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제퍼디 쇼에 출연한 왓슨>
2011년 2월 14일, 슈퍼 컴퓨터 왓슨(Watson)이 미국의 유명 퀴즈쇼 제퍼디(Jeopardy)에 출현했다. 제퍼디쇼의 이전 우승 챔피언이었던 켄 제닝스(74연승으로 역대 최고 금액의 250만 달러를 상금으로 땄다.)와 또 다른 챔피언 브래드 루터가 초대되었다. 이 특별 경기는 3일간 치워졌다. 첫날의 경기가 끝났을 때 상금은 각각 왓슨 35,634 vs 제닝스 4,800 vs 루터 10,400이었으며, 둘째날에는 77,147 vs 24,000 vs 21,600. 점차 격차를 벌여나가서 최종일에는 결국 왓슨이 우승하여 100만 달러를 받았고 제닝스와 루터는 각각 30만 달러와 20만 달러를 받았다. 인간 도전자 두 명은 절반의 상금을 자선단체에 기부했고 왓슨은 상금 전액을 기부했다.
제퍼디 퀴즈쇼에서 우승한지 3년이 지난 지금, 왓슨의 속도는 24배 빨라졌고, 크기는 10분의 1로 줄어들었다. 업그레이드 된 지구 최강의 인공지능 컴퓨터가 다음으로 찾은 곳은 바로 주방이다.
왓슨은 자연어 형식으로 된 질문들에 답할 수 있는 인공지능 컴퓨터 시스템이다. (사람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다는 것이 다른 슈퍼컴퓨터와 다른 점이다. 자연어인식은 음성인식과는 다른 뜻으로 인간의 언어 구조를 이해한다는 뜻이다.) ‘셰프 왓슨’(Chef Watson)으로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미국의 요리 잡지 Bon Appetit과 협업하여 진행되고 있다. Bon Appetit은 1956년부터 발간된 미국의 음식&요리 월간지로 방대한 데이터베이스와 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셰프 왓슨이 작동하는 과정은 크게 세 단계로 나뉜다. 우선 사용할 재료를 입력하고(또는 사용하지 않을 재료를 제외하는 것도 가능) 다음으로 음식의 종류를 선택한다. 마지막으로 요리의 스타일이나 식사의 분위기를 고르면 최소 100개 이상의 레시피가 추천된다. 이 레시피는 기존에 Bon Appetit이 보유하고 있던 9,000개의 레시피를 기준으로 보완된 것으로, 이 결과값을 활용해 요리사는 마음껏 자신의 요리를 마무리 지을 수 있다.
<셰프 왓슨으로 개발된 레시피로 음식을 만들어 판매하는 푸드트럭, IBM에서 직접 운영한다.>
<2014년 3월 SXSW에서 실제로 판매해 새로운 맛으로 호평받은 Roast Duck 메뉴>
“거기서부터 시작하시면 됩니다.” 시니어 소프트웨어 기술자인 (요리학교도 졸업한) Florian Pinel은 “여러 식재료를 조합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1000조가 넘는다.” 라며 “컴퓨터가 내어놓은 결과값을 토대로 요리사가 음식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셰프 왓슨은 요리사를 대체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아니라 요리사를 돕기 위한 프로젝트다. 요리사가 새롭고 독특한 레시피를 찾아내거나 만들어 낼 때, 컴퓨터가 수많은 재료들의 향과 맛, 영양의 조합을 계산해 도와주는 솔루션인 것이다. 컴퓨터는 레시피를 조합해 내어 놓을 뿐 결국 요리는 사람이 해야 한다.
인간이라면 두, 세 가지 정도의 재료를 섞었을 때의 맛과 향을 예상해 볼 수 있다. (The Flavor Bible이라는 책에서 식재료들의 조합에 대해 탐구하고 기록해놓았다.) 셰프 왓슨은 예닐곱 개의 재료 조합의 결과도 어려움 없이 예상할 수 있다. 예상이라는 표현 보다는 계산이라는 표현이 적합하겠다. 맛과 향의 조합에 대해 접근하는 컴퓨터의 방법은 완전히 다르다. 알고리즘이 작동하는 방식을 The Flavor Connection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다. (http://www.scientificamerican.com/article/flavor-connection-taste-map-interactive/)
여기서 보여진 Flavor Map은 컴퓨터가 가지고 있는 극히 일부분의 정보다. ‘구운 쇠고기(Roasted Beef)와 잘 어울리는 재료들의 조합’만을 시각화 한 것이다. 한 가지의 식재료를 시작으로 이렇게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니, 지구상의 모든 식재료를 조합한 경우의 수는 얼마나 방대한 지 가늠조차 하기 힘들다.
<셰프 왓슨 접속 페이지의 모습 – 우측에 결과값이 보이며 설정을 변경하는 순간 실시간으로 결과값도 수정된다.>
<이전 페이지의 우측 결과값을 누르면 위와 같은 레시피를 확인할 수 있으며, Classic과 Surprise Me 슬라이드를 조정함으로 기존의 레시피에 충실할 것인지 또는 새로운 레시피에 도전해 볼 것인지 고를 수 있으며, 그 결과값 또한 실시간으로 바뀐다.>
‘셰프 왓슨’은 기존에 베타테스터 신청을 한 사람에 한해 지난 24일(월요일)부터 베타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도록 공개했다. 일주일 사이에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내어놓는 등 빠른 수정을 거치며 더 많은 사용자들이 편히 사용할 수 있도록 UI를개선하고 있다.
셰프왓슨이 요리역사에 새로운 혁신을 가져다 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추가 베타테스터 등록은 이곳을 통해 할 수 있다. : https://watson.ihost.com/watson/chefwatson/page/survey.html
- 셰프 왓슨 소개 영상(영문) : http://youtu.be/f2pjYYuSq38
- Bon Appetit의 시니어 푸드 에디터 Dawn Perry가 셰프 왓슨을 할용해 개발한 레시피 보기 : http://www.bonappetit.com/tag/chef-watson-recipes
- IBM 웹사이트에서 제공되는 셰프 왓슨 결과물 : http://www.ibm.com/smarterplanet/us/en/cognitivecooking/food.html?cmp=usbrb&cm=s&csr=cognitive_cooking_site&cr=home&ct=usbrb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