이고 크기도 작기 때문에 오랫동안 무리하면 안 된다. 오금에 부상을 입으면 회복도 어렵다.

안장의 위치를 바꾸고 발의 어느 부분에 힘을 주는지만 생각하면 근육의 사용은 자연스럽게 결정된다. 너무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발목도 더 이상 접히지 않는다.

한국인들이 보통 토크형이 많다. 토크형이라고 토크만 타는 건 아니다. 비율의 조정이다. 토크형으로 70%를 타고 30%를 케이던스로 타라. 고속주행을 하거나 경사가 높은 업힐에서 케이던스형을 사용해 공력한다. 맞바람이나 약업힐, 장거리 주행에 토크형을 사용한다.

토크형 주법에서는 새끼발가락에 힘을 주고 외전근을 사용한다. 무릎바깥에서 골반 바깥으로 이어지는 근육에 무리가 가는 것이 느껴졌다. 이것을 주동근으로 쓴다. 이때 당기는 것은 신경쓰지 않는다. 미는 데에만 집중하면 몸은 자연스럽게 리듬을 찾는다. 바깥쪽 근육을 쓰기 때문에 몸이 좌우로 크게 흔들린다. 자연스러운 리듬이다. 바닥에서 샤카샤카 파워전달되는 소리가 기분좋게 들린다.

 

걱정과 우려가 사라졌다. 더 자신감 있게 밟을 수 있게 되었다. 더 강한 부하를 신체에 가할 수 있게 되었다. 더 강한 운동강도는 더 큰 성장을 견인할 것이다. 더 큰 성장을 이루면 5월엔 4.0watt/kg 가능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