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사회를 이루는 구성원은 세가지로 분류된다. 생산자/유통자/소비자다. 생산자와 유통자는 돈을 벌어 승자가 되고, 소비자는 돈을 써서 패자가 된다. 그런데 이 게임의 룰을 소비자가 알게 되면 소비가 멈출 것이다. 소비=승리, 성공 이라는 이념이 만들어진다. 집단적 사기극이다. 진원지와 전파경로를 역학조사하기 불가능할 정도로 전염의 역사는 오래되었다. 현대인의 대부분이 소비에 자의식이 지배당해 있는 건 당연한 결과다. 이런 가짜 이념에 […]

우리는 쏟아져 나오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간다. 이런 시대에는 올바른 정보를 분간하는 능력이 중요해진다. 자전거 피팅에 대한 정보는 식품, 금융에 이어서 3번째로 쓰레기정보가 넘쳐나는 영역이 아닐까 싶다. 진짜 정보는 찾기 더욱 어려워진다. 피팅에 관해서도 여러 계파가 있다. 첫째, 절대피팅신봉자 혹은 만사피팅해결주의자다. 이들의 주장에는 아무런 근거가 없어서 한마디 질문만 되물어도 자신의 모순에 스스로 막혀 벙어리가 된다. […]

▣ 팩라이딩 개요 솔로로 라이딩하면 200W를 써야 30키로를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피를 빨면 150W만 써도 30키로를 유지할 수 있다. 그룹 중앙에 서면 130W만 써도 된다. 속도가 높아지면 이 차이는 더 커진다. 선두가 40키로를 유지하기 위해 350W를 써야 한다면 바로 뒤에서 피빠는 사람은 220W만 써도 되고, 그룹 중앙에선 200W만 써도 된다. 무리지어 바람저항을 이겨내는 진영을 […]

그제 저녁부터 배가 아팠다. 열도 조금 났다. 온 옆구리가 뻑적지근해지더니 골반을 움직이는 것도 불편해졌다. 통증은 우측 하복부로 집중되었다. 하루 반나절 정도에 걸쳐 통증은 심해졌다. 한번도 겪어본 적이 없는 통증이라 검색을 통해 병을 찾아보았다. 충수염의 증상과 흡사했다. 흔히 맹장염으로 알려진 병이었다. 나는 충수염에 걸렸다고 확신했다. 이 병은 48시간 내에 수술하지 않으면 터져버려 더 큰 문제로 번진다. […]

문제는 페달이었다. 문제는 스피드플레이였다. 다 닳아버린 스피드플레이 페달을 누르려면 쇠구슬위에서 균형을 잡으며 누르는 느낌이다. 조금이라도 힘을 주는 각도가 쇠구슬의 정중앙을 벗어난다면 덜컥거리며 각도가 변하고 만다. 최근 주법을 다양화한다고 평지에서 4가지, 댄싱에서 3가지를 종류를 나눠 연습하던 것이 더욱 문제가 되었다. 주법을 다양하게 쓸수록 마모는 더 심해졌고 무릎에 가해지는 대미지도 커졌다.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았던 주법은 단 […]

디지털기술의 발달로 우리의 삶은 확장되었다. 가상의 공간이 마련되었다. 그 공간은 물리적으로 실존하진 않지만 기능적으로는 작동한다. 오히려 시간한계와 물리한계가 없기 때문에 확장을 넘어서 역전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확신하는 편이다. 역전의 특이점은 이미 왔을지도 모른다. 그 곳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그곳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한다. 공간의 확장이 일어났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명백한 […]

쫓기며 사는 사람과 쫓으며 사는 사람이 있다. 둘 중에 누가 더 잘 살까? 대체로 쫓는 사람이다. 쫓기는 사람은 쫓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 어떻게 단정할 수 있냐고? 내가 쫓기는 사람이니까. 음… 구차하게 설명을 덧붙이자면 나는 쫓기는 사람에서 쫓는 사람이 되고 싶은 그런 상태야. 쫓겨서 사는 사람도 간혹 폭발적인 에너지와 성과를 낼 때가 있는데, 그건 쫓길 […]

나의 머신은 이미 한 명의 무릎을 박살냈다. 전주인은 이번 생엔 더이상 자전거를 탈 수 없게 되었다며, 자전거를 나에게 넘겼다. 그렇게 로드바이크에 입문한 지 2년이 되었다. 난 20대 초엔 MTB를 탔다. MTB를 타듯이 로드 탔더니 온몸이 아팠다. 대부분의 통증은 일시적 사건으로 지나갔다. 몸이 적응한 것이다. 하지만 무릎 통증은 전혀 잡히지 않았다. MTB를 십년 넘게 타면서도 무릎이 […]

롤토체스에 빠져버렸다. 협곡엔 재능이 없고 체스를 좋아하던 사람도 아니었다. 롤토체스가 이렇게 재밌을 줄 몰랐다. 나는 지난 6개월 간 롤토를 500판을 넘게 한 것 같다. 게임을 플레이한 시간을 말할 때마다 인생을 허비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괜히 나는 그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았었다고 강조한다. 이런 내 얘기를 듣던 상대방은 괜한 부연설명에 적잖이 당황해한다. 그럼 나는 더욱 변명처럼 […]

나는 이번 여행에서 무엇을 얻게 될까? 이 질문은 틀렸다. 바꿔보자. 나는 이번 여행에서 무엇을 버리게 될까? 조금 더 지금 상황에 맞아 떨어진다. 그렇다. 나는 무엇을 취하기 위해 나서는 것이 아니다. 도피여행이다. 얻기 위해서는 버려야 한다고 했으니 어느 쪽이건 지금은 버리는 데에 집중하자.   지난 해 가을, 부모님을 데리고 스위스에 갈 뻔했다. 어른이 되고 나니 해야 […]